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사안대응
오거돈성폭력사건 1년, 피해자에게는 일상을, 가해자에게는 엄벌을!
피해자 일상회복 및 권력형성폭력 없는 부산을 위한 공대위의 입장
오거돈성폭력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되어간다. 오거돈은 강제추행을 인정하고 사퇴하였다. 지난 1년 우리는 오거돈의 권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실감했다. 언론은 본질을 비껴간 온갖 가십성 기사를 양산하였고, 허위사실에 근거한 비방이나 수많은 악성 댓글은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로 이어졌다. 정치인이자 고위공직자인 오거돈의 행위에 대해, 소속정당의 진정성 있는 사과나 정치권 내부의 성평등 인식의 부재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기대하였으나 각 정당은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 성폭력 사건을 정쟁화시키기에 급급하였다. 결국, 피해자에 대한 안전보장과 일상회복을 위한 기본적인 지원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와 지원자에 대한 압박이 지속 되었다. 또한, 경찰과 검찰은 조사라는 명목으로 성폭력 사건과는 관계없는 내용까지 피해자와 주변인에 대한 조사를 반복하면서 기소를 지연하였고, 법원도 오거돈에 대한 구속수사를 두 번이나 기각함으로써 피해자를 고통스럽게 하는데 한몫을 하였다.
그동안 우리 공대위는 피해자의 일상회복과 가해자 엄중 처벌을 위해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활동을 지속해 왔다. 부산시청에 수차례 항의 방문을 하였고, 2차 가해 댓글에 대한 삭제 요구 및 형사고소를 진행하며 엄중히 대응했다. 오거돈에 대한 구속이 기각되고 기소가 지연되는 상황에서는 검찰과 법원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 검찰청 앞 릴레이 1인 시위, 전국적인 탄원서 조직 등 가해자에 대한 기소를 위해 싸웠다. 그리고 드디어 8개월 만에 오거돈은 기소되어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어렵게 잡한 첫 공판도 보궐선거 뒤로 재판을 연기하며 사건을 또다시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였다. 오거돈은 반성하기는커녕 자신의 부와 권력을 이용해서 법원장 출신 변호사, 검사장 출신 변호사, 법무법인 부산 등 보통사람은 한 사람도 선임하기 어려운 변호사를 9명이나 선임하며 인정하지만 기억이 안난다는 억지주장을 하며 처벌을 피하려 하고 있다. 이제라도 겸허히 본인의 죄를 그대로 인정하고 호화변호인단 선임을 취소하고 처벌을 받아야 한다.
또한 우리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번 선거는 시장의 성폭력으로 인한 선거임을 잊지말아야 하며, 피해자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반성폭력, 성평등에 대한 후보자들의 책임감 있는 응답이 있어야 한다. 이에 두 후보는 피해자에게 사과하였고, 우리는 후보들의 사과와 응답에 작은 기대를 걸어본다. 하지만 진정한 사과는 실천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것을 후보들은 명심하기를 바란다.
앞으로 기나긴 법정 싸움이 기다리고 있고, 아직도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오서돈성폭력사건공대위는 피해자에게는 일상이, 가해자에게는 엄벌이 돌아가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피해자의 곁에서 계속 싸울 것이다. 더불어 오늘 부산시민 앞에 엄숙히 서약 할 두 부산시장 후보 중 누가 당선되든지 약속한 모든 것이 이후 실제 시정을 통해 어떻게 실현되는지 감시하고 변화를 추동하는 역할을 지속할 것이며, 성폭력이 없는 세상, 성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1년 3월 26일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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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문]
지방자치단체장의 성폭력 방지 책무, 성평등한 시정, 이제는 실행되어야 합니다.
오늘 이 기자회견은 여러 의미에서 무게가 깊습니다. 시청에서 일하던 피해자는 코로나 비상 업무 중에 강제추행을 겪었습니다. 가해자는 시장이었습니다. 피해자는 이를 문제제기했고 시장은 계속 책임을 미루다 결국 성폭력을 스스로 인정하고 사임했습니다. 그러자 이러한 결정과 총선이 시기상 관계가 있지 않냐며 피해자와 지원단체를 공격하는 ‘정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가해사실을 인정했던 오거돈 전 시장 측은 전관 호화 변호인단을 꾸렸습니다. 기소는 너무 더뎠고, 1심 공판은 미뤄졌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피해자는 살아 말하고, 문제를 지적하고, 일하고, 일상을 버티며, 사과를 요청하고, 직접 만나고 변화를 향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보궐선거운동이 25일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후보들은 직능단체를 만나고, 향우회를 만나고, 동우회를 만나고, 온갖 기관과 만나 협약을 맺고 서약을 하며 자신을 지지하는 ‘표’를 모으는 바쁠 시기일 겁니다. 그런데 이 자리는 그와는 다릅니다. 이 자리는 이 선거가 왜 있게 되었는지 다시 묻고, 시장이 되려는 분이라면 반드시 이뤄야 할 책무와 변화의 방향을 정확히 제안하고 약속을 받는 자리입니다.
우리나라 법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장은 성폭력 예방, 피해자 보호, 2차 피해방지의 책무가 있습니다. 며칠 전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으로 공공부문에서 성폭력이 일어날 경우 즉시 여성가족부 장관에 통보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제출해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그동안의 피해자들의 말하기를 통해 가능했습니다. 그에 더해 실제로, 반드시, 제대로 이행하라고 이 자리에서 촉구합니다. 그것은 성평등의 관점으로 시정을 보고, 부산을 보고, 사회를 바라봐야 한다는 요구를 또한 담고 있습니다.
오늘의 약속은 온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고통이, 사회적 문제의식이 되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그 장면을 함께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그 주역이 되시겠다고 나서신 분들을 엄중한 책임감으로 함께 지켜보겠습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피해자 대리인 기자회견 입장문
피해자가 작년 5월(2020. 5. 7.) 피고인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하고 고소를 제기한 지 약 1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가해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내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건이 종결되지 않은 탓에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여전히 2차 가해로 고통 받고 있으며, 피해자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 대한 2번의 구속영장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고소 제기 후 약 9개월의 기다림 끝에 올해 1월(2021. 1. 28.) 피고인이 기소되었고, 마침내 3. 23. 첫 공판기일이 지정되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 측의 기일변경신청으로 인해 4. 13.로 미뤄졌으며, 공판기일이 아닌 공판준비기일로 변경된 상황입니다. 피고인은 최초 경찰 수사단계에서부터 변호인을 선임하여 변호인이 동석한 상태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총 10명에 이르는 피고인의 변호인단은 2차례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면서 이 사건에 대해서 충분히 파악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피고인 측에서 절차진행을 지연시키려는 목적으로 기일변경신청을 한 것이 명백함에도, 재판부에서는 피고인 측의 기일연기신청을 허가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다른 통상적인 성범죄와 달리 부산시 최고 권력자의 지위를 이용하여 저지른 권력형 성범죄입니다. 가해자에게 엄중한 처벌을 하는 것이야말로 피해자의 일상회복을 위한 최우선 선결과제이고, 권력형 성범죄를 방지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입니다. 피해자는 최초 고소를 제기할 때에도 피고인에게 경미한 처벌, 즉 벌금형만 내려지거나 사건이 은폐 축소되는 것은 아닌지 크게 우려하였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이 가지는 무게에 대해서 통감하고, 더 이상 권력형 성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피고인에게 엄중한 처벌을 내려줄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