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소식지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게 될 줄 몰랐습니다. 숙직 날이면 내가 교원자격증을 땄던가? 싶을 정도로 "쌤~"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한 번도 선생님으로 부르라 한 적 없지만, 평등한 관계를 지향하는 우리 관계에 이 호칭... 괜찮은걸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여간, 숙직하게 되면 하루 종일 생활을 함께하니 잔소리와 지시 사이의 어떤 말을 평소보다 더하게 됩니다. "쌤"으로 불리는 판이라 잔소리로 들릴까봐 '말할까, 말까?' 몇 번 되감아 보고요. 그럼에도 연달아 말문이 터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미묘하게 불편한 그 상황을 웃음바다로 물들인 이가 있습니다.
#1.
A: 낙타 쌤 파스타 소스 병 좀 따주세요.
낙: 됐다!
A: 와... B, 어떻게 생각해?
B: 강하다고 생각해.
낙: 아니, 식사당번이면서 이렇게 지각하면 어떡해~~!!
A: 낙타쌤은 말빨도 강하고 힘도 강하네요.
지켜보던 B: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낙: 오늘 대청소잖아요?
A: 네, 맞아요!
낙: 그런데, 대청소에 물티슈를 써요?
A: 쌤~ 락스로 다 한 거고, 닦기만 하는 거예요!
낙: 대청소니까 행주랑 걸레 써야죠. 작은 청소에만 물티슈 쓰잖아요~
A: 근데 락스도 뿌렸고~
낙: 다 알면서 모르는 체하는 거 티 나요!
A: ㅎㅎㅎ그래요?ㅎㅎㅎ
지켜보던 B: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A: 낙타 쌤 저녁 다 먹고 수다 떨어요. B, 쌤 못 가게 잡아!
지켜보던 B: 내가?! 내가???
어떤 상황에도 땡그랗게 눈을 뜨고 웃음바다를 항해하는 A. 이 또한 A의 재능이 아닐까요? 능구렁이 재능에 박수를 보내주세요!
열림터 활동가 낙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