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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다른 이들과 만나자, 인터넷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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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_ 온라인에서 헤엄치다

나와 다른 이들과 만나자, 인터넷 소통

블로거 빨간 그림자
REd SHAdow http://redshadow.pe.kr/

인터넷에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전자는 포털 사이트의 게시판이나 전문 미디어의 기사 말미에 있는 댓글 창에 의견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들은 독립되어 있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포털과 미디어의 운영자에 의해 쉽사리 삭제되거나 제재를 받는다. 후자는 자신만의 공간을 갖고 자신의 이름 혹은 아이디를 내걸어 운영하는 것이다. 홈페이지, 블로그, 트위터, 미니홈피 등이 이에 속한다. 검열과 제재 없이 자신의 의견을 독립적인 공간에서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포털과 미디어와는 달리 이슈화되기가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이 중 현재 가장 큰 위력을 갖고 주목받는 매체는 블로그와 트위터이다.

줄줄이 엮이는 글들, 블로그

블로그Blog는 다른 말로‘1인 미디어’라 불린다. 홈페이지가 일종의‘살롱’으로서 집주인이 자신의 취향과 성향에 맞는 사람들을 살롱 공간으로 끌어들여서 대화를 나누는 형태라면 블로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적어서 신문을 만들어 남의 집 마다 배달하는 것에 가깝다. 살롱은 초대장이 없으면 들어가기 힘든 것이다. 방문객은 살롱 마담의 취향에 의해 세심하게 선별된다. 유대 관계도 오프라인에 못지않게 끈끈하며, 곧잘 오프라인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그에 비해 블로그는 특정 주제를 거대한 웹 공간으로 쏘아 올리는 행위이다.‘아이티 지진이 났습니다. 구호 성금을 보냅시다!’라는 글을 쓴다면 그것은 웹 공간의 많은 이들에게 배달되는 신문이 되고, 그 신문을 받은 사람은 트랙백이라는 엮음 장치를 통해 글에 글을 연결한다. 이때 보내게 되는 신문을 포스트post라고 한다.

포스트-잇을 상상해보자. 커다란 칠판이 있고 그 칠판 위에‘양심적 병역 거부’라는 주제가 쓰여져 있다. 그러면 A도 이 주제에 관해 글을 써서 포스트를 칠판에 붙여놓고, B도 붙이고, C도 붙일 수 있다. 마치 관광 엽서 수십 장을 펀치로 찍어 둥그런 고리로 연결하여 길게 늘어뜨린 장식을 만들 듯 특정 주제에 대한 글들이 고리로 묶이는 것이다. 네티즌인 나는 그 엽서 중 하나만 접하게 되어도 그 뒤에 굴비 엮듯이 줄줄이 달려있는 링크들을 통해 다른 글들도 접할 수 있다. 홈페이지는 미디어라 부르지 않지만 블로그는 미디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호 전송을 통한 쌍방향의 소통 가능성이 거대한 여론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140자의 실시간 편지, 트위터

그렇다면 트위터Twitter는 무엇일까?! 전 세계를 강타했던 블로그의 열풍이 순식간에 트위터에 대한 열풍으로 뒤바뀌었다. 트위터는 140자의 글자 제한이 있는 미디어이다. 게시물 하나를 쓸 때 마다 짧은 글짓기를 하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글자 제한이 오히려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경우도 많다. 동시에 정보를 압축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신속해지고, 간결해진다. 우표를 붙여서 보내던 편지가 순식간에 이메일로 대체되더니 더 나아가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바뀐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구구절절한 미사여구를 이모티콘이 대체하고, 완곡하게 전달하던 내용이 단도직입적이 된다.

트위터는 그 자체로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매체는 아니다. 오히려 여론을 생산하는 매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일종의‘행운의 편지’이다.“이 편지를 받으시면 당신은 50여 통의 답장을 보내야 합니다”라고 주장하던 그 행운의 편지의 파급력을 상상해보자. 또는 당신의 핸드폰에 특정 문자가 전송되면 저장되어 있는 주소록 모두에게 재전송된다고 생각하자. 이런 식으로 몇 단계 거치게 되면 순식간에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에게 정보가 보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소모되는 비용은 0원에 가깝고, 파급되는 속도는 메신저만큼 실시간이다.“소통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호들갑도 이 정도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나의 생각을 의미있는 여론으로

지난 한 세기 동안, 대중을 향해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었다. 작가 혹은 기자 뿐이었다. 편집진과 작가들에 의해 밀려나게 된 목소리, 그 언저리에 블로그 혹은 트위터라는 새로운 미디어를 촉발시킨 욕망이 숨어있다. 그 욕망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나는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세계적인 경제 석학이나 정치가, 혹은 전문 작가나 기자의 글을 읽는 것도 재미있고, 유익한 경험이다. 그러나 모든 이들은 비록 불완전하고, 비전문적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체험과 자신의 시야로 발견한 세상에 대해 말을 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다. 거대 자본의 언론과 미디어가 인터넷을 경계하게 된 까닭도 여기에 있다. 텍스트를 생산하는 자의 권위와 이에 맞서서 자신만의 텍스트를 생산하고싶어 하는 이들의 욕망이 첨예하게 맞서게 된 것이다. 과거라면 인쇄소를 경영하거나 출판 루트를 알아야만 가능했지만 이제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로 인하여 사람들은 별 다른 인프라와 자본 없이도 텍스트를 생산하고, 전송할 수 있게 되었다. 인류가 처음 가보는 영역인 셈이다.

소통 방식으로 블로그 혹은 트위터, 홈페이지 등 무엇을 사용해도 좋다. 온라인을 통한 소통을 시도할 때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고, 온라인에서 무엇을 기대하는가. 이 질문에 대해서 시간을 들여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넓게 고민해 보자. 나는 살롱을 원하는가, 신문을 원하는가, 메신저를 원하는가. 후자로 갈수록 소통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된다. 홈페이지가 백 명 단위의 사람들을 상대한다면 블로그는 천 명 단위, 트위터는 만 명 단위가 된다. 어떤 미디어를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내가 전달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과 맞닿게 된다.

블로그가 소통이 되는 순간

인터넷 소통은 궁극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이슈화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즉,‘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우리 모두의 고민이 될 수 있는 텍스트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긴장할 필요는 없다. 소소한 일상일지라도 결국 사회적 개인이기 때문에 사회 시스템과 연관될 수밖에 없다.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쓰게 되는 일상 이야기는 결국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민과 맞닿을 수밖에 없고, 영화를 보면서 쓰게 된 감상은 문화예술계에 대한 독자로서의 감상이 된다.

그러나 글을 읽는 사람이 나와 전혀 다른 의견과 관점을 가진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고, 나와 같은 가치관을 가진 사람과 이야기하는 건‘소통’이 아니다. 그건 굳이 말하자면‘복제’일 것이다. 고로, 온라인으로 소통한다는 것은 고집스럽고, 비논리적이고, 말이 안 통하는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임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사람은 서로 다른 견해와 의견을 갖고 있다. 초등학생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막상 의견이 충돌하고, 관계와 불화하는 것을 겪을 때는 당혹스럽다. 하지만 소통도 경험의 산물이며, 토론도 훈련의 결과이다. 우리가 우리와 불화하는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해질 때 나를 바꾸고, 상대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기적이 일어나게 된다. 인터넷은 소통의 경험을 쌓는 훈련의 장이며, 나와 다른 의견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정보의 바다이다. 인터넷 소통은 왜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회가 돌아가지 않는지에 대한 깨달음을 제공해주며, 동시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실마리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