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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사안대응

공론화가 진행 중인 개별사례의 구체적인 쟁점을 알리고 정의로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활동을 소개합니다.
[후기] 제10차 대학로X포럼 <연극계 미투 이후, 우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았다>
  • 2025-03-26
  • 71

제10차 대학로X포럼 <연극계 미투 이후, 우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았다>를

지난 2025년 3월 17일(월) 오후 2시-5시, 서울 강북노동자복지관 5층 대강당에서 진행했습니다.

자원활동가 수민의 생생한 후기를 전합니다.



사진: 대학로X포럼


좋은 기회로 제 10회 대학로X포럼 <연극계 미투 이후, 우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았다>에 스태프로 참여한 월요 자원활동가 수민입니다~!


이번 포럼은 강북노동자복지관에서 했는데요, 아현역에서 구불구불 길을 올라가면 있는 곳이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분들과 대학로X포럼 관계자 분들, 그리고 여러 연대 단체 분들이 하나 둘 도착하셔서 함께 책상 배열하고, 다과도 펼쳐 놓고, 현장 사진도 찍다 보니, 포럼에 참여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모여주셨습니다. 포럼의 분위기는 포용적이면서 뜨거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발표자 분들의 뜨거운 마음이 전해지는 발표 내용들을 발표 내내 많은 분들이 경청해주셨고, 수어통역과 문자통역도 함께 진행되어 더 좋았습니다. 


2018년 2월에 시작된 연극계 미투 이후 7년, 아직도 가해는 사라지지 않고 백래시는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전 포럼에 참석하지 않아 몰랐는데, 제9차 대학로X포럼의 공론장에서는 가해자 옹호 발언, 2차 가해성 발언, 연극계의 위계폭력을 보여주는 발언들이 나왔다고 합니다. 이러한 문제 의식을 담아 열린 이번 제10차 대학로X포럼은 연극계 성범죄자 이윤택의 출소를 앞두고 연극계 미투 운동과 백래시, 그 이후 대응과 연대의 방향성을 나누는 중요한 자리였습니다. 특히 제 기억에 남았던 주제는 (매우 주관적인 기억이기는 합니다) 미투 이후 지속되는 가해/백래시 실태 정리, 피해자 모임의 회복 탄력성, 그리고 구조적인 차원의 개선방안이었습니다. 


사진: 대학로X포럼


1부 대응과 연대의 시간에서는 미투가 일으킨 변화들, 이윤택의 성폭력 이후 연극계 내부의 고민들, 공동의 기반을 만들고 구체적인 연대의 방향성을 위해 만들어진 아카이빙 작업, 당사자와 관계자, 관객을 아우르는 조사 결과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산 배우님의 "우리는 환경을 개선하는 주체임과 동시에 이 환경을 조직하고 있는 씨실과 날실"이라는 표현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연극에 대한 열정이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자원이 되는 환경에서 생기는 고민들을 공유해주셨습니다. 


2부, 서로를 지켜온 시간에서는 연극계 미투 피해당사자와 연대자들의 경험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방의, 보다 작은 규모의 극단에서는 어떻게 위계가 더 숨막히게 느껴지는지, 예술 대학이라는 좁은 집단에서, 사회에 처음 진입하는 사람들의 경험은 어떠했는지. 그러한 구조들은 또 어떻게 피해자를 안팎으로 몰아세우고 연대를 어렵게 하는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2017-18년 미투 운동 이전에는 #00계_내_성폭력 해시태그 운동도 있었는데요, 특정 업계의 성폭력 실태를 고발하는 것은, 어떤 곳에 소속되어 있으면서도 (가해자 중심의 위계적 구조 때문에) 자발적으로 본인을 타자화 해야 하고 그 업계의 결속과 본인이 그 안에서 쌓아온 것들을 스스로 끊어내야 하는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또한 동료들도 연루된 느낌으로 힘들어한다는 점도요. 어떠한 큰 뜻과 희망, 꿈을 품고 나의 성취로 나아가는 곳에서 힘 있는 사람들과 맞서는 것은 어떤지, 위계적인 분위기만으로도 얼마나 무력해지는지, 그리고 위계 폭력을 답습하는 연극계 구조가 얼마나 부당한지 조금이나마 제가 헤아릴 수 있게 해주셨던 솔직하고 감사한 발표들이어서 특히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이번 포럼을 아울러 느낀 점은 연대와 회복탄력성의 중요성이었습니다. 서로가 이야기를 나누고, 계속 관심을 갖고, 소리 내어 연대하는 것이 어떤 구체적인 힘으로 나아가는지 인상 깊었습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일들이 함께 모이니 가능해졌다는 발표자님의 말을 듣고 나는 어떻게 힘을 더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되었네요.



사진: 대학로X포럼


이어진 3부 종합토론에서는 플로어에서 여러 질문과 경험들이 쏟아져나왔는데요, 업계 바깥사람인 '관객'은 어떻게 연극계 미투에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 지역 극단에서의 경험, 피해 당사자가 아닌 경우 공론화/연대를 현명하게 하는 방법 등 구체적인 참여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이윤택의 출소가 도래했다는 것과 미투 이후에도 연극계 가해가 계속 되고 있다는 것에 사실 무겁고 답답한 마음으로 포럼에 왔는데요, 막상 와보니 이러한 자리들에서 직접 연대를 마주하고 용기 내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니 훨씬 가볍고 뭐라도 할 수 있는 마음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변화는 결국 당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으니까요!! 


덧붙여 저는 자원활동가로서 사무실에서만 가끔 볼 수 있었던 활동가들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 즐거웠던 기억입니다. 

뜻 깊은 자리에 함께하게 해주신 상담소에 특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화이팅!! 


📌제10차 대학로X포럼 <연극계 미투 이후, 우리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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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집 다운로드 https://www.sisters.or.kr/data/report/348 (다운로드 링크를 일시적으로 닫았습니다. 다음 주 중으로 다시 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