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 Cinema
⊙ 여성주의상담팀 이어진
나는 영화를 좋아한다. 한때 엄청나게 영화를 봤던 시기를 제외하고 급 침체기이지만 그래도 영화로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한 영화를 보면 감독은 고사하고 배우의 이름을 외우는 것도 버거울정도로 영화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영화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영화치료를 알게 된 것은 내가 영화치료 집단프로그램에 내담자로 참여하면서 부터이다. 둥글게 둘러앉아 영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내 이야기를 하고, 주변 관계의 이야기를 하고, 논쟁이 이어지고, 그 논쟁 속에서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이해하고, 영화 속 배우들을 빌어 내 이야기를 했다. 보통의 집단상담과는 또 다른 역동과 상담자의 솔직함을 느끼면서 나는 영화치료의 매력을 느꼈다. 그리고 내가 만나는 성폭력피해여성, 성폭력가해남성들과 함께 영화보기를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어떤 영화를 함께 보는 것이 좋을까?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고민이다.
영화치료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자면,
영화치료란?
문자에서 영상으로 치료수단이 넘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1990년대 말부터 본격화 되었다. 영화치료(cinematherapy)는 좁게는 영화를 감상하고 심리치료에 활용하는 것을 지칭하기도하며 넓게는 심리치료의 수단으로 영화를 활용하는 방법을 통칭하는 치료적 기법이라 정의할 수 있다.
영화를 보는 것은 단지 스토리에 관한 것이 아니다. 영화에 관한 글쓰기는 읽는 이에게 영화에 관한 특별한 것을 상기시킨다. 예. 특별한 장면, 특별한 대사, 특별한 카메라 움직임.
그럼으로써 영화를 다시 보고 다시 느끼게 한다. 예. 재해석. 이러한 과정은 영화 치료자로써, 영화를 깊이 그러면서도 다양한 층위에서 해석하고 그러한 느낌을 영화치료에 반영할 수 있게한다.
영화치료의 장점?
치료계획에 도움을 준다. 희망과 용기를 제공한다. 문제를 재구조화 시킨다. 역할 모델을 제공한다. 내적인 자원을 파악하고 강화시킨다. 정서를 증대시킨다. 의사소통을 증대시킨다. 내담자가 가치의 우선순위를 매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영화치료자가 되고 싶지만 영화에 대한 지식이 없을 때는?
영화 팬이 아니라고 해서 영화치료자가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영화치료는 영화를 활용해 심리치료와 상담을 하는 것이지, 영화 비평가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를 사용하는 목적은 치료를 증대시키기 위함이지 영화를 분석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치료자들은 치료 목표에 대한 관점을 잃고 영화에 너무 푹 빠져서는 안된다. 치료자들은 단순히 할당되거나 추천된 영화이므로, 내담자의 해석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영화에 대한 토론으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영화를 볼 필요는 없다.
영화는 제작 당시 사회의 일상생활, 대중적 사고방식과 정서들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갖는다는 점에서 자료적 가치가 존재한다. 또한 이미 그 생산과 수용에 있어 경합하는 담론을 담은 것이기에 삶의 양식을 재생산하는 하나의 기제이기도 하다. 사회적 담론과 제도적 맥락속에서 만들어지고 읽히는 영화는 한 시대나 사회의 망탈리테, 지배적 이데올로기, 또는 소수자들의 세계에 대한 체험이 재현되고 있는 텍스트이기도 하다. 이처럼 거창한 설명이 아니더라도 영화에서는 다양한 사람의 삶과 이야기를 듣고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유독 내가 좋아하는 영화가 있고, 사람이 있고, 관계가 있고, 설정이 있고, 배경이 있는 것일 것이다. 나는 영화가 사람의 입을 열고, 마음을 열고, 자신의 세계를 열 수 있게 하는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만난 낯선 사람들이 어색함을 풀기 위해 가장 유용하고, 손쉽게 활용하는 것이 영화 아니던가? 치유를 위한 영화공부 Healing Cinema!
*2008년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KOSIC)가 창립되면서 영화치료에 대한 학술적 연구와 함께 영화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참고: www.cinematheraphy.kr
*한국영상응용연구소(KIFA)&영상치료센터 사이는 영화치료 집단상담, 영화치료자가 되기 위한 과정, 영화목록 등의 최신 자료를 얻을 수 있다. 참고: www.healingcinem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