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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합의를 알아가는 세 가지 방법
  • 앎 | 성문화운동팀 활동가
적극적 합의의 다섯 가지 원칙: ① 명시적으로 ② 의식이 있을 때 ③ 충분한 정보와 이해를 바탕으로 ④ 평등하게 ⑤ 모든 과정에서 항상.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면?

2022년은 '가장 확실한 성적 동의, 적극적 합의'를 알리는 교육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간 한 해였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적극적 합의'를 강조해온 지 햇수로 5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분이 이 개념을 낯설고 어렵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소개합니다. 난이도별로 적극적 합의를 알아가는 방법!

난이도 하. 활동가에게 설명 듣기

올 하반기 성문화운동팀 활동가들은 '찾아가는 적극적 합의 교육'을 진행하며 전국을 누볐습니다. 적극적 합의 교육은 이론 강의와 참여형 워크숍으로 구성되며, 약 3시간이 소요됩니다. 한국여성재단의 후원을 받아 진행한 무료 교육은 마감됐지만, 유료 교육은 한국성폭력상담소 홈페이지를 통해 언제든지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내가 속한 조직이나 공동체에 제안해보세요. "올해 성폭력 예방 교육, 적극적 합의 교육 어때요?"

난이도 중. 자료 살펴보기

그동안 상담소가 쌓아온 활동 자료들은 적극적 합의를 이해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됩니다. '성적 동의에 대한 인식 및 경험 조사(2021)' 결과와 적극적 합의를 위한 체크리스트 등이 수록된 가이드라인 「적극적 합의를 시작할 때」, 다양한 질문을 통해 적극적 합의를 둘러싼 개인의 경험과 실천, 사회구조적 조건과 맥락을 이야기 나누는 집담회 자료집 「동의×동의, 적극적 합의」, 「16세 미만의 '동의'」 등등. 추천하고 싶은 자료가 정말 많아요! 어떤 자료를 어디에서 어떻게 찾아볼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면, 적극적 합의 활동 자료만 핵심적으로 모아 볼 수 있는 〈적극적 합의 아카이브〉 웹페이지에 방문해보세요.

난이도 상. 워크숍 직접 해보기

상담소는 홈페이지를 통해 '적극적 합의를 위한 워크숍', '적극적 합의 레이더 차트', '친밀한 관계를 위한 동의-감정 그래프', '동의를 판단할 때 나의 기준은?' 등 각종 워크숍 활동지(워크시트)를 PDF 파일로 공유하고,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중 일부는 올 하반기 총 4회에 걸쳐 진행한 '적극적 합의 맞춤형 워크숍'에서 실제 활용했던 워크숍 활동지를 재가공한 것입니다. 안내에 따라 혼자서 또는 여럿이서 워크숍을 직접 해보세요. 적극적 합의가 실제 삶 속에서 어떻게 인식되고 실천되고 있는지 저마다의 경험과 생각을 돌아볼 수 있을 거예요.

한편, 맞춤형 워크숍 프로그램 중에서도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적극적 합의를 도와줘' 카드게임이 멋진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만나 온라인 게임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랜덤 플레이와 경험 기반 플레이 총 2가지 방법으로 즐길 수 있어요. 더 많은 사람에게 적극적 합의를 알릴 수 있도록 주변에도 널리 공유하고 성인권 교육 등에서도 활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적극적 합의 스터디를 함께한 활동가들의 책 추천

산's PICK _ 저스틴 행콕 글 / 푸크시아 맥커리 그림 『그래서, 동의가 뭐야?』

알록달록한 색감과 개성 넘치는 그림이 눈을 먼저 사로잡아요. 덕분에 가볍게 다가갈 수 있고, 내용 또한 일상적인 예시를 통해 '동의'에 대해 쉽게 설명합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을 묻고 상대를 존중하는 법을 알려줘요. 누군가에게는 쉬운 의사표현이 다른 누군가에겐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당부하며, 공정과 평등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어른도 어린이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

동은's PICK _ 크리스틴 R. 고드시 『왜 여성은 사회주의사회에서 더 나은 섹스를 하는가 : 그리고 경제적 독립에 대한 논의들』

이 책의 저자는 국가사회주의가 가진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의 몇 가지 특징들로 인해 여성들이 사회주의 사회에서 더 많은 협상력을 가지고 '더 나은 섹스'를 했다고 주장한다. 사회주의 체제가 모든 사람을 노동자로 동원했기 때문에 여성들도 비교적 평등하게 고용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고, 시장의 힘이 개인의 삶에 영향을 덜 미치게 할 수 있도록 여러 사회적 장치들을 마련해놓았던 것이 주요한 요인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성적 권리로서 동의를 말할 때, 경제적 독립, 더 나은 노동조건,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고민들이 어떤 식으로 논의될 수 있을지 많은 시사점을 남겨준 책이었다.

신아's PICK _ 캐서린 앤젤 『내일의 섹스는 더 나아질 것이다』

캐서린 엔젤은 미국의 '성적 동의'에 관한 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동의'로 해결할 수 없는 성적 불평등의 문제가 있다고 본다. 캐서린 앤젤에 따르면 섹스의 본질은 인간 취약성에 기반하고 있으며 취약성을 다루기 위해 다른 윤리가 필요하다. 우리는 "완전한 자율성과 완전한 자기 지식"이라는 환상을 내려놓고 자신의 취약성에 대해 인정해야 한다. 나는 사회적인 속박에서 벗어나 자신과 타인을 탐구하고 만나는 개인들을 떠올린다. 캐서린 엔젤이 말하는 이상적인 섹스 관계가 비정치적인 관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진정한 사랑으로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캐서린 엔젤이 한계가 있다고 언급한 '동의'는 'yes' 또는 'no'의 선택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한국에서 만들어가고 싶은 '동의' 담론은 단순히 '섹스 전에 동의를 구하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동의'가 의미 있으려면, 누군가의 원하거나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그대로 받아들여져야 하고, 사회적 취약성이 약점이 되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내일의 섹스가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성적 동의 담론은 무엇을 함께 말하고 바꿔야 할까?

앎's PICK _ 카일 마이어스 『젠더 프리』

저자는 아이가 스스로 성 정체성을 선택할 때까지 아이의 성별을 지정하지 않고 키우는 '젠더 프리 육아'에 도전한다.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아무에게도 아이의 생식기 관련 정보를 알리지 않고, '딸'이나 '아들'처럼 성별화된 대명사가 아닌 이름이나 '아이'처럼 젠더 중립적인 대명사를 사용한다. 옷이나 장난감을 살 때도 아이가 '여성용' 또는 '남성용'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원하는 색, 디자인 등을 자유롭게 고르도록 지지한다. 태어날 때부터 선택권을 존중받으면서 자라온 저자의 아이는 사회적인 고정관념에 영향받지 않고 자신의 의사를 편안하게 표현하며, 타인의 정체성을 추측하기보다는 물어봐야 한다는 걸 일상에서 배운다. 젠더 프리가 당연하지 않은 사회에서 어떻게 젠더 프리 육아를 할 수 있을까? 저자의 모험과 시행착오를 따라가며 나는 '적극적 합의가 당연하지 않은 사회에서 어떻게 적극적 합의를 교육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실마리를 함께 찾아본다. 어쩌면 젠더 프리가 당연한 사회는 적극적 합의가 당연한 사회와 맞닿아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