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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사안대응

공론화가 진행 중인 개별사례의 구체적인 쟁점을 알리고 정의로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활동을 소개합니다.
의대생 성폭력 사건, 각 대학의 의과대는 의료윤리 교육 과정에 반성폭력 의무 교육을 실시하라
  • 2011-06-16
  • 3244
 
 

-   성   명   서   -

 

 

 

의대생 성폭력 사건,

 

각 대학의 의과대는 의료윤리 교육 과정에

 

반성폭력 의무 교육을 실시하라

 

 

 

지난 5월 21일 발생한 '명문대 의대생 ' 성폭력 사건을 접한 시민들이 공분하고 있다. 6월 3일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건의 내용은, 수년간 함께 공부한 학우에게 3명의 학생들이 공모한 집단 성추행 및 동영상 촬영이었기에 시민들은 더욱 당혹하였다. 이후 학교측의 가해자 중심적 대처들이 문제가 되었으나, 시원하게 드러난 사건 처리 현황은 없다.

 

바로 어제, 경찰이 사건의 가해자들에게 특수강제추행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새로운 소식이 알려졌다. 시민들은 환영하며 가해자들의 법적 처벌 과정에 귀추를 주목하고 올바른 해결을 고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심각성은 해당 대학 공동체에서도 공유되고 있다. 재학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졸업생들은 릴레이 1인 시위를 하며 가해자 출교를 요구하고 있다,

 

 

‘예비 의사’들의 성범죄에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접한 시민들의 반응은 분노를 동반한 불안이기도 하다. 가해자들이 미래에 나의 몸을 진료할지 모르는 ‘예비의사’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의료기관에서 의사를 비롯한 의료진에 의해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은 꾸준히 존재해왔다. 환자들은 의료 행위자와 단 둘이 남겨진 은폐된 공간에서, 자신의 몸에 대한 정보의 약자로서 무기력해진다. 따라서 의료행위를 가장한 성범죄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환자들이 이를 인지하거나 문제제기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학교 측 가해 학생 징계안, 피해자의 인권과 학습권이 우선 반영되어야 한다.

 

이번 사건이 의료계의 책임으로만 해결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피해 당사자의 앞으로의 삶의 문제이다. 의사 수련 과정상 피해 당사자는 향후 십여 년간, 어쩌면 앞으로 평생을 가해자들과 같은 공간에서 마주쳐야 할지 모른다. 공동체 내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는, 성폭력 사건 뿐만 아니라 조직내 2차 가해와 배제로 그 조직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사건의 피해 당사자가 이와 같은 선택을 내리는 것은 막아야 한다. 따라서 고려대와 고려대 의과대학측은 피해자의 학습권과 인권을 우선 고려하여 가해자의 징계 및 학과 내 성폭력 예방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각 대학의 의과대학은 시민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을 양성하는 조직으로서 이번 사건에 책임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현재 의과대학의 교육과정에는 의료윤리가 의무교육 과목으로 마련되어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생명윤리 뿐만 아니라 인간의 몸과 마음을 직접 대하는 의료인으로서 스스로의 자세를 성찰할 수 있는 인권교육과 반성폭력 교육, 성인지 교육이 매우 필요한 교육 내용임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인턴과 레지던트 수련의 과정의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의 실행 현황도 철저히 점검되어야 한다.

 

그러나 의료계의 과거 성폭력 사안 대처는 매우 큰 실망을 안겨준 바 있다. 지난 2007년 성폭력 가해 의사의 면허 취소를 주요 내용으로 한 의료법 개정안이 의료계의 반발로 폐기되었던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국회에서는 성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의 면허 취소 방안 논의가 다시 시작되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의료법 개정안을 상정하고 심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이 특정 사안에 대한 정치적 행동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의료법 개정이 조속히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달리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번 사건에 대한 성명을 6월 9일 발표하고, 고려대측의 윤리교육 강화를 요구하였다. 협의회측이 본 사건의 심각성과 중대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성명 발표는 매우 고무적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이번 사건에 의료인으로서의 성찰과 연대책임의 의무를 통감한다면, 반드시 이번 의료법 개정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시민들이 갖게 된 의료계의 윤리의식에 대한 의심과 우려가 불신으로 바뀌지 않기를 바란다. 의료계와 고려대, 고려대 의학대학 측은 구체적인 대처 방안을 마련하여 시민들의 우려를 조속히 해소시켜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아울러 수사재판기관의 정치적 해석이나 판단을 배제한 정당한 판결이 이루어지는지 계속 주목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1. 각 대학의 의과대학은 의사 양성 조직의 책임을 지고 의료윤리 교육 내용에 실효성있는 반성폭력 및 인권 교육안을 마련하라!

1. 학교 측은 의사 수련 과정의 특성상 장기적으로 가해자와 한 공간에 머물러야 하는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발표하라!

1. 국회는 이번 사건으로 시작된 의료법 개정을 책임지고 통과시켜라!

 

 

2011년 6월 15일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장애여성공감 성폭력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