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소식지
열림터에 연대의 마음을 보내주시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자세로 이 편지를 읽고 계신가요? 업무공간에서 반듯한 자세로 이메일을 켜서 찬찬히 읽어보시는지요, 지하철에서 이동 중에 메일 앱을 켜고 후루룩 훑어보시나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잠들기 전에 누워서 휴대폰을 치켜들고 보는거랍니다. 하지만 그러다 휴대폰을 떨어뜨리면 다칠 수 있으니 다들 조심하셔요.
열림터에도 휴대폰을 얼굴에 떨어뜨리는 것과 같은 아픔들이 일어납니다. 모든 사람 사는 곳과 마찬가지로요.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마스크를 벗었더니 우후죽순 감기에 걸렸구요. 출근하기 싫어 끙끙 앓다가 몸까지 앓는 일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길을 가다 발을 헛디뎌 넘어진다던지 하는 일도 있었구요. (다행히 많이 다치진 않았어요😁) 모두 일상의 일부죠.
감기몸살에 걸리거나 ‘으악!’ 하고 넘어지면 그걸로 끝나지 않죠. 우선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내가 어떤 상태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그렇게 나를 잘 다독여야 하루가 굴러가니까요. 오늘 만나기로 했던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사정을 알려야 하구요.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상비약이 있는지도 살펴보구요. 더 아파지기 전에 병원에도 가야 하구요.
그렇게 급한 불을 끄고 나면 천천히 생각해볼 수 있겠죠. ‘어유, 감기 걸린 사람이랑 같이 밥 먹을 때 반찬을 덜어낼 걸 그랬어. 따뜻한 물 많이 마셔야지.’ ‘출근하는 건 왜 이렇게 힘들까? 아마 같이 일하는 사람 때문일거야.’ ‘나는 왜 하필 그렇게 큰 대로에서 넘어졌지? 사실 너무 부끄러웠어. 그래도 잘 일어나서 집에 왔다.’ 이런 생각은 나의 하루하루를 정리할 때 꼭 필요한 일입니다. 참, 하루를 되돌아볼 때 자책하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그런데 하루동안 있었던 일을 혼자 품고 있으면 좀 외롭잖아요. 그러니까 여러 사람들과 나눌 수 있으면 좋을거예요. 진지한 일도 사소한 일도요. 열림터에서는 그래서 ‘오늘 뭐 했어요?’ ‘그래서 어땠어요?’ 하는 질문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평소에 나의 이야기를 잘 털어내고 정리하면 몸도 마음도 좀 가뿐해지고, 매일의 일상을 편안하게 살아내고 사건과 사고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올해도 열림터는 글쓰기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생활인들은 마음에 드는 글을 읽고 자신의 이야기를 씁니다. 모쪼록 하고 싶었던 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시간 되길 바라요. 올해 생활인들의 글쓰기도 문집으로 엮어낼 계획이에요. 기대해주세요. 😎
이렇게 이번 소식지를 마무리 지어봅니다. 이번 달은 신변잡기 버전으로 써봤는데 어떠셨나요? 좀 어색했을까요? 하지만 뭐, 신변잡기라는 것 곧 사람 사는 얘기고, 열림터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 제일 중요하니까요. 그러니까 이런 소식지도 괜찮다고 필자 스스로 합리화해봅니다. 그리고 웬 고양이 사진이냐구요? 귀여운 것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무슨 일이든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잖아요.
편지를 읽는 여러분 모두
귀여움의 힘과 함께 마음에 있는 일은 잘 털어낼 수 있길 바랍니다!
열림터 수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