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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터 25주년 포럼과 후원의 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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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터 25주년 기념 포럼과 후원의 밤 후기

수수 | 열림터 활동가

열림터 25주년 기념 포럼 전경
열림터 25주년 기념 포럼 <보호의 쉼터에서 삶의 기반을 만드는 공간으로> 전경

지난 10월 30일, 열림터는 그 동안의 역사와 고민을 녹여내어 25주년 기념 포럼을 열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LG컨벤션홀에서 진행한 이 행사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습니다. 와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드립니다. 열림터와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과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그 발표 내용을 조금 간략하게 정리해서 상담소 및 열림터 후원회원 분들과도 나누고자 합니다.

보호의 쉼터에서 삶의 기반을 만드는 공간으로

이날 1부 순서로 열림터 25주년 기념포럼 <보호의 쉼터에서 삶의 기반을 만드는 공간으로>는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이미경 소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첫 발제자인 열림터 원장 사자 활동가는 "모든 성폭력피해여성에게 열린 집을 열다-열림터 25년의 역사와 현재"라는 이름으로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에서는 25년간 열림터 생활인의 구성과 주요활동을 소개했어요. 발표 자료에는 옛날 열림터 사진들도 많아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열림터가 국가 제도 시스템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마주했던 고민(주로 생활인 정보인권과 관련된 내용이 주였습니다)과, 그에 대한 대응 내용도 나누어 주었습니다. 또 시설에서 생활하는 성폭력피해생존자 지원을 위해 앞으로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그리고 열림터 운영 방향을 앞으로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지 전망했답니다.

저는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의 '보호' 개념을 재사유하기"라는 제목으로 발표했습니다. 한국사회는 개인의 권리를 '보호'라는 명목으로 침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성폭력피해생존자의 권리를 보장하고자 하는 열림터 활동도 '생활인 보호'라는 이름 속에서 여러 고민을 마주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이 발표에서는 그동안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현장에서 성폭력피해생존자 보호 업무를 할 때 활동가와 생활인이 느끼게 되는 딜레마를 정리했습니다. 가령 생활규칙은 생활인과 활동가들이 항상 첨예하게 논쟁하는 지점입니다. 열림터에는 공동 생활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그리고 무너진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생활규칙이 있습니다. 휴대폰 규제, 귀가시간, 외박 횟수, 프로그램 참여를 망라하는 이 규칙은 '보호'를 위한 장치이지만, 이 '보호'가 '시설에서의 이탈 방지'나 '시설 운영에 문제를 야기하는 사건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여성폭력으로부터의 보호'가 맞는지 부단한 질문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열림터의 지원이 가져야 하는 여성주의 관점이란 무엇일지 나누며 앞으로 쉼터 형태의 성폭력피해생존자 지원이 어떻게 변화되면 좋을지 상상해보았습니다.

백목련 활동가는 "열림터 퇴소자 지원활동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모색"이라는 글을 발표했습니다. '정상가족' 중심 사회에서 가족이라는 자원 없이 시설에 입소하게 된 열림터 생활인들에 대한 고민에서 우러나온 글이었습니다. 생활인들이 퇴소 후에도 '가족'의 역할을 하는 정서적 지지 체계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올해 격월로 진행하고 있는 퇴소자 모임인 '또우리'(또 만나요 우리)에 대한 내용도 들려주었답니다. 퇴소 후에도 연속적 지원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발표였습니다.

LG컨벤션홀 로비에 마련된 포토월
LG컨벤션홀 로비에 마련된 포토월

그 외에도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모퉁잇돌> 송은주 원장님이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퇴소자지원네트워크와 그 필요"에 대해서, 그리고 청소년자립지원사업을 함께 하는 <인권교육센터 들> 몽실팀의 난다 활동가가 "'홀로서기'가 아니라 '의존하며 함께 살기'를 바란다"는 제목으로 대안적인 자립 개념에 대해서 토론을 나누어주었습니다.

포럼이 끝나고는 바로 열림터 25주년 후원의 밤 <우리들의 집을 찾아서>가 이어졌습니다. 맛있는 저녁과 함께 생활인, 활동가, 후원자가 함께하는 무대가 황금명륜, 오매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후원의 밤에 참여한 후원인 여러분들이 생활인, 활동가, 후원자의 입장에 직접 서서 30년 뒤의 열림터를 상상해보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성폭력이 사라져서 열림터가 문을 닫아!", "열림터 또우리들이 경제공동체를 꾸려!", "생활인에게 자기만의 방과 공유 공간을!"이라는 세 문구가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 박자가 한없이 빨라지던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들의 "이 얼음같은 세상을 깨고" 합창으로 후원의 밤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렇게 박자가 빨라진 데에는 활동가들의 마음이 급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또 다른 비밀이 있는데요. 무대에 너무 긴장한 표정으로 서 있는 활동가들을 보다못한 생활인 중 한 명이 무대 맞은편에서 즉흥 지휘를 시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즉흥 지휘는.. 한없이 빨랐고.. 활동가들은 생활인의 지휘에 맞춰... 한없이 빠른 노래를.. 부르게 되었다는.. 사실.. 무대가 모두 끝나고 나서 지휘를 했던 생활인은 자신의 영향력이 이렇게 굉장했다는 것에 매우 뿌듯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