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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지원

[폴짝기금] 2023 폴짝기금 인터뷰 : 뭐든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선경
  • 202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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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회 또우리폴짝기금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자립의 과정을 겪으며 떠오르는 경험과 변화하는 마음을 담은 또우리들의 목소리를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올해는 15명의 또우리들이 폴짝기금 프로젝트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열 번째 인터뷰는 선경입니다.


퇴소 후 가해자가 없는 가족과 함께 살아 행복했고, 이번에는 혼자 사는 행복을 찾아가고 있는 선경의 인터뷰를 공유합니다.




🐫낙타: 안녕하세요. 첫 번째 질문이에요, 어떻게 지내셨나요?

 

선경: 연초에 퇴사하고, 쇼핑몰 고객센터에서 일했었거든요. 계속 취업 준비를 하고 있긴 한데 면접 제의가 안 와가지고 아르바이트 같은 거 그냥 하면서 지내고 있었어요.


🐫낙타: 그러면 지금 취업 질문으로 바로 넘어갈까요? 어떤 일을 하고 계세요?


선경: 주방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낙타: 엄청 체력을 많이 요하는 일을 하시네요. 일하는 건 좀 어떠세요?


선경: 4일제여서 나름 괜찮아요. 바쁘고 힘들지만 재미있어요.


🐫낙타: 생계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선경: 고등학생 때는 제가 제빵 쪽으로 하려고 했었는데 사정 때문에 그쪽으로 진학을 못했어요. 그래서 그 뒤로부터 계속 아르바이트하고 있었는데 그냥 사실 지금도 진로를 못 정했다고 하면 좀 민망하기는 한데, 돈을 버는 게 먼저여서 하고 싶은 거는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은 그냥 뭐든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퇴사하고 바로 다른 일을 구하려고 했었거든요. 잘 안 됐고 구직만 계속하다 보니 지금 근무하면서 모아놓은 돈도 다 써서 좀 빠듯해지긴 했어요.

🐫낙타: 빠듯하겠네요. 4개월째 됐으면 이제 모아뒀던 돈도 이제 없어질 상황이라. 지금 주거는 혼자 사신다고 하셨잖아요. 열림터 퇴소하고 나서는 어떻게 지내셨어요?


선경: 저는 초등학교 때 들어갔다가 그때 한 여름방학 때만 있다가 나간 거여서 그 뒤로는 계속 가족들이랑 살다가 취업하고 나서 자취를 시작한 거예요. 입사를 작년 여름에 하고 자취는 한 달 뒤에 바로 했어요.


🐫낙타: 한 달이라는 시간이 걸렸잖아요. 난 취업하면 바로 자취할 거야! 라는 마음이 원래 있으셨어요?


선경: 원래는 없었는데 원래 살던 집에서 다른 쪽으로 이사를 가다 보니까 방을 언니랑 같이 쓰게 됐었거든요. 그래서 언니랑 너무 많이 부딪히니까 스트레스를 서로 받고 이래서 제가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것 때문에 또 싸우고. 언니는 그때 말렸어요. 조금만 더 이따가 나가라고 했는데 계속 부딪히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거면 혼자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낙타: 혼자 사는 삶을 살아보니까 어때요?


선경: 경제적으로는 약간 좀 부담되긴 하는데 근데 집에서 살 때보다는 스트레스를 안 받아서 편하긴 진짜 편한 것 같아요.


🐫낙타: 열림터에서 공동생활을 해보셨잖아요. 그거랑 가족들이랑 사는 건 또 어때요?


선경: 가족들이랑 살 때는 저한테 언니가 한 명밖에 없었는데 열림터 들어가니까 친언니보다 나이 더 많은 언니가 많아서 저를 되게 잘 놀아줬던 기억이 나거든요. 그때 친언니도 가족 중에는 성질이 있는데 여기 와서 나이 많은 언니들이랑 지내려고 하다 보니까 힘들었다고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가족들이랑 살 때는 제가 자유로운 걸 좋아하는 편이라 집에 늦게 들어갔는데, 가족들 잘 시간에 들어가면 소음 때문에 깨고 했었어요. 근데 혼자 사니까 그냥 제가 언제든 들어가고 싶을 때 들어가고 해서 편한 것 같긴 해요. 지금 사는 데는 원룸은 아니고 고시텔이에요. 아무래도 가족들이랑 살던 집보단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혼자만의 생활에 익숙해져 있어요.


🐫낙타: 앞으로는 어떤 집에 누구와 살고 싶나요?


선경: 도심의 아파트요. 좀 넓은 거실이 있고 보안 같은 거 잘 되어 있는 아파트에서 살고 싶어요. 제 취미가 영화나 드라마 보는 게 취미인데 한 방에는 빔프로젝트를 설치해서 집에서 취미생활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낙타: 집을 어떻게 꾸미고 싶다 같은 로망 같은 건 있어요?


선경: 그런 거에 관심이 정말 많았었거든요. 지금은 그냥 넓은 집에 거실은 카페처럼 꾸며놓고 책 읽고. 방에는 영화를 볼 수 있게 빔프로젝터 설치해서 취미를 즐기고 싶어요.


🐫낙타: 요리조리 먼지도 다 치워줘야 하잖아요.


선경: 요즘은 또 청소기도 잘 되어 있는 것 같더라고요. 로봇 청소기를 여러대 두면 괜찮을 것 같아요.


🐫낙타: 상당히 공감합니다. 다음 질문으로, 첫 번째 참여이시죠? 폴짝기금 알게 되셨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선경: 또우리모임 때 알려주셔서 들었는데 아프거나 배우고 싶은 거에만 가능한 건 줄 알았거든요. 폴짝기금 신청 마감날에 제가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마감날이라고 알려주셨는데 그때까지도 그냥 이거는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인터뷰한 것들 링크 보내주셔서 읽어봤었는데 그냥 물건 같은 거 구매하는 것도 된다고 그렇게 기재되어 있어서 신청하게 되었어요.

 

🐫낙타: 그런 전말이 있었네요. 저희가 계획서를 봤는데 이렇게 계획한 이유가 있나요?


선경: 발톱 치료, 운동화 구매를 적었어요. 발톱 치료는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내성 발톱이 너무 심했었거든요. 치료비가 부담되어서 발톱 모양이 좀 이상한데 통증이 걱정돼서 방치해두었는데 너무 아픈 거예요. 최근에 갑자기 발톱이 엄청 두꺼워져서 그것 때문에 치료를 하려고 알아보고 있어요. 한 번으로는 끝나지 않고 여러 번 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30에서 35만원 정도 된다고 해서 일단 30만원으로 계획했어요. 운동화 구매는 제가 신발이 정말 없거든요. 그래서 같은 것만 계속 여러 번 신고 다니다 보니까 신발이 너무 빨리 닳아서 새로 사고 싶어요. 옷도 별로 없어서 같은 것만 계속 입다 보니까 옷이 너무 빨리 해지고 그래서 새로 사고 싶어서.


🐫낙타: 자그마한 여유가 필요할 때, 하고 싶었던 것들을 폴짝 넘어보자는 취지에 맞게 잘 신청해 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혹시 근데 여기에서 발톱 치료비가 생각보다 더 많이 나올 수도 있는 거잖아요. 조정이 필요하다거나 계획을 바꾸고 싶다면 꼭 상의해 주세요. 다음 질문입니다. 열림터 퇴소한 다음에 자립하면서 좋았던 점, 힘들었던 점. 좋았던 점을 얘기해볼까요? 아까 얘기 나왔던 것 같은데 포인트를 몇 개 뽑아보아요.

 

선경: 초등학생 때여서 기억이 잘 안 나는데 퇴소하고 아쉬웠던 거는 친언니가 성격이 정말 무서웠어요. 친언니한테 주의를 시켰던 나이 많은 언니들이 없었던 게 너무 아쉬웠어요.


🐫낙타: 자기가 좋았던 점도 말해주세요.


선경: 그냥 다시 집으로 돌아간 거. 가족들이랑 살았던 거. 언니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입소했어요. 가족들 사이에 일이 있었다 보니 이혼 기간 동안 저희를 여기에 보낸 거거든요. 그래서 그때 동안 있었고 나왔을 때는 엄마랑 언니랑 저랑 할머니랑만 살았거든요. 너무 좋았어요.


🐫낙타: 어머니도 선경이 엄청 보고 싶으셨을 것 같아요.


선경: 아무래도 어린 딸 2명을 아예 한 번에 보내버리는 거니까 좀 그랬을 것 같긴 하거든요. 저는 언제 다시 집에 가는지도 몰랐는데, 그 동안 이제 엄마한테도 일이 있었던 거고. 그 사이에 저희까지 없어서 힘들었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집이 사정이 어려웠어가지고 간식도 못 먹었는데 여기 들어오고 나서 제가 여기 근처 학교 문방구 앞에 불량식품 파는 걸 엄청 자주 사 먹었거든요. 용돈 받으면 그걸로 먹고 그랬어서 그것도 기억에 남아요.


🐫낙타: 마지막 질문입니다. 시설을 퇴소한 성폭력 피해자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개인적인 요소도 괜찮고 사회가 이것 좀 했으면 좋겠다 하는 시스템도 괜찮아요.


선경: 일단 퇴소한 사람한테는 돈이 정말 필요할 것 같고 주거 같은 것도 되게 필요할 것 같긴 해요. 이렇게 폴짝 기금처럼 지원해 주는 식이나 월마다 지급을 해주는 것도 좋고요.


🐫낙타: 생계급여처럼 말이죠?

 

선경: 네 그러면 더 좋을 것 같고. 그리고 저랑 엄마랑 할머니랑 언니랑 넷이서 사는 집에 아빠가 너무 많이 찾아왔었거든요. 근데 집에 남자 어른도 없고 해서 그냥 오면은 저희는 항상 그냥 진짜 사람 없는 것처럼 해서 그냥 돌아가게 만들었거든요. 근데 경찰에 신고해도 아빠인데 그냥 한번 만나보라고 했어요. 계속 반복이 되어도 그냥 경찰이 주의만 주고 갔어요. 돌려보내길 원했어서 신고했던데 그냥 주의만 주고 무책임하게 가버렸던 게 너무 기억에 남아요. 너무 많이. 근데 이게 그때 접근 금지 신청을 했을 수도 있는데 엄마가 알아보다가, 이거 신청하면은 또 그 사람을 만나야 하니까 그것 때문에 싫다고. 이사 갈 집에도 찾아와 가지고 그때는 정말 어쩔 수 없이 접근금지신청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안 오긴 했는데 우리 집에 어떻게 찾아온 건지 모르겠는데 동사무소 같은 데 가면은 그 서류를 뗄 수 있다고 그랬어 가지고. 이혼했는데도 주민센터 같은 데 가면 알려준다고 그러더라고요. 게 확실한 거는 아닌데 아무튼 아빠가 그렇게 얘기를 했었거든요. 교회를 다녀서 교회에서 주소지를 확인해서 온 것 같기도 하고. 근데 그다음에 이사 간 곳은 교회 주소지도 안 올렸었거든요. 그랬는데도 찾아온 거 보면 진짜 주민센터 같은 데에서 서류를 떼서 온 것 같긴 해요.


🐫낙타: 주민등록표 열람과 등·초본 교부 제한 신청은 했어요?


선경: 이사 간 집에 찾아왔을 때 그때 신청했어요.


🐫낙타: 그동안의 스트레스 너무 컸을 것 같아요. 너무 잘하셨네요.


선경: 이혼하고 나서 할머니 집에서 살았었는데 그때도 찾아와서 집 앞에서 막 저희 이름 부르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동네 사람들도 그걸 다 아니까 그때는 그냥 동네 사람들이 뭐라고 해주고 그랬었는데. 이사를 했는데도 찾아와서 저희 이름을 부르는 거예요. 근데 그 이사 간 동네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문제가 있는 집이구나 이렇게 생각을 좀 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또 이사 간 집에도 찾아와서 동네 사람들이 저한테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고 그랬었던 기억이 있어요.


🐫낙타: 사회가 갖췄으면 하는 시스템이라면 "경찰이 무책임하게 처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일까요?


선경: . 여러 번 신고가 들어간 걸 알 수 있잖아요. 근데도 그냥 마지막까지도 그냥 돌아가라고 얘기만 하더라고요. 한두 번 신고를 한 게 아니고 여러 번이면 정말 문제가 있는 상황이니까요.


🐫낙타: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희 인터뷰는 이렇게 마무리를 하도록 해요. 나중에 평가 인터뷰 날 꼭 만나서 얘기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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