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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보다 나은 삶을 조력하는 열정가: 상담소 이사장 최보원
  • 최지나
만나고 싶었습니다 | 본상담소 이사장 _ 최보원

여성들의 보다 나은 삶을 조력하는 열정가

본 상담소 이사장 최보원

최보원 이사장 얼굴 사진

interviewer_최지나 (본 상담소 사무국장)

인터뷰어 최지나 얼굴 사진
이번 호 ‘만나고 싶었습니다’의 첫 번째 손님은
한국성폭력상담소 최보원 이사장님입니다.
최보원 이사장님은
2004년부터 이사로 활동하신 후 2012년에 이사장으로 취임하시면서
상담소의 실질적인 대표로서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고 계십니다.
그럼 우리의 이사장님을 만나러 함께 가보실까요?

Q 안녕하세요 이사장님? 회원분들에게 이사장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오래된 양반마을이라 불리는 충남 공주에서 2남 5녀 중 셋째로 태어났어요. 아버님이 외과 의사이셔서 어려서부터 의사에 대한 동경이 싹 텄죠. 제 꿈은 아버님 같은 멋진 의사가 되어 아픈 사람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외과계열인 산부인과 전문의가 되어 어릴 때의 꿈을 실현해 나가게 되었습니다. 여자들을 진료하고 여자들의 삶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자이기 때문에 겪게 되는 아픈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Q 산부인과 전문의로 일하시면서 쌓여온 여러 경험들이 이렇게 이사장님과 상담소와의 인연을 만든 것 같습니다. 저희 상담소 외에 여성인권 관련해서 어떤 활동들을 해 오셨는지 소개해주세요.

진료실에 앉아 있는 최보원 이사장

A 시댁 고향인 수원에서 1978년부터 산부인과를 개원해서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에 오는 환자들 중에는 성폭력을 당한 어린 여자아이부터 노인할머니까지 많은 분들이 있는데, 이분들은 치료받기 위해 몸의 아픔과 상처도 드러내기를 두려워하셨어요. 더군다나 정신적 고통으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데도 마땅히 위로받을 데가 없다고 걱정한다는 사실을 알았고요. 그래서 이런 분들을 도와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가정법률상담소와 여성의전화에 조금씩 후원을 해왔습니다. 작년부터는 가정법률상담소 후원회장을 맡고 있어요. 2002년부터 대한적십자사와 인연을 맺고 자문위원 일을 하다가 2009년부터 자문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2009년에 적십자사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를 경기도 주최로 수원에서 열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 여자들이야말로 사회의 저변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뿌리라는 것입니다. 물론 자신을 드러내고 사람들을 끌고 가는 리더가 큰일을 하는 중요한 사람이겠지만,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면서 사회 구석진 곳을 돌보고 보듬는 봉사의 손길이 있습니다. 저는 그 손을 잡고 싶습니다.

Q 이사장님께서는 2004년 이후로 계속 이사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한국성폭력상담소와 인연을 맺으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제 막내 동생이 가톨릭 의대 정신과 교수로 있는데, 여성운동, 환경운동 등에 관심이 큽니다. 동생을 통해서 당시 소장님이던 최영애 선생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양재동에 있을 때였지요. 상담소를 통해 알게 된 성폭력은 제 진료실에서 몇 분씩 만나서 알게 된 것과는 달리, 한국 사회 전체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현황이었죠. 점차 성폭력의 실상을 알게 되면서 저도 도움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또 당시 최영애 소장님의 인간적인 매력에 이끌려 차츰차츰 더 깊이 관여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Q 2012년부터 이사장직을 수행하시는 동안 어떠셨나요?

A 이사로 있을 때에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그리 부담이 크지 않았었습니다. 이사회와 상담소 전체가 나아가려고 하는 방향으로 조금만 힘을 보탤 수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쁘게 따라갔었지요. 그런데 이제 이사장직을 수행하게 되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더 조심스럽고 책임감도 무겁게 느껴집니다.

Q 그런 고민이 있으시다니 활동가들이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이사장님의 경험에 비추어 상담소에서 더욱 함께하면 좋을 활동을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주위에서 말하는 것을 귀기울여보면, 상담소는 피해자만이 가는 곳이라고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건을 당한 후에 돌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사회에서는 성폭력이라고 이름 붙여지지 않는 여성 착취가 매일 일어나고 있거든요. 제 진료소에는 유흥업소에서 성매매를 하는 여자환자들도 옵니다. 이들은 성매매를 하는 여성이라고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업주에게 빚으로 묶인 노예와 다를 바 없는 경우가 많고요.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성매매를 강요당한다는 점에서 어떤 점에서는 물리적인 폭력이 없다할지라도 성폭력의 피해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상담소에서 성매매 관련 여성운동과 연계할 부분이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Q 여름이라 더욱 지치고 힘든 활동가들에게 격려의 메세지를 부탁드립니다.

A 앞서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사회의 그늘진 곳을 보듬는 손길이 있어 우리 사회가 지탱이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성폭력상담소는 그저 성폭력을 당한 여성을 돕는 곳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장 아프고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내미는 손길이자, 절망의 늪으로 빠져들어 갈 때 잡고 올라갈 수 있는 한 가닥 밧줄의 역할을 하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우리 상담소라는 것이죠. 지금도 성폭력으로 삶이 무너져 내리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버팀목 역할을 해주어야 하기에 상담소는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여기에서 일하는 상담소 활동가 여러분은 이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시는 것이죠.

Q 마지막으로 성폭력 없는 세상을 만드는 활동을 지지하고 함께해주시는 회원님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우리 사회를 돌보는 여러 곳에서 중요한 일을 하시는 회원 여러분들. 무더위에 지치지 마시고 기대하는 바와 달리 더디게 변화하는 세상에도 지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한발자국씩 나아 가다보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보다 나은 여성들의 삶을 위하여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 온 이사장님의 지난 발걸음들은 성폭력상담소 활동가로서 더욱 힘을 내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상담소 사람들에게 애정 어린 지지와 격려보내기를 아끼지 않으시는 이사장님 정말 멋지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