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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도키코의 부활을 위하여 - 온다 리쿠, 『목요조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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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임생각 _ 온다 리쿠『목요조곡』

죽은 도키코의 부활을 위하여
온다 리쿠『목요조곡』

⊙ 소모임 <여성소설 읽기> 회원 그래

온다 리쿠 『목요조곡』 표지

목요일을 가운데 두고 이박삼일 간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인원이 벌이는 서사의 퍼레이드는 실로 눈부셨다. 마치 한 편의 잘 짜여진 연극처럼 열정적 언어들을 토해내는 배우들을 마주한 관객이 된 듯한 기분.

전설적인 천재 소설가 시게마츠 도키코의 죽음. 그녀는 4년 전 자신의 방에서 독이 든 물을 먹고 자살한다. 매년 그녀가 죽은 주의 목요일을 끼고 그녀의 저택에서는 그녀를 추도하기 위한 모임이 이어지고 있다. 4년이 흘렀으나, 서로 혈연관계로 엮인 시즈코, 에리코, 나오미, 츠카사, 네 명의 작가에게 그녀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그녀의 천재성을 발굴하고 모든 작품을 함께했던 편집인 에이코에게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 직업군의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질투와 경계심이 있다. 하물며, 치열하게 창조적이어야 하는 작가의 경우라면 천재의 재능을 탐할 것이며, 자신의 작품으로 천재의 명예를 계승할 수 있는 뒷거래가 있다면 그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망가져가는 자신의 우상을, 완전히 쓰러져버릴 때까지 그냥 지켜만 보는 것도 차마 못할 것이다. 원래의 당신으로 돌아가라고 협박의 글들을 줄줄이 써보낸대도 이상할 것 없다.

누가 시게마츠 도키코를 죽였는가?

그녀를 향한 등장인물들의 사랑은 각자 나름의 방식이 있고, 그로 인해 그녀는 자살 아닌 자살로 파멸하며 동시에 구원받는다. 따라서, 자신이 그녀를 죽였다는 등장인물들의 고백은 모두 맞으며, 동시에 모두 틀리기도 하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사건이 등장인물들의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4년 전 그 저택에서 도키코와 함께했던 모임을 회고하며 사건을 추리한다. 그러나 하나의 사건에 대한 진실은 하나가 아닐 수 있으며, 그녀를 중심으로 한 네 작가들과의 관계는 다층적이고, 각 단계보다 한 단계씩 높은 감시자에 의해 조작되기도 한다.

이야기의 흡인력이 대단하여 책이 온몸을 빨아들이더라도 책을 잡고 있는 손만은 사수하겠다는 듯 책을 잡은 손은 놓을 줄을 몰랐다. 대체 그녀를 죽인 것은 누구일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범인을 추리하는 것이 글을 이끌어가는 추진력이지만, 실상은 ‘누가’ 그녀를 죽였는지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책장마다 한 상 가득가득 차려져 있다. 입체적인 인간의 다면적인 관계들.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어쩌면 또 완전히 다른 성질의 것일 수 있는 심리들. 창작을 위한 예술가의 열정이란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저 너머의 것이라는 새삼스러운 놀라움. 그리고 소소한 일상적 대화에서 느껴지는 그녀들의 생생한 매력. 어쩌면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인간에 대한 이해’라는 다면체의 완전히 다른 한 면을 만들어갈 수 있었는지 모른다.

자신의 마음 속에서 부글거리며 끓고 있는 열정과 욕심. 그것을 표출할 수 있는 도구로서의 언어. 매력 넘치는 다섯 사람은 이제 돌아가 각자의 방식으로 죽은 도키코를 만나고, 사랑하고, 살려낼 것이다. 우리도 우리만의 방식으로 그 누군가를 살려낼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