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성폭력 사건이 우리에게 남긴 과제
⊙ 본 상담소 성문화운동팀 오매 / 소장 이미경 / 부소장 이윤상
1. 들어가며
지난 4월 대구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십대 사이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언론은 ‘순진해야 할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식의 호들갑을 보였고, 학교 당국과 정부의 무책임함에 대한 분노로 우리 사회는 요란스럽게 요동했다. 그러나 차분히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사회가 한 노력이 무엇인지, 정말 이 호들갑 규모에 걸맞는 노력을 하기나 한 것인지 스스로 부끄럽다.
십대는 보호받을 권리와 교육받을 권리의 주체라는 점에서 이들의 피해와 가해행위는 성인의 것과는 다른 개입과 대책이 필요하다. 더욱이 십대의 권리와 책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의견과 입장이 여전히 공감대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 ‘대책’을 마련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진지하고 치열한 고민이 절실히 요구된다.
2. 학교성폭력의 발생과 해결상의 문제 : 2004년, 2008년 학교성폭력 사건에서 보다
밀양지역에서 2004년에 있었던 집단성폭력사건과 올해 4월에 알려진 대구지역 초등학교 성폭력 사건은 크게 보도가 되어 여론의 주목을 많이 받았으며, 정부의 정책적 대응과 노력을 이끌어내었던 대표적인 두 가지 사례이다. 이 두 사례는 학교성폭력의 발생과 지속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 그리고 과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보여준다.
1) 가해자의 저연령화
2004년 밀양집단성폭력사건은 세상을 경악하게 했지만, 성폭력 가해자의 저연령화 현상은 이미 관찰, 연구되고 있던 주제이다. 이들 청소년, 어린이 가해자의 행동은 성인의 유인, 위협, 폭행 및 지속적 괴롭힘을 모방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다수의 남성이 다수의 여성에게 가하는 사회문화적인 젠더폭력으로서의 성폭력이 이미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해자의 저연령화 현상에 대해, 사건이 경미하다거나 ‘어린 나이에 당연히 드는 성적 호기심’라고 무책임하게 낙관하려는 시각이 존재하며, 이러한 아동·청소년 가해자의 행위에 대한 인식이 여성-피해자에 대한 비난, 남성-(청소년)-가해자에 대한 옹호와 관용이라는 공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2) 학교폭력과의 연계
학교성폭력이 발생하면 학교와 해당 교육청은 이것을 학교폭력의 문제로 판단하고 이에 대해 대응하는 것을 거부하곤 한다. 그러나 남자청소년의 집단문화와 그들의 성문화에 대해 관용적인 우리사회에서 10대에게 남성중심적 성문화를 그대로 적용, 권장하는 문화는 학교에서도 이어지며, 폭력적인 성문화를 학습하게 되는 장 역시 대부분 학교이다. 학교성폭력 사건은 단순히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1:1 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가해지며 학생들 간의 위계 및 권력질서, 때로는 상급학교와도 연결된 학교폭력의 형태를 띠고 있다. 원치 않는 행위를 하도록 강제하고, 고학년과 저학년의 위계 안에서 폭력을 학습시키며, 이것이 결국 함께 즐기는 놀이가 되게끔 하는 폭력의 문화가 그 속에 분명 존재하고 있으며, 성폭력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음을 학교는 받아들이고 이에 대응해야 한다.
3) 사법처리 과정
학교성폭력 사건 중 사법처리에 맡겨지는 경우 수사·재판과정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가 심각하다. 밀양집단성폭력사건의 경우 경찰, 검찰 수사에서 피해자유발론에 기반한 질문이 반복되었고, 재판과정에서도 가해자 변호사에 의한, 그리고 재판부의 시각과 판결에 의한 2차 가해는 계속되었다. 학교/지역 내 문제해결과 사법처리가 철저히 분리되고 이원화되는 것도 문제이다. 학교성폭력과 같이 특정 공동체 안에서 발생한 성폭력은 그 집단에서 함께 성찰하고 뜯어봐야 할 문화적인 조건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이에 대한 책임있는 대응과 전 조직적인 성찰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청소년 가해자의 경우 사법처리 대상이 되는 순간 학교나 가족, 지역사회가 책임을 놓게 되는 모습이 흔한데, 청소년 가해자의 폭력행위가 평범한 일상문화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향을 생각해 볼 때, 수사기관과 학교, 지역공동체는 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그 역할을 다 할 필요가 있다.
4) 학교 혹은 지역공동체
성폭력과 같이 생존의 위협과 위험이 되는 사회적 폭력이 발생했을 경우 지역공동체의 시민은 정부와 책임당국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할 권리가 있으며, 동시에 동료시민의 입장에서 감정이입, 배려, 돌봄을 행할 존중의 의무도 있다.1 특정 지역 이름을 거론한 사건을 통해서도, 보편적인 감수성으로 사건을 자신에게도 해당될 수 있는 문제로 받아들이는 많은 여성, 학부모, 시민들의 경우를 보면, 그들이 가지는 감수성이 지역공동체의 문제를 개선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게 된다. 반면, 학교는 지역이나 시민성과도 동떨어진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 이번 대구 초등학교 사건에서 보듯, 학생들을 상담하고 직접 관찰하는 담임교사들의 문제제기는 학교장을 거치고 지역교육청, 시도교육청을 거치면서 점차 축소·은폐되었다. 학생들을 책임지지 못한 일선 교사들이 문제가 아니라, 현장과는 동떨어져 자기 본위로 몸을 사리는 교육관료들이 큰 문제이다. 지역 내외 시민단체들의 요구와 도움을 무시하는 교육청과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와 학생들에게 적합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펼 수 있는 능력과 의지, 인식이 있는지 의문스럽다.
5) 피해자의 삶
한국사회에서 10대 여성이 성적존재로 인정받는지 여부는 10대 남성에 대한 성의 권장과 교육, 관용에 비해 매우 차별적이다. 어린이와는 달리 ‘행위성’과 ‘판단력’을 갖추기 시작하는 나이라고 10대를 규정할 때, 10대 남성의 집단적인 성폭력 가해에 대해서는 그 행위성과 판단력을 기준으로 더욱 책임을 묻지 아니하고, 10대 여성 피해자에 대해서는 동일한 기준을 근거로 사건에 대한 책임을 덧씌우는 시선이 존재한다. 피해자의 고통은 성폭력 경험과 문제제기에 대한 사람들과 사회의 반응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더 많다. 성폭력 피해자는, 폭력은 부당하였으며 권리는 생성되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성적인 주체이자 존엄하고 자유로운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그것이 교육공간과 우리 사는 사회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낸 존재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한다.
3. 학교성폭력 사건을 대하는 정부 정책의 내용과 과제
2004년 밀양집단성폭력사건 이후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 각 부처에서는 성교육을 내실 있게 운영하고, 피해학생을 지원하겠다며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았다. 또한 17대 국회에서는 유래 없이 13개가 넘는 성폭력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되었고, 2차례에 걸쳐 법이 개정되었다. 그리고 학교성폭력특별법에 성폭력을 포함하는 변화가 있었으며, 특정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부착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었다. 청소년성보호법은 피해 신고기간을 2년으로 늘리고 친고죄를 반의사불벌죄로 변경했으며, 성범죄자 신상의 세부정보 공개 및 취업제한 등을 강화했다. 여기서는 학교성폭력 관련 구체적인 법·정책 내용과 과제를 살펴보자.
1) 범 정부차원의 종합적인 정책추진 계획
정부에서는 최근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는 학교성폭력 사건의 문제점을 1) 인터넷 등을 통해 음란영상물에 노출된 학생들이 충동적, 변태적인 방법으로 모방 행위 발생, 2) 음란·폭력물 등 청소년 유해환경 차단 및 단속 미흡, 3) 단위 학교의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교육 부실, 4) 성폭력 등 학생사안 발생 시 적기대처 미흡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2 이를 기반으로 깨끗한 인터넷 환경 조성, 성폭력 예방교육, 신고 및 대응체계 개선, 가·피해학생 선도·치유, 인프라구축 등의 정책추진계획과 중·장기 과제를 설정하여 중앙정부와 지자체, 단위학교에서의 실행계획을 밝히고 있다.
2) 범정부의 종합정책 추진계획의 특성과 우려점, 방향
(1) 학교 성폭력 예방 철학의 모호함
학교성폭력 사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은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건을 축소·은폐하려했다는 지적에 대해 ‘학교에서 어린 학생의 장래를 생각해 교육적 차원의 조치를 취한다는 것이 그만 소극적 대처가 된 것 같다’는 감싸기식 발언을 늘어놓는다. 또한 성폭력의 용어조차 매우 모호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점, 청소년들의 성적자기결정권 논의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 피해학생에 대한 태도는 ‘조심스러운 보호’ 단계에만 머물고 있어 문제적이다.
(2) 학교 성폭력예방 및 성교육의 부실한 운영
우리 학교현장의 성교육은 전교생을 강당에 모아놓고 일회성 대규모 수업을 하는 등 실효성이 전혀 답보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재 전국 학교의 66%에만 보급되고 있는 양호교사의 비율을 높여가야 하며, 담당 교사의 연수과정 내용에 대한 평가와 보완이 요구된다. 나아가 전 교사들이 성폭력에 대한 바른 인식과 인권감수성을 키워 일상적인 학교생활 곳곳에서 성폭력 예방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학교 성교육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전반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3) 법·정책 실천 의지의 미흡
우리사회에는 이미 청소년의 권리를 보장하는 여러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의 운용은 매우 저조하다. 예를 들어 신고의무는 법에 규정되어 있지만, 많은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대부분 아직 드러나지도 못하고 있고, 문제가 불거지면 학교 측에 의해 축소·은폐되기 일쑤이다. 이번 대구성폭력사건의 경우에는,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여성부장관이 한 약속도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어, 여성부와 교육과학기술부의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겠다.
(4) 부처간 역할과 업무분장의 중첩 및 미비
충격적인 학교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마련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번 대구사건 이후 정부가 지시한 ‘학교 성폭력 예방 및 성교육’만 해도, 시민사회단체에서 역량을 갖춘 전문가를 추천해서 가·피해학생은 물론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치유프로그램을 실시하고자 했지만, 학부모측이 반대한다는 명목으로 해당학교에 의해 원천봉쇄되었다. 각 지역이 중앙정부의 정책을 받아 제대로 시행할 인프라가 구축되었는지에 관한 세밀한 논의와 준비가 필요하다.
(5) 피해학생 지원 미비
대부분의 학교성폭력 피해자들은 전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되며 전학과정에서도 상당한 불이익을 받는다. 다행히 몇 년 전부터는 성폭력으로 인한 결석도 출석으로 처리하는 정책이 마련되었고, 이제 학교폭력의 범주에 성폭력을 포함시키기는 하였지만, 현실에서는 잘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또 학교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들에게는 의료지원비 이외에는 어떤 특별한 지원책도 마련되지 않아,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피해학생들은 건강한 학교생활로 돌아가기가 사실상 어려운 현실이다.
(6) 예산의 비효율적 분배
학교성폭력 대책을 위한 교육과학기술부의 향후 3년간의 예산을 보면 180억 규모의 예산이 돌봄학생통합지원센터에 쓰이게 되어 있다. 이는 전국 16개 시도에 청소년종합상담지원센터, 240여개소의 청소년지원센터, 또한 전국 200여개소의 성폭력상담소 등과 무관하게 새로운 센터의 설립을 그 골자로 하고 있어 예산의 낭비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어떤 업무를 어떤 방법으로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목표와 운영계획, 내용 등이 좀 더 꼼꼼하게 점검되어야 한다.
3) 학교 성폭력 관련 법제화의 문제점
국회의 각 정당들은 언론이 주시하는 아동·청소년 성폭력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어김없이 정당별로 긴급조사단을 꾸려 현장을 방문하고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분주하게 행동하지만, 무엇보다 실천의 의지나 추진체계가 매우 미비하다.
(1)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성폭력 포함
2003년 학교폭력법이 제정될 때부터 성폭력의 포함여부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어왔는데, 2008년 3월에 개정되면서 성폭력이 그 범주에 들어가게 되었다. 앞으로 마련될 학교폭력법 시행규칙에 포함되어야 할 주요한 사항들이 있다. 우선 학교폭력 사안의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지역위원회의 구성·운영에서 위원 중 민간위원을 전체 50%이상으로 규정하도록 명시해야 한다. 그리고 예방교육의 철학이 담긴 지침을 만들어서, 실제 학교 현장에서 성폭력예방교육을 준비하고 실시하는데 주요 근거가 되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학부모 교육도 의무조항까지는 아니더라도 권장사항으로라도 제시되어야 하며, 예방교육에 외부 전문가들의 참여가 어려운 실정 등을 고려한 예산 재배치가 필요하다. 조정과정에서의 피해자 권리보장제도 마련 역시 필수적이며, 조정자의 성폭력에 대한 이해와 성인지적 관점이 전체 조정과정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무엇보다 담당 조정자의 선정에 세심한 기준과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
(2) 성폭력특별법 및 청소년성보호법 개정
지난 17대 국회(2004~2008)에서는 상당수의 성폭력 관련법이 통과되었다. 이번에 통과된 법들은 다음 몇 가지의 특성을 갖는다. 첫째, 아동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법정형을 상향조정하였다. 둘째, 피해자 보호주의, 특히 아동성폭력피해자 구제책이 중심이다. 셋째, 전자발찌 등 국가의 감시권력을 강화했다. 넷째, 산발적인 법집행 구조를(여성부, 법무부, 국가청소년위원회, 보건복지가족부 등)양산했다. 다섯째, 친고죄폐지나 공소시효 정지 등과 같은 현안에는 무관심했다. 법정형 상향조정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직도 우리사회에서는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현실이라는 것과, 따라서 고소를 하는 것 자체가 험난한 길을 전제하게 된다는 점이다. 즉, 법정형 상향조정보다는 피해자가 수사·재판과정을 통해 그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다시 말해 가해자는 처벌받고 피해자는 보호받는다는 평범한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청소년성보호법은 17대 국회에서 2차에 걸친 개정과정을 통해, 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의 범위를 확대하고, 고소기간을 2년으로 연장했으며, 12~14세 미만 가해 청소년들도 소년부 송치를 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친권자가 가해자일 경우 친권상실선고 청구가 가능하도록 하였고, 친고죄를 반의사불벌죄로 바꾸었다. 또한 실효성 논란이 일었던 신상 세부정보공개의 등록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였으며, 열람권자도 기존의 교육기관의 장에서 청소년의 보호자까지 포함되도록 개정하였다. 뿐만아니라 청소년 성범죄자의 청소년 관련 시설, 단체 취업제한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이처럼 새 옷을 갈아입는 청소년성보호법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기존의 독립적인 국가청소년위원회 소관에서 보건복지가족부의 아동청소년정책실 소관으로 그 관할처의 규모가 축소되었다. 이러한 조치는 결국 힘있게 진행해오던 청소년 성폭력 관련 업무를 더 발전하기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현상유지도 어렵게 한다.
4. 나가며 : 요란한 언론보도와 정부대책에서 빠진 것
호들갑 보도와 정부대책이나 처리과정을 보면 안타까운 점이 많다. 우선 정부정책에는 새로운 것이 없으며 다양한 대책들 사이를 일관되게 묶어주는 ‘지향’을 찾아보기 힘들다. 예를 들면 ‘인권존중 및 건전한 성가치관 형성을 위한 인성교육’은 십대의 성적 권리를 인정한다는 것인지 무성적인 존재로 전제한다는 것인지 알기가 어렵다.3 한마디로 철학이 부재한 정책, 그래서 목표가 불분명한 정책들 뿐이다. 철학이 부재하니 신념을 가지고 끈기 있게 실행되는 정책도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는 십대의 성을 둘러싼 다양한 현상과 그 현상 속에 존재하는 모순에 대해서 직면해야 하고 이를 위한 첫걸음은 십대의 목소리가 반영된 성교육, 더욱 넓게는 이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정책을 고민하는 것이다. 십대는 보호받을 권리와 성적 주체가 되기 위한 역량을 배우고 익힐 권리가 동시에 보장되어야 한다. 십대의 경험과 현실이 충분히 반영되고, 십대의 욕망과 갈등이 그 핵심에 놓이지 않는 한, 그 어떤 교육도 문제를 규명하거나 예방, 혹은 해결하는데 기여하지 못할 것이다. 호들갑과 야단치기 보도, 진부한 정부대책 사이에서의 방황을 접고 과감한 실천을 시작할 때이다.
이 글은 2008년 7월 14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
<반복되는 청소년성폭력사건을 통해 본, 10대 집단 성폭력 특성과 대책 논의를 위한 토론회>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가 발제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발제문 전문은 아래 웹페이지에서 PDF로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sisters.or.kr/index.php/subpage/introduction/5/1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