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나눔터의 첫인상은 어떤가요? 상담소의 이름으로 받은 우편물을 열었을 때, 익숙하지 않은 얼굴에 잠시 멈칫하지는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갑작스레 바뀌어서 조금 놀란 분도 있을 것 같아요. '상담소에 이런 이미지도 있었구나'하고 생각해 주면 좋겠습니다.
나눔터 개편은 사실 2년 전에 시작됐습니다. 오랫동안 하나의 포맷으로 안정적이고 일관성 있게 발행할 수 있었지만, 다양한 활동만큼이나 다채로운 상담소의 면면을 회원분들에게 더 잘 전달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습니다. 수년간 관행적으로 발행하다 보니 일부 목차 간의 성격이 흐려진 것도 문제였습니다. 전반적인 재정비가 필요했습니다.
개편을 준비하며, 상담소가 문을 연 91년에 발간한 창간호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나눔터를 살펴보았습니다. 종이 뭉치 가득 상담소의 지난 역사와 발자취가 담겨 있었습니다. 〈나눔터〉가 단순한 활동 소식지를 넘어 상담소의 모습을 가장 잘 담아낸, 상담소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기록물이라는 것을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나눔터가 주는 익숙함은 잃지 않는 선에서 목차를 정돈하고, 디자인에 힘을 주어 새로운 분위기를 내보이는 것으로 개편 방향을 정했습니다.
특히 상담소의 역동성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활동가 한 명 한 명 모두 힘 있게 그리고 즐겁게 활동하고 있는데, 그런 모습을 그간 잘 내보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퇴행과 역행의 시대에 마냥 힘차고 즐거울 수는 없지만, 힘겨운 순간마다 상담소 활동가들은 서로 기운을 북돋고 결의를 나누며, 때로는 재치 있고 실없는 농담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으며, 분노와 답답함을 동력으로 승화해 달려왔습니다. 회원 한 분 한 분이 다양한 형태로 보내주시는 응원과 지지에 소진된 내면을 충전하기도 합니다. 어떤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이런 쾌활한 에너지가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마다 뿜어져 나오기를 바라며 이번 호를 준비했습니다.
회원님의 곁에 더 오래 두고 읽고 싶은 소식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나눔터 94호의 문을 열어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