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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도 변화

성폭력 및 여성 인권 관련 법과 제도를 감시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법 제·개정 운동을 소개합니다.
2010년도 성폭력 수사재판 디딤돌, 걸림돌 발표!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전국성폭력상담소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의 시민감시단장을 맡아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1일 전성협 시민감시단은 2010년 성폭력 수사재판 여성인권 디딤돌(6건), 걸림돌(5건), 특별상(2건)을  선정하여 발표하였습니다! 



2010년도에 선정된 사례 중에는 장애인성폭력과 관련된 사건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장애인성폭력 사건에서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건의 유일한 증거인 진술의 신빙성을 일방적으로 배척하여 피해자들에게 이중의 고통을 안겨주는 일이 번번히 발생하였습니다. 위력에 대해서도 육체적인 것만을 인정하는 재판부의 협소한 태도 때문에 판결 오류가 자주 발생하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서울남부지법 제1형사부(손왕석 재판장, 김기수 판사, 강윤희 판사)는 무죄가 선고된 1심판결을 반박하고 지적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진술의 일관성 및 신빙성을 판단하고, 가해 수단인 ‘위력’또한 가해자의 사회·경제·정치적인 지위 등을 포함하여 넓게 해석하여 가해자에게 실형을 판결하여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별상을 받은 김나영 사회복지사는 자신의 지원하는 장애인 가족의 피해를 발견하여 신고하고 다각적으로 지원하여 외부 지원자가 성폭력 사건을 발견하였을 때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 모범을 보여준 분이십니다. 

故 장자연의 죽음 이후 세상에 많이 알려진 여성연예인 인권침해 실태는 매우 심각한데도
연예인 직업의 특성 상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아 해결방안을 찾기 어렵습니다.
디딤돌을 수상한 서울서부지검 박은정 검사는 방송연예산업의 구조와 특성을 반영해 법리를 구성하고 피해자가 공정한 수사를 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 수사검사와 공판검사를 겸하는 등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반면 피해자의 학력이 높다는 이유 등을 문제삼아 성폭력 피해를 인정하지 않는다던가,
피해자의 행실을 문제삼는 구태의연한 통념과 편견으로 성폭력 사건을 판단하는 경우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법과 제도로 보장되어 있는 피해자의 권리를 공판과정에서 무참히 침해하여
2차피해를 유발하는 문제들도 여전히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디딤돌 수상자>

 

1. 여성 연예인 성폭력 사건을 방송연예산업의 구조와 특성을 반영해 법리를 구성하고, 사건발생지인 서울에서 기소하여 피의자의 주소인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방지하였으며, 수사검사와 공판검사를 겸함으로써 피해자가 공정한 수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여성연예인의 성적자기결정권을 보장한 [서울서부지검 박은정 검사]

2. 피해자의 모가 가해자가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며 고소의사가 없음을 밝혔으나 보호자의 동의 없이도 피해자(미성년)의 처벌의사에 따라 처벌할 수 있음과 인지수사 의사를 밝히고 수사를 진행하고 성폭력 상담소에서 제공하는 피해자의 안전과 피해자 가정의 전체적인 사회적 서비스를 알려주는 등 다양하게 조력한 최윤숙 경사 [전북 익산 경찰서 형사과]

3. 가해자 보호자들과 피해자 보호자의 초기 수사 단계에서의 합의와 별도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의한 특례법 위반(장애인에 대한 간음 등)에 근거해 가해자 16명을 전원 기소한 [대전지방검찰청 김주현 검사]

4. 지적장애인의 진술의 일관성 및 신빙성 결여로 가해자에게 무죄가 선고된 1심판결을 반박하고 지적장애인의 진술의 일관성 및 신빙성 결여의 문제를 ‘증거 없음’으로 배척하지 않아야 하며 성폭력의 수단인 ‘위력’을 가해자의 사회·경제·정치적인 지위 등을 포함하여 넓게 해석하여 가해자에게 실형을 판결한 [서울남부지법 제1형사부의 손왕석 재판장 및 김기수 판사, 강윤희 판사]

5. 정신지체2급 피해자의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고 피해자의 항거불능 여부를 피해자의 정신상 장애의 정도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의 신분을 비롯한 관계, 주변의 상황 내지 환경, 가해자의 행위 내용과 방법, 피해자의 인식과 반응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해석하여 장애인성폭력특별법의 입법취지를 제대로 살린 [대구지방법원 제12 형사부의 임상기 재판장, 박강민 판사, 박정원 판사]

6. 성폭력 피해로 인한 임신 및 출산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 ‘피의자’ 신분이 된 성폭력 피해자를 검찰진술과정에서 ‘피해자’ 신분으로 인식 전환해 피의자를 기소유예처리하는 등 성폭력 피해자 권리를 보장하였으며 사건 이후에도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전주지방검찰청 이상민 검사]

 

<걸림돌 수상자>

 

1. 의부에 의한 강간피해를 입은 미성년피해자의 진술에 대해 폭행이나 협박에 대한 진술이 불분명하여 여러 공소 사실 가운데 하나만 인정해 양형하고, 피해자의 과거의 성경험 등을 거론하며 재판과정에서 2차 피해를 유발한 [대전지방법원 12 형사부 서민석 판사(재판장), 김세현 판사, 김세준 판사]

2. 잘못된 성폭력 통념에 근거하여 개인 및 아동의 특수성과 친족성폭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남성 및 비장애인의 자의적인 판단에 근거하였으며 1심 유죄(2년 형)의 근거가 되었던 증언 및 진술 자료들을 누락시키고 무죄 판결을 내렸으며 재판과정에서 2차 피해를 일으킨 [서울고등법원 제10형사부 이강원 판사(재판장), 백승엽 판사, 반정모 판사]

3. 원심 판결과 달리 피해자의 모와 가해자의 사실혼을 인정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인지수준이나 정황상 성폭력으로 볼 수 없다며 가해자의 무죄를 판결한 [광주고등법원 전주 제1형사부의 이상주(재판장), 박헌행 판사, 송선양 판사]

4. 산부인과 의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건에 대해 1심의 징역3년형을 파기하고 증거가 불충분하며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판결한 [광주고등법원 전주 제1형사부의 이상주(재판장), 박헌행 판사, 송선양 판사]

5. 지적장애인 성폭력 사건의 핵심을 보지 않고 주변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춰 피의자가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를 위계로 기망하여 성폭력했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이유로 혐의 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린 [수원 지방검찰청 성남지청 김덕곤 검사] 

 

<특별상 수상자>

 

1. 장애인부모회에서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며 지적장애인의 성폭력사건을 발견해 이를 신고하고 다양한 자원을 제공한 [창녕군 장애인가족 지원센터의 김나영 사회복지사]

2. ‘T교회 목사의 여신도 성폭행 미수 피소 및 이하 과정’을 성폭력 피해여성의 입장에서 보도하고자 노력한 [김영수 시티뉴스 기자]

 

(선정사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첨부파일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