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타·령 : 달빛 타고 노는 영희!>
⊙ 성문화운동팀 키라
벌써 5회째를 맞고 있는 달빛 시위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와 성폭력에 반대하여 여성들의 목소리로 권리를 외쳐온 행사입니다. 보호받는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내가 쟁취할 나의 권리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반성폭력 ‘시위’로서 5년의 역사를 가진 행사이죠.
<달·타·령 : 달빛 타고 노는 영희!>라는 이번 슬로건은 다음과 같이 기획되었습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영희는 ‘청결’ ‘순수’ ‘착한 아이’과 같은 이미지로 이야기되죠. 그런 ‘여성다움’의 이미지는 ‘여자는 약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필요해’ ‘성폭력 피해 상황에서 대처능력이 부족한 여성은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어’라는 통념을 만들어내고, 이는 곧 ‘늦게 집에 들어간, 술을 먹은 여자가 잘못한거지’ ‘정숙한 여자라면 그런 행동은 하지 않을거야’라는 피해자에 대한 공격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이번 달빛 시위에 등장한 우리의 영희는 착하고 단정한 소녀가 아닙니다. 반대로 분명한 자기 주장이 있고, 스스로의 욕망에 충실하며 ‘여성다움’의 규범을 벗어나는 여성이죠, 이 영희는 밤길을 즐길 줄 아는 여성이며, 성폭력에 대한 통념을 넘어서는 쏘~녀인 것이죠. 이렇게 탄생한 것이 5회 달빛 시위의 슬로건입니다.
행사 시작 전에는 인사동 남인사 마당 곳곳에 전시물과 부스를 설치하고, 지나가는 시민들이 잘 볼 수 있는 관객석 뒤편에는 <야한 옷이 무슨 상관! 성폭력은 가해자 탓!>이라는 속시원하게 큰 현수막을 걸었지요. 페이스 페인팅, 촛불시위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적은 성명서 전시, 성폭력에 대한 반격시나리오를 적은 사례 전시, 성폭력 통념을 비틀고 꼬집는 만평전을 즐길 수 있는 사전 행사였습니다.
시작된 본 행사에서는 태국 방콕의 committee for Asian Women의 연대 메시지를 함께 낭독하며 감동을 음미하였고요, 우리 한국성폭력상담소의 4부 합창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오매 활동가의 개사 실력이 돋보이는 ‘이명박 정부의 반여성 정책에 대한 비판’을 속시원히 내지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상담소에서 연수 중인 사법연수원생들이 가사를 넘겨주는 센스를 발휘하셨습니다^^) 이어진 장애여성공감의 퍼포먼스 역시 격렬하고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행사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달빛을 위한 프로젝트 밴드, 일명 ‘분위기 봐서’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통기타와 젬베, 그리고 환상적 보이스! 다들 넋을 놓았다죠~ 바로 이어서 행진 때에 함께 부를 노래를 함께 연습했습니다. 개사한 노래는 요즘 뜨는 ‘생각대로 T, 되고 송'이었습니다. (^^;) 바로 연결된 시간은 고재경 선생님과 함께 하는 여성주의 자기방어 훈련 맛배기였죠. 넓지 않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올인(all-in)하여 몸과 마음을 다해 따라하시는 여러분들은 정말 멋졌습니다~!!
남인사마당에서 준비된 모든 행사를 마치고 우리의 주장과, 우리의 발랄함과, 우리의 비장함으로 시민들을 만나는 행진이 시작되었습니다. 5회 달빛 시위의 큰 깃발 아래 다양한 단체와 개인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습니다. 행진은 인사동 남인사마당 출발-> 을지로를 지나 -> 명동 중앙 거리를 통과->명동 성당에서 정리하는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행진에서 우리가 외친 구호들은 이런 것이었죠!
여성이기 때문에 성폭력 범죄의 타켓이 되는 이 사회가 변하지 않는 한, 성폭력 피해에 대해 성별제도와 가부장제를 변화시키기보다, 피해자를 비난하고 배제하고 있는 규범이 존속하는 한,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분노와 복수와 모의, 그리고 이미 우리들 사이에 와 있는 해방구의 즐거움을 나눌 여성들이 함께 만들, 그 짜릿한 여름밤의 도발을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