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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지원

[폴짝기금] 2023 인터뷰: 더욱더 큰 사람이 되고 싶은 제이, 이번에는 캐나다에 가요!
  • 2023-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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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회 또우리폴짝기금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자립의 과정을 겪으며 떠오르는 경험과 변화하는 마음을 담은 또우리들의 목소리를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올해는 15명의 또우리들이 폴짝기금 프로젝트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 아홉 번째 인터뷰는 제이입니다.


거친 한국 사회를 떠나 조금 더 따뜻한 세상에서 꿈을 좇기로 한 제이의 인터뷰를 공유합니다.





👩‍🌾은희: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 제이: 이제 출국 이틀 전이고 부천에 있는 셰어하우스에서 살고 있어요. 이제 곧 캐나다로 갈 예정이에요. 한국의 대전 같은 동네예요. 다행히 직업도 구해서 가요.


👩‍🌾은희: 벌써 직업도 구했어요.


🧢 제이: 네.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었고, 일을 배우면서 영주권 따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에요. 그리고 한국에서 캐나다 친구를 사귀었는데 같은 지역에 사는 친구가 두 명 그리고 한국인 친구도 한 명 소개를 받아서 가는 것이라 그렇게 외롭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은희: 준비가 완전 다 됐네. 직장도 구하고 친구도 있고. 이제 제이 앞에 좋은 날만 있을 거예요.


🧢 제이: 모르겠어요. 막연히 잘 되겠거니 하고 생각 중이에요.


👩‍🌾은희: 힘든 부분이 많겠지만 잘할 거예요.


🧢 제이: 영주권을 못 따더라도 기술이 돈을 벌기에도 좋고 어쩌면 항공기 정비역 쪽으로 커리어 전환에 유리할지도 모르고요, 솔직히 항공이 난이도가 가장 높죠. 나머지 전공들은 아무 대학이나 슉슉 넣어서 노력하면 되지만 항공은 꼭 그렇지만도 않으니까요.


👩‍🌾은희: 그러니까. 직장을 구하거나 또 직장 구했을 때는 되게 안정적이고 괜찮은 일이라고 들었는데 제이가 처음부터 그거 하겠다고 덤빈 사람도 아닌데 이렇게 일이 쑥쑥쑥 풀리네요. 지금 셰어하우스에 살고 있다고 했는데 언제부터 살았어요?


🧢 제이: 잠시 집에서 지내다가 아버지랑 한판하고 나오게 되었어요. 00에 있는 집이고 급하게 구했는데 오히려 좋았어요. 월 35만 원에 가끔은 밥도 차려주셨어요.


👩‍🌾은희: 하숙 같은 느낌...


🧢 제이: 밥도 시간이 되면 같이 먹고, 생일까지 축하해주시고. 강아지도 너무 귀여웠어요.


👩‍🌾은희: 정말 가족같이 편안하게. 가족이라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하여튼 좋은 경험이었네요.


🧢 제이: 맞아요.



👩‍🌾은희: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나요? 제이가 캐나다로 가는 이유가 뭘까요? 구체적으로 한국이 싫어서 가는 건지 아니면 어떤 꿈이 있는 것인지?


🧢 제이: 한국이 싫은 것도 있지만, 가장 한국이 떠나고 싶었던 이유는 지구온난화나 해수면 상승, 식량 문제와 같은 문제 때문이었어요. 우리나라가 미래에는 많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좀 더 농업생산량이 큰 나라로 가야겠다고 했어요. 그 외에도 나이가 들수록 한국에서 혼자 살기가 더 빡빡해지지 않겠냐는 생각도 들고요. 동성애 합헌도 먼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연애해도 결혼은 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아 그리고, 해외에서 외주를 한 번 받은 적이 있었는데, 저같이 현지 경력이 없는 작가한테도 합당한 임금을 지급하는 것도 좋았어요. 그래서 인생 한 번 사는 건데 둘 다 경험해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은희: 그런 생각으로 캐나다에 가겠다고 하는데 캐나다 가서 하고 싶은 일은 어떤 것일까요?


🧢 제이: 가서 일단은 파일럿이 되고자 노력해볼 생각입니다!


👩‍🌾은희: 훈련하는 것이죠!


🧢 제이: 비행 훈련도 하고, 자격증 따고, 상업 비행 자격증을 따면 비행 관련 교관이 되거나 아니면 비행 관련 액티비티 회사에 들어가서 화물운송기 같은 거를 운용한다던가 아니면 하늘에서 프리다이빙 하는 사람들을 비행기로 날려준다던가 그런 일들을 맡게 될 것 같아요. 사실은 돈 버는 게 꿈이라기보다는 돈 벌어서 그냥 한국에 좋아하는 친구들 재정적으로 많이 도와주고 저도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혼자 여생을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랍니다.


👩‍🌾은희: 멋지네요. 그런 것까지 다 생각하고 캐나다로 훌훌 떠나겠다는 결심까지 하기가 쉽지는 않잖아요.


🧢 제이: 과거에는 꿈만 장황하게 펼치고 그칠 뿐이었는데, 이제 그것을 정말로 이루고자 노력하는 것 같아요. 인생을 살면서 저도 조금씩 발전하더라고요.


👩‍🌾은희: 제가 처음 제이를 봤을 때보다 제이는 많이 발전한 것 같아요.


🧢 제이: 죄송합니다. 너무 미숙했어요. 죄송합니다.


👩‍🌾은희: 아니 그럴 때도 있고, 이럴 때도 있는데 지금 너무 멋지게 성장했잖아요. 그리고 앞으로 더 멋지게 성장할 것 같아요. 뭐 꼭 파일럿이 되어야 멋진 것도 아니잖아요.


🧢 제이: 맞아요. 파일럿이 되지 못한다 해도 캐나다는 모든 노동자들을 존중하니까요. 어느 직업을 갖든지 간에 우리나라처럼 사회 인식이 열약하지 않고 벌이도 괜찮을 거예요.


👩‍🌾은희: 파일럿이 최종 목표이지만 하는 과정에서 기공사 일도 굉장히 멋진 일일 거고 그것 하면서 꿈을 위해서 가는 그런 것 자체가 너무 멋진 것 같아요. 응원합니다.


🧢 제이: 감사합니다.



👩‍🌾은희: 이번이 폴짝 기금 두 번째인데 두 번째 소식 듣고 또 이렇게 됐다고 알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어요?


🧢 제이: 왜 됐지? 나 한 번 했는데 신청자가 많지 않았나?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제가 처음 신청할 때는 약간 수시 입시 보는 느낌이었단 말이에요. 야 이게 되겠니? 라고 할 정도로 경쟁률이 치열했었다고 기억해요. 그리고 지금의 저는 재정적으로 어느 정도 독립을 했으니까 굳이 받지 않아도 제 돈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있었으니까요.


👩‍🌾은희: 나보다 더 열악한 사람이 받아줬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도 있었겠고


🧢 제이: 확실히 그런 마음이 크죠. 왜냐하면 제가 첫 번째가 받아서 쓴 돈이 당시 생계가 전혀 해결되지 않는 때라 그걸로 탄산수랑 컵밥, 미역국 엄청 많이 사가지고 계속 먹으면 버텼거든요. 그래서...


👩‍🌾은희: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 제이: 아유 지금 상황도 너무 그래요. 여기 지금 저희가 앉아있는데도 5년 전 한국성폭력상담소에 처음 왔을 때 앉았던 그 장소인데다가 컵은 “사람마음(심리상담센터)” 컵이기까지....


👩‍🌾은희: 에구 떠나려니 더욱 옛날 추억이 새록새록..


🧢 제이: 가기 이틀 전이라서 더욱 그래요. 주륵주륵... 너무 떨립니다. 지금...


👩‍🌾은희: 기분이 묘하겠네요. 두 번째 기금이 더 특별한 마음이 있었을까요?


🧢 제이: 맞아요. 더 특별한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파일럿 건강검진, 항공 교본 사기 등등은 물론 제 돈으로도 할 수 있는 일들이지만, 폴짝 기금을 받아서 꿈을 좇는데 써보겠다는 건 의미가 다른 것 같아요. 아꼈던 단체에서 받은 돈인 만큼 의미 있는데 사용하겠습니다! 같은 마음을 남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은희: 나도 기부도 했지만 기부하는 거는 내 마음이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또 지원받아 의미 있는데 사용하는 것도 의미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제이: 지원받은 것들을 토대로 큰 사람이 되어서 돌려줄게요. 같은 마음을 품었어요.


👩‍🌾은희: 아 멋집니다.


🧢 제이: 제가 MBTI에서 대문자 J인 사람이어서 계획적이다 보니… 누군가에게 입금을 받으면 입금받은 만큼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할 사람이기도 하고요. 그것이 동기부여도 되고요.


👩‍🌾은희: 그것도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충하고 싶을 때도 다잡을 수 있는 그런 마음.


🧢 제이: 맞아요.



👩‍🌾은희: 여기 계획서에는 보니까 이제 일단 비행기 조종사가 되기 위한 준비인 건강검진이 맞아요? 그때 계획과 바뀐 거 있을까요?


🧢 제이: 특별히 없는 것 같아요. 건강 유지는 꼭 할 수밖에 없으니까. 엄청 우울했을 때 제자리를 찾을 수 있었던 것도 미친 듯이 운동에서 돌아온 게 커서 건강은 정신력의 근간인 것 같아요. 좀 낙담해도 운동하면 생각이 좀 정리되고 또 새로운 목표를 삼을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래서 큰 변화는 아마 없을 거예요.


👩‍🌾은희: 맞아요. 특히 파일럿은 건강을 열심히 체크해야 하고 육체가 건강해야 정신도 따라갈 수 있거든요.


🧢 제이: 맞아요. 근데 육체가 무너지면 정신은 더 못 버티는 것 같아요. 그리고 결국에는 돈 많이 버는 게 목적이잖아요. 건강한 몸이 없으면 돈도 못 번다고요.



👩‍🌾은희: 제이는 잘할 것 같아요. 강단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렇게 해왔죠. 열림터에 퇴소한 다음 자립했을 때 뭐가 좋았고 또 힘든 거는 어떤 거 있었는지?


🧢 제이: 사실 나가고 나서 더 힘들어졌기 때문에.. 수입도 없었고 너무 힘들었어요. 하지만 약간 젊으니까 할 수 있는 것을 다 한 것 같아요.


👩‍🌾은희: 퇴소하고 나가서 좋았던 것 생각해보면 힘들었던 시기이기는 하지만 그때 할 수 있었던 일이고 추억처럼 생각되는 것인가요?


🧢 제이: 그렇죠. 좋은 친구들을 그때 많이 만났어요. 그때는 제가 불안하고 자기 파괴적인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옆에 남아 주었던 친구들이 많이 의지가 되었어요. 그 친구들도 그 시절 어느 정도 저에게서 마음의 의지를 받았나 봐요. 지금은 모두들 다 잘되었고요.


👩‍🌾은희: 열림터 퇴소하고 나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게 됐고 그게 제이한테는 엄청 중요한 자산처럼 되어있는 거네요.


🧢 제이: 맞아요.



👩‍🌾은희: 퇴소한 피해 생존자들에게 필요한 거는 무엇일 것 같아요? 개인적, 국가적으로 이런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들.


🧢 제이: 퇴소한다는 것은 즉 자립해야 한다는 뜻이기에, 돈을 어떻게 모으고 다뤄야 하는지 알려주는 금융 공부랑, 건강을 잘 챙겨야 한다는 인식 교육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생존자들에게 열림터가 가족 같은 느낌으로 와닿을 수 있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것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서 좀 어렵긴 한데 하다못해 연결되어있으면, 그래도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상담소와 의논할 수 있어 문제 해결의 물꼬가 트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은희: 그러게요. 우리도 그렇게 되고 싶은데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 제이: 그래서 만든 게 또우리모임이었잖아요. 다른 퇴소자 분들의 근황이나 인사이트도 들을 수 있게 되고 생활에 필요한 정보도 알게 되구요. 사실 저는 열림터 있을 때 불만이 없었어요. 어쩌다 보니 나가게 되었지만... 아쉬워요. 하지만 그런 상황 때문에 제가 더 빨리 깨지는 계기가 되어 지금이 있을 수 있었지 않았나 라는 생각도 해요.


👩‍🌾은희: 제이의 그런 긍정적인 마음이 오늘의 제이를 만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제이가 하고 싶은 말이나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 제이: 되게 감사했어요. 먼 미래 캐나다에서 돌아와서 꼭 찾아뵐게요.





열림터 또우리 지원사업은 모두 열림터 후원금으로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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