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도 변화

성폭력 및 여성 인권 관련 법과 제도를 감시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법 제·개정 운동을 소개합니다.

[후기] 강간죄, 우리가 바꾸자, 지금 여기에서! 연속 특강과 토크콘서트

2021-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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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7일(화), 8월 20일(금) 오후 7시 30분 온라인 화상회의(ZOOM)에서 '강간죄'개정을위한연대회의가 주최하는 연속 특강 <강간죄, 우리가 바꾸자, 지금 여기에서!>가 두 차례 진행되었습니다.

1강 <형법상 성폭력 법체계 : 성적자기결정권 의미를 중심으로>는 장임다혜(한국형사정책연구원 기획팀장)님이 강간죄를 비롯한 형법상 성폭력 법체계가 현재 어떻게 규정되어 있는지, 법적 쟁점은 무엇이고 어떤 점이 문제인지, 해외 사례는 어떤지 등을 짚어주었습니다. 어쩌면 어렵고 머리 아픈 특강이었는데도 150여 명이 넘는 참여자가 마지막까지 함께해주었습니다. '강간죄' 개정 운동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연대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2강 <'강간죄'개정운동, 역사와 과제>는 이미경(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님이 그동안 반성폭력 운동이 어떻게 '강간죄' 개정이라는 의제를 다루었는지 돌아보고, 그 의미와 한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주었습니다. 1강에서 이론적인 배경과 당위를 설명했다면 2강에서는 실질적인 실천과 전략을 다루었습니다. 강연이 끝난 후에는 질의응답이 이어졌는데, 많은 참여자들이 채팅을 통해 자신이 '강간죄' 개정의 필요성을 느낀 계기를 이야기 나눠주었습니다. '강간죄'개정을위한연대회의 활동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소통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어서 8월 24일(화) 오후 7시 30분에는 한국성폭력상담소 유튜브를 통해 토크콘서트 <강간죄, 우리가 바꾸자, 지금 당장>을 진행했습니다.

김혜정 활동가(한국성폭력상담소),

비동의강간죄 개정안을 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한 류호정 국회의원(정의당),

서혜진 변호사(더라이트하우스 법률사무소),

연대자 D(반성폭력 활동가),

총 4분의 패널과 사회자 이소희 활동가(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가 한 자리에 모여

'강간죄' 개정이라는 주제로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온라인 행사였습니다.

토크콘서트는 한국성폭력상담소 유튜브를 통해 다시보기가 가능합니다. 시간 내어 꼭 한번씩 봐주시고 주변에 널리 공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https://youtu.be/MuOkHAR74gk

이번 연속 특강과 토크콘서트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현행법상 성폭력 관련 법 체계의 문제점을 알리고, '강간죄' 개정을 반대하는 논리에도 명확하게 반박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법 개정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성폭력에 대한 인식과 사회 문화도 함께 변화해야 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법이 바뀌지 않으면 수사재판기관은 계속 강간죄 성립 여부를 '폭행 또는 협박'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피해자가 얼마나 강하게 저항했는지'를 기준으로 삼을 것입니다. 따라서 강간죄를 '동의' 여부로 바꾸는 것은 무엇을 성폭력으로 바라볼 것인지 인식을 바꾸고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어떻게 동의를 받았는지'를 기준으로 바꾸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경찰, 검찰, 법원, 언론 등이 '모텔에 따라갔으면 동의다', '강하게 저항하지 않았으면 동의다' 등의 잘못된 성폭력 통념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다면, 아무리 법이 바뀌어도 성폭력 문제해결은 여전히 어려울 것입니다.

법 개정 운동과 더불어 무엇을 '동의' 또는 '비동의'로 볼 것인지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함을 실감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적극적 합의' 관련 캠페인을 지속하는 이유와 의미를 새삼 돌아보게 되었고, 앞으로도 '성적 동의'와 '적극적 합의' 관련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열심히 활동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