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소식지
열림터에 우정을 보내주시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제 여름도 가고 정말 가을이 왔네요. 추위를 많이 타는 저는 벌써부터 옷을 껴입고 겨울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쉴새없이 에어컨을 돌려야 살만하던 열림터에도 에어컨 소리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벌써 9월이 갔어요.
열림터 소식지를 쓰려고 한 달을 돌아보았습니다. 열림터의 9월은 어땠던가. 참으로 정신없는 한 달이었던 것 같아요.
사진: Unsplash 의 Tim Zankert
9월엔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하는 생활인들이 있었습니다. 모든 피해생존자들이 그렇겠지만, 재판을 마주하는 마음은 참 다양합니다. 가해자가 벌받았으면 좋겠다는 분노, 가해자를 마주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나의 피해가 인정되어 위로받고 싶은 마음, 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으면 하는 불안, 더 이상 이런 폭력을 겪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소망, 또 이 폭력을 말해야 한다는 부담, 재판은 뭐길래 이렇게 늦게 열리나 하는 조급함, 재판에서 가해자를 똑바로 마주하고 싶은 마음, 동시에 재판에 가기 두려운 마음.... 이 모든 마음들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할 수 있는 것은 꾸준한 지지입니다.
‘판사도 옆집 아저씨라고 생각해. 너무 떨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오면 돼’, ‘가해자 변호사가 이상한 소리를 할 수도 있어요. 가령 그때 왜 바로 저항하지 못했냐 같은 거요. 그런데 ○○는 그때 저항할 수 없었던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아니면 ○○이 했던 저항이 있을걱잖아요. 그런 걸 똑바로 말해주면 돼요.’ ‘가해자는 거짓말을 할 수도 있죠. 가해자니까요. 그치만 □□는 사건을 겪은 피해자고, 진실을 알고 있잖아요.’
사진: Unsplash 의 Viva Americ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