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이방인, 이주민 씨 이야기’
성문화운동팀 키라
지난 두 번째 상상더하기에서는 ‘피해/차별을 어떻게 말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이번 세 번째 상상더하기의 주제는 ‘이주’라는 키워드였습니다.
한국은 이제 100만 명이 넘는 이주민과 함께 사는 다문화 사회가 되었다고 하고, 다양한 운동 단체에서도 이주민을 만나는 기회가 늘어났죠. 하지만 이주가 나와 다른 ‘이주민’의 문제이고 나 스스로 삶과 연결되어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이주’와 ‘다문화’는 여전히 타인의 문제일 뿐입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도 이주 인권 단체나 이주 이슈를 종종 접하지만, 그것이 반성폭력운동의 지향, 내용과 어떤 접점이 만들어지는지를 고민하지 않는다면 이슈의 소통을 통한 운동 지향의 성찰이나 확장을 통한 너른 연대의 기회는 줄어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상상더하기에 참여하는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이주’ 운동의 이슈가 반성폭력 운동의 이슈와 어떤 공명을 만들 수 있을지를 생각하고, 사고와 문제의식의 폭이 넓어지는 계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익숙한 이방인’이라는 이번 상상더하기의 제목은, 사실 우리 모두 ‘이주’라는 키워드로 만나고 있는 지점이 있음을 발견했음에서부터 이 자리가 기획되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사실 우리는 동남아시아에서 온 이주 노동자, 국제결혼을 하는 베트남 여성이 한국으로 이주 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그들’을 ‘우리’와 다른 사람으로 여겨, 동정하거나 차별하는 이유가 되죠. 하지만 생각해보면 모든 사람들이 노동하는 중요한 이유는 ‘경제적 이유’입니다. 더 나아가 이주의 욕망은 지금 한국 사회에서 우리 모두에게 요구되는 ‘자기 개발’ 논리와 닮아있죠. 이러한 논의를 풍부하게 해주시 위해 네팔에서 이주해 오셨고, 현재 다국적밴드 스탑크랙다운의 보컬로 활동하고 계신 미누 님과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이주해 오신 레황탄 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편 국제결혼 역시, 많은 한국인들은 ‘인신매매 결혼’이라면서 ‘돈 받고 팔려온 여성’이라고들 인식하지만, 사실 한국에서의 결혼 역시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보장받기 위한 ‘자원의 교환’인 측면이 아주 강하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이주 여성의 ‘행복’에 대한 욕구가 이주의 핵심적 이유가 된다는 것을 마음으로 이해한다면, 이주 여성의 이슈에 대한 새로운 공명을 갖게 된다는 것을 이주여성에 대한 다큐멘터리 ‘멋진 그녀들’의 감독 주현숙 님의 이야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주 여성은 현대판 심청이인가?’라는 주제로 짧은 자유 토론이 진행되기도 했는데요, ‘국제결혼 이주 여성은 자신을 희생하여 본국의 가족에게 송금을 하기 위해 이주해왔기 때문에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다’라는 한 참석자의 발언에서 시작되었지요. 이와 관련해서는 ‘심청이는 몸을 던졌지만, 오히려 바다 밑에서 더 좋은 황궁을 만나서 뭍에서보다 더 행복해졌다. 국제결혼 이주 여성의 삶도 사실 그럴 수 있다’라는 상상을 더해주셔서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심청이들의 공감을 샀습니다(^0^). 관련하여 ‘국제결혼 이주 여성은 자신의 몸을 자원으로 하여 국경을 넘지만, 한국 남성과 결혼하는 한국 여성들은 자신의 몸을 자원으로 하여 남편의 집(가문)이라는 미지의 영역으로 이주한다’는 재미있는 비유를 들어서 ‘결혼’과 ‘이주’를 설명해주신 분도 계셨지요.
이와 더불어, 임월산(서울경인이주노조 국제연대 차장) 님과 박석진(인권운동사랑방) 님의 발제를 통해 인종주의 & 젠더라는 키워드를 현재 ‘이주 운동’의 이슈와 교차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논의를 통해서 이주 운동 이슈의 지향하는 바를 각자의 운동 영역의 언어로 번역할 수 있다는 가능성, 더불어 다른 운동과의 확장된 연대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해보기도 하였습니다.
다른 ‘차별’에 대해 인식하거나 민감해진다는 것은 내 안에 있는 것(나에게 익숙한 것)이 사실 얼마나 그 차별의 구체적 현장과 연결되어있는지를 알게 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이주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 바로 ‘나에게 익숙한 삶의 현장’을 돌아보게 되는 시간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반차별 상상더하기를 통해 되새기게 됩니다.
* 위의 발제문은 반차별공동행동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 http://chachacha.jinbo.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