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
찬바람 불던 2월 26일, 3월 4일 2회에 걸쳐 즉흥극을 해보았습니다.
즉흥극이 뭘까?
배우들이 하는 즉흥연기를 보는 것인 줄로만 알았던 친구도 있었고 이미 이전에 즉흥극을 해본 경험이 있어 익숙한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경험의 정도와는 관계없이 즉흥극을 하는 그 날의 기분, 몸 상태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는 즉흥극의 묘미(?)가 있었기에 참가한 모든 열림터 생활인들은 즉흥극에 각자의 방식으로 집중할 수 있었답니다.
그럼, 생활인들의 소감을 통해 즉흥극이 어떤 것인지 알아볼까요?
*돌고래
오랜만에 어릴 적으로 돌아가 마음 편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파트너 행동의 대조를 번갈아 할 때 처음엔 머리로 생각해서 더디고 힘들었는데, 파트너 자세를 보고 떠오르는 행동 하고 싶은 행동을 하는데 몸에서 생동감이 나고 얼굴에 열이 나고 신났다. 서로 몸을 안마해주는 것도 보살펴주고 보살핌을 받는 것 같아서 좋았고 몸의 아픈 부위 표현하는 것 보는 것도 새로웠고, 꿈 이야기를 연기해 준 것도 재밌었다. 내 꿈을 연기해 주는 걸 볼 때는 과거의 나에 대한 이해와 현재 호흡을 가다듬는 나에 대한 감사와 나의 아픔과 함께 해주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느껴서 울고 감동하고 연기해준 선토끼, 지엔, 이산쌤, 조화쌤이 정말 고마웠다.
p.s 다음에 또 하고 싶다.
p.s 그리고 또 중요한 게 빠져서..ㅋ!
제가 지엔이랑 은율이랑은 마음이 불편했어요. 근데 즉흥극하고 마음이 놓이고 편해지고 친근감이 들어요. ㅎ
관계회복일 수도 있는데 것 보다 제 맘속에서의 회복이 일어났어용!
*은율이
2번이나 한 즉흥극. 첫날 엄청 기대를 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갔다. 이산 선생님이 반겨주셨고 우리는 간단한 몸 풀기를 하고 말 그대로 즉흥적으로 생각해서 하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재미있었고 집에 올 때는 몸이 많이 피곤했다. 그리고 두 번째 때는 좀더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참여할 수 있어서 더 재미있었고 좋았다.
*여신
서로의 꿈 이야기를 보면서 자신의 심리상태와 그런 것을 반영해서 눈물을 흘리고 많이 느꼈고 나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꿈을 많이 꿔서 여러 가지 꿈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이 그 상황을 연기하고 만약 꿈을 더 꿨으면 정말 있을 법한 이야기와 상황을 더 많이 만들어줘서 참 재미있었던 것 같다.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은율언니의 꿈이었다. 전염병이 돌아서 좀비들이 많은 어떤 지역에서 은율언니랑 친구가 무서움에 떨며 다니다가 친구가 좀비에게 잡혀가는 꿈이었다. 그 이야기에서 선토끼랑 은율언니가 사람역할이었고 나는 좀비를 했다. 막 돌아다니다가 “인간 냄새가 나” 하면서 아이들에게 공포를 주고 ㅋㅋ 선토끼를 순식간에 붙잡아 끌고 가다가 물었다. 그 순간 선토끼는 좀비로 변신했고 다같이 좀비 놀이를 했다. 정말 재밌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8가지 강, 약, 빠르기를 배우고 제시어를 내 마음대로 그 여덟 가지로 표현하는 것이다. 정말 재미있었다. 오늘까지 즉흥극 수업을 종결했다. 오늘 했던 내용들은 전부 너무나 재미있었다. 그리고 내 몸이 피곤하지 않아서 참여도 정말 열심히 하게 되어서 기뻤다. 하는 내내 웃었던 것 같다. 오늘 수업을 통해서 나에게 많은 생각과 심리의 변화를 줘서 너무 좋다. 이산쌤에게도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ㅎ-ㅎ
*부엉이
즉흥극을 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그냥 보는 것 인줄 알았는데 나도 직접 참여하여 연극을 하였다. 연기에 관심이 없었고 할 줄 몰라서 남감 했던 나에게는 나를 더 알아가는 체험이었던 것 같다. 자유롭게 나의 기분을 표현할 수 있었고 연기자들이 연기를 할 때 틀에 박히고 제한되어 있는 대본을 연기하는 것이 아닌 즐겁게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체험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동물과 기계를 몸으로 상상해서 만드는 장면이었는데 언니들이 너무 생생하게 묘사하여 함께 공감하고 웃음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다. 물고기가 몸에서 헤엄치는 상상도 인상적이었고 잠도 잘 못 자던 내가 불이 밝은 곳에서 쉽게 잠도 잤다. 모든 생각을 연극으로 표현 가능하다는 것이 재미있었고, 즉흥극을 통해 열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언니들의 마음도 읽을 수 있었고 언니들과 함께 연극을 하면서 더 소통하고 친해질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언니들과 함께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협동심도 생겼고 서로를 이해해 줄 수 있는 마음이 들었다. 연극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동작의 한계도 느껴졌고 무엇보다 선생님의 지도로 더 효율적으로 적극 참여할 수 있었고 즉흥극을 주도하신 쌤께 너무 고맙습니다! 난생 처음 경험해보는 체험이었고 내가 못할 것이 없다는 자심감이 생겼다. 연기가 별거 아니구나! ㅋ하하하 너무 재미있고 신비롭고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즉흥극을 했던 그 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라
머릿속으로 생각해내는 연기가 아니라 몸이 하는 대로 맘대로 하는 연극이라고 하셨다. 대사를 읊고 외우고 연기하는 그런 프로그램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늑한 지하공간, 편안한 조명이 참 좋았다. 선생님과 열림터 식구들이 둘러앉아 오순도순 담소도 나누고 차도 한잔씩 마시면서 긴장을 풀고 나선 즉흥극을 시작했다. 우선 준비운동부터 천천히 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동작운동을 하고 다른 사람이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었다. 국민체조부터 시작해서 나무자세의 어려운 요가자세까지 나왔다. 다들 신나게 웃으면서 운동을 즐기고 말하면서 몸짓도 같이 하는 방법도 배웠다. 내가 가장 좋아하던 것은 띄우기 기법이었다. 아련하게 날리는 방법이 너무 맘에 들었다. 그 외에도 아주 다양한 기법이 있었다. 썰기, 주먹쥐고 치기, 튕기기, 벽에 맞대기 등등...또 재미있는 것도 했다. 2인조로 짝을 지어 상대방에게 실이 있다 치고 실타래 감듯 이끄는 방법이었다. 처음에는 어색해서 웃음이 나왔지만 점차 진지하게 했다.
마지막에는 다른 사람의 꿈을 듣고 각각의 두 그룹으로 짜서 상대방의 꿈을 마치 내가 꾸듯 재연하는 것이다. 나는 꽃밭에서 나비를 만나는 꿈이었다. 재밌는 꿈, 신기한 꿈, 무서운 꿈도 있었지만 한 언니의 슬픈 꿈을 재연하는 걸 봤을 때 마음이 아팠다. 연극 선생님이 다가가 연기하는 사람들 틈에 끼어 ‘괜찮아, 다 괜찮아질 거야.“ 이 장면이 자꾸만 사진으로 찍어놓은 듯 머릿속에 심어져있다. 언니가 눈물을 글썽이며 고맙다고 했을 때 울음이 나올 것 같았지만 꾸욱 참고 들었다. 내가 울면 모두들 억지로 참고 있던 눈물이 하나 둘씩 나올테니까. 옆에 누가 울면 나도 같이 울고 싶어질 테니까. 억지로 웃으며 화기애애하게 마무리 하고는 오늘 한 즉흥극을 몸짓으로 표현하는 마무리 운동도 하고는 뒷정리를 하고 다같이 집으로 갔다. 뜻 깊고 즐거웠던 하루였다. 색다른 경험을 해서 즐거웠다.
*선토끼
즉흥극은 2번이나 했지만 긴장이 되었다. 했던거 또 할까봐 재미없을까봐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재미있었고 하는 내내 정말 적극적이었다. 정말 재미있었고 사람들이 감정과 자기이야기를 즉흥으로 표현했는데 사람들이 나의 연극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거 좋아하는 거 슬퍼하는 걸 보면서 뿌듯하기도 했고 언뜻 나도 감정이입이 되어 마음을 치료하는 과정이 보였다. 사람들의 반응을 즐거워했던 것 같다. 연극을 하는 내내 즐거웠고 좋은 추억을 남긴 것 같다.
각자의 방식으로 경험한 즉흥극 시간이 열림터 생활인들의 마음 한 켠에 따뜻함으로 남기를 바라며,
즉흥극을 재미있게 알려주신 이산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