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도 변화
[논평] 언제까지 동성애 처벌 국가라는 오명을 유지할 것인가
한국 정부는 합의하의 성관계를 범죄시하는 군형법 제92조의6을 폐지하라
- 11월 9일, 유엔 국가별 정례인권검토에서 6개국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 권고
올해 4월 전례 없는 성소수자 군인 색출 수사, 구속과 처벌 사건은 한국 사회 성소수자들과 시민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한국이 합의에 따른 동성간 성관계를 처벌하는 국가라는 사실이 명명백백 드러났기 때문이다. 자신의 존재를 국가가 범죄시한다는 현실을 마주한 성소수자들의 존엄은 무너졌다.
'인권’을 강조하는 정부가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를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도 산산히 부서졌다.
현 정부는 동성애처벌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동성애처벌국가의 오명을 자처하고 있다. 국방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군형법 제92조의6 유지가 자신의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국방부는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를 요구하는 시민사회에 면담요청에 대한 답변에서 "성도덕과 군기강 와해" 운운하며 동성 군인간 성관계에 대한 과장된 공포를 드러냈다.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히지만, 군인 신분이라고 해서 성적자기결정권을 비롯한 기본권에 예외가 있을 수 없으며, 이성간 성관계에 부여되지 않는 근거 없는 혐의를 동성간 성관계에 덧씌우는 행태는 혐오의 발로일 뿐이다. 군형법 상 추행죄 조항은 동성간 성관계를 추한 행위로 보고, 합의 하의 성관계를 처벌하는 전형적인 동성애 처벌법이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정부의 성소수자 인권 옹호는 위선임이 드러난 일도 있었다. 올해 한국 정부는 제3차 유엔 보편적 정례검토 대상국이었다. 심사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추행죄 조항이 군기강을 위해 필요한 법률이라고 변명하며, 이 법률로 올해에만 10명이 기소됐다는 부끄러운 사실을 시인했다. 이 가운데 4명이 이미 유죄판결을 받았다.
정례검토 결과 프랑스, 아일랜드, 캐나다, 코스타리카, 네덜란드, 덴마크는 합의하의 동성 성관계를 처벌하는 법률인 군형법 92조의6를 폐지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군형법 제92조의6을 유지하며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않는다는 것은 궤변에 불가하다. 한국정부는 군형법상 추행죄를 폐지하라!
2017년 11월 17일
군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사)한국성폭력상담소/ 6개 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