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도 변화
[2020.12.31. 기자회견문 ‘낙태죄’없는 2021년 맞이 기자회견]
처벌의 시대는 끝났다!
‘낙태죄’ 없는 2021년, 새로운 세계를 향한 10대 과제를 선포한다!
오늘 우리는 처벌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고 ‘낙태죄’없는 2021년,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2021년 1월 1일 마침내 '낙태죄'는 효력을 상실한다. 수많은 여성들의 용기있는 외침으로 이뤄낸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형법 제269조 제1항, 제270조 제1항(중 ‘의사’에 관한 부분)은 오늘 2020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더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로써 한국은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낙태죄'의 위헌성을 확인한 후 새로운 처벌 조항을 마련하지 않고 임신중지 비범죄화를 이룬 국가가 되었다. 단순히 개정입법 시한을 넘기는 방식의 비범죄화가 아니라 보다 명확하게 권리를 보장하는 입법적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나, 한국의 비범죄화는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전례를 만들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여전히 처벌과 규제의 틀 안에서 안전한 임신중지에 대한 접근성과 성과 재생산 권리를 제약하고 있는 나라가 많은 현실에서 한국은 처벌 없이 새로운 진전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수십 만의 여성과 시민들이 용기 있게 경험을 나누고 '낙태죄' 전면 폐지를 촉구해온 결과다. 새로운 시대를 함께 만든 그 모든 장면을 반드시 역사로 기록하고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낙태죄’ 없는 새로운 세계를 향한 외침에 계속하여 화답하면서, 우리의 힘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더 이상 여성의 몸이 인구관리의 도구로 여겨지지 않고 헌법으로 보장된 인간의 존엄이 여성에게도 적용되는 사회, 성관계, 피임, 임신의 유지와 중지, 출산, 양육 등에 관한 권리가 개인의 결정권 차원을 넘어 노동, 교육, 주거 등에 관한 사회적 권리와 함께 연결되고 평등하게 보장되는 사회, 결혼여부와 장애여부, 소득수준, 인종과 성적 정체성 등에 상관없이 낳을 권리와 낳지 않을 권리가 모두 온전하게 존중되는 사회를 이루어 나갈 것이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은 ‘낙태죄’ 없는 2021년, 새로운 세계를 향한 10대 과제를 제시한다.
하나, 유산유도제를 공적 도입하고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하라.
하나, 임신중지 관련 의료 행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라.
하나, 의료현장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편견없이 최선의 의료행위가 제공되도록 의료인 교육·훈련 보장하라.
하나, 의료기관 간 연계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보건의료체계 및 인프라를 재정비·마련하라.
하나, '낳을 권리'와 '낳지 않을 권리'가 보장되는 교육 환경과 노동조건을 마련하라.
하나,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성교육을 시행하라.
하나, 피임접근권을 강화하라.
하나, 출생, 양육, 입양 등 관련 법제도를 개선하라.
하나, 임신중지로 인한 차별과 사회적 낙인을 해소하라.
하나, 처벌이 아닌 권리 보장으로! 효력을 상실한 두 조항을 비롯해 형법 제27장 ‘낙태죄’를 형법에서 전면 삭제하고, 성과 재생산 권리를 보장할 국가의 책임을 명시하라.
국회와 정부는 여성의 존엄을 침해해 온 낡은 법에 매달린 구시대의 망령에 현혹될 것이 아니라, 여성의 존엄과 권리를 향한 새로운 시대에 복무하라. 처벌의 시대는 끝났다! 안전한 임신중지와 재생산권이 보장되는 2021년을 맞이하자!
2020. 12. 31.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건강과대안, 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노동당, 녹색당, 민주노총,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노동건강연대,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불꽃페미액션,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성과재생산크리스천포럼, 성적권리와재생산정의를위한센터 셰어SHARE, 여성의당, 여성환경연대,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장애여성공감, 전국학생행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진보당, 탁틴내일,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