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대면 모임이라 더욱 반가웠던 현장, 살짝 보고 가세요!
2022년의 태양을 반갑게 마주하기도 전에, 혐오로 얼룩진 우리네 사회를 보며 무력감을 느낀 분들이 적지 않을 거로 생각합니다. 잦아들 기미 없는 백래시와 전략적으로 혐오를 이용하는 정치권까지, 여러 상황을 목도하며 저 역시 막막함을 느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회원놀이터는 참여자 여러분이 서로 힘을 주고받는 자리가 되기를 염원하다시피 하며 기획했습니다. 마침 영화감독 강유가람 님이 공동체 상영을 제안해주셔서, 한국 미투운동의 3년 후를 포착한 다큐멘터리 영화 「애프터미투」를 보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어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편견과 불신의 벽 앞에서 꿋꿋이 진실을 외친 2018년의 미투운동. 4년 여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여성의 존재를 지우고 혐오를 조장하는 성차별 구조는 여전하지만, 우리의 말하기를 멈추지 말자고 결의를 다질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오랜만에 오프라인 대면 행사로 기획하였고요. <말하는상영회>는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말하는상영회>가 열린 성미산마을극장은 마치 새로운 시공간에 따로 존재하는 듯했습니다. 참여자분들을 비롯해 스탭으로 함께 한 상담소의 활동가까지, 소극장 안의 모두가 숨을 죽이고 영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깊은 몰입은 영화가 끝나고 진행된 GV(관객과의 대화)에서도 이어졌어요. 그만큼 「애프터미투」가 우리 안에 수많은 질문과 담론을 남긴 것이었겠지요.
GV에는 영화를 연출한 영화감독 강유가람 님, 소람 님, 그리고 영화에 출연한 마임배우 이산 님이 이야기꾼으로 함께 해주셨습니다. 가람 님의 「애프터미투」 제작 계기를 시작으로, 영화에 대한 감상, 촬영 전후로 달라진 점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는데요. 소람 님은 가수 보아의 '넘버원'을 듣다가 번뜩 '여성의 욕망과 불쾌함'이라는 주제를 선정하게 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공유해주시기도 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이번 회원놀이터에 참여해주신 분들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나눠주신 소감 하나하나가 인상 깊었습니다. 「애프터미투」가 희망을 전면에 그려내는 영화가 아닌데도, 모든 소감의 끝에 희망이 엿보이는 듯했거든요. 소극장 2층 조정실에서 무대를 내려다보며 마음에 따뜻함이 가득 차는 기분이었어요. 그 조그만 말들을 공유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내가 온전하다고 느끼는 상태가 어떤 상태인지 알게 된 자리였다. 너무 편안하고 행복하다."
"(「여고괴담」에서) 검은색 세단을 몰고 온 졸업생분이 나올 때, 무슨 씻김굿 하는 느낌으로… (중략) 내가 못 봤지만, 같이 싸우는 사람들이 항상 존재했구나."
"미투 이후의 우리 사회를 한 번 더 보게 되었고, 그래서 좀 막막하고 부정적인 감정도 들지만, 많은 게 계속 변해가고 있다는 걸 마무리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말하는상영회> 참여자의 생생한 후기와 GV 속기록을 직접 확인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