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전시장 오픈 그 후
아오리
2020년 11월 11일 온라인 전시장 오픈 다음 날부터 오른쪽 검지에 통증이 왔어요. 마우스를 많이 썼구나 생각했죠. 10월에 많은 프로젝트가 진행되어 정신없던 날들이었습니다. 지금은 12월 말에 가까워지는데 저의 손가락은 신경까지 건드리며 아파져 오고 있습니다. 한의원에서 신경외과로 옮겼습니다. 온라인 전시장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느냐? 만든 이후 어떤 생각이 드는가? 등등 이런 궁금함에 답을 드리는 글이길 바라지만 아직 남아있는 통증으로 생각할 여유를 갖지 못하게 합니다.
아쉬운 것은 '이렇게 완성될 줄 몰랐다'는 것입니다. 처음의 기획과는 많이 달라져서 상상했던 것을 그대로 구현시키지 못한 것이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온라인 전시장은 친족 성폭력에 대한 잘 알지 못했던 5명의 작가들이 공부하며 6개월 이상 작업과정을 통해 완성되었습니다. 원래는 오프라인 전시장에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생각이었어요. 참여자들이 만든 행성은 VR 기기를 착용했을 때 더 멋지거든요. 지지글은 전시장에서 AR로 구현하려고 했어요. 상담소에서 전시장을 제안해 주셨는데, 코로나 19로 인해 과연 전시장에 얼마나 오실까? 그 분들은 편안한 마음일까 고민이 되었어요. 그래서 VR, AR 및 다양한 콘텐츠를 아우를 수 있는 온라인 전시장을 만들게 되었어요. 물론 링크 주소를 클릭하면 바로 전시장을 보게 하자 이런 계획을 세우고 진행을 했는데……. 만들면서 엄청난 예산이 들 수밖에 없는 한계를 느끼고 윈도우 버전만 현재 오픈한 상태입니다. 2021년에는 꼭 앱을 완성할 거예요.
이 작업에 도움을 주신 상담소 오매 활동가가 구글어스를 통해 세계의 미투 운동 현황을 보여주셨는데 너무 아름다웠어요. 그것처럼 3D로 쓴 지지 글이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보이길 바랐어요. 가상에서 시위할 수 있는 기획이었는데 아쉬운 점이 많이 있어요. 이 작업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요즘 묻게 돼요. 저는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인데 성폭력 관련 이야기를 풀 때 출연자의 얼굴 노출 부분이 가장 마음에 쓰이고, 영화로만 반성폭력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고, 저는 다양한 분야에서 모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찾고 싶어요.
5명의 예술가와 9명의 참여자, 50명의 지지자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지원으로 제작된 이 작업에 대해 아주 개인적이고 주관적으로 글을 남겨요. 새벽이거든요. 참, 내년에는 친족 성폭력생존자들의 AR이야기책을 만들 생각입니다. 이렇게 만들다 보면 우리의 메시지가 모든 사람의 마음에 가닿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