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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사안대응

공론화가 진행 중인 개별사례의 구체적인 쟁점을 알리고 정의로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활동을 소개합니다.
노조간부에 대한 성폭력,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 2011-06-29
  • 2817
 
 

[기자회견문]

 

 

용역업체의 성폭력 인권위 진정 공동기자회견


“노조간부에 대한 성폭력,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최근 경산삼성병원에서 발견된 용역업체의 수첩내용에 여성계는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수첩에는 노조간부의 실명과 함께 그 처리방안이라며, “성매매, 강간” 등 입에 담을 수 성폭력 범죄를 열거하고 있다. 그 추악한 범죄들이 여성 노조간부들에게 가할 행위이라는 것이 차마 믿고 싶지 않을 정도지만, 재능교육 등 각종 노조탄압에 동원돼 온 용역업체들의 실제 만행에 비춰본다면 그 내용은 단순한 메모에 그치지 않는다. 따라서 국가인권위는 용역업체들의 행각이 노조탄압은 물론 여성에 대한 심각한 인권유린임을 인식해, 그 배후와 경위에 대한 철저한 규명에 나서야 한다.  

사용자들에게 고용된 용역업체의 폭력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경산삼성병원 용역업체 CJ씨큐리티의 만행은 폭력적인 노조탄압이 여성노동자들에게는 ‘성폭력’이라는 형태로 가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부 남성들은 노조간부 이름과 처리방안, 그리고 잇달아 적혀있는 ‘성매매, 강간’ 등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심지어 증거가 있냐며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하기조차 한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심각한 폭언과 협박에 시달려 온 당사자들에게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당장의 현실이다. 이렇게 실체적 공포가 된 현실을 우리 사회는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어떻게 경찰 등 정부당국은 성폭력이 일어나고 피해자가 스스로 증거를 찾아내야만 그에 대처하겠다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가.  

우리 여성계는 그 극악한 내용이 단지 협박성 단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용역업체 직원들은 실제로 재능교육지부 여성간부들한테 의도적으로 몸싸움을 걸고 그 과정에서 성추행, 성폭력을 자행해왔다. 그런 재능교육의 노동조합 간부들에게 ‘강간’이라는 용역업체의 처리방안은 더욱 가까운 현실로 다가온다. 매일매일 겪고 있는 성폭력적 폭언들은 10년이 지나도 잊혀 지지 않는 치 떨리는 만행이다. 성폭력을 당해온 이들 여성조합원들은 아이를 둔 엄마들이다. 심지어 재능교육 용역업체는 아이들을 위해하겠다는 식의 협박까지 일삼았다고 하는데, 이 경악할만한 공포와 불안을 도대체 어디에 호소한단 말인가.  

사용자와 용역업체는 성폭력이 여성들의 삶에 얼마나 큰 고통과 상처를 주고, 그에 따라 행동을 위축시키는지 알고 있다. 때문에 그들은 노조탄압의 일환으로 여성조합원들에 대해 성폭력을 주요한 협박과 폭행수단으로 이용해 온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부와 경찰 등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민주노총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의 신변보호를 경찰에 요청했지만, 경찰은 용역업체의 폭력을 방관해온 전례를 답습하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가 몇 년 씩이나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폭력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사측을 방치했기 때문에 용역업체들은 법 위에서 날뛰며 여성들을 짓밟는다. 바로 이것이 정부가 결코 이번 일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이번 사건을 바로잡는 단초는 이미 수많은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용역업체 CJ시큐리티를 처벌하고 용역업체 허가를 취소하는 것이다. 또한 경산삼성병원과 재능교육 사측이 노동조합과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원만한 노사교섭을 통해 노사합의를 이뤄내는 것이다. 그에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오늘 여성계의 진정서 접수를 계기로 노조파괴를 목적으로 한 용역업체의 성폭력을 철저히 조사하고 그 배후를 규명해야 한다. 더불어 극악한 탄압 속에도 꿋꿋이 투쟁을 지속하고 있는 경산삼성병원과 재능교육의 여성조합원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우리 사회 모든 여성을 대표하여 연대하고 지지할 것임을 선언한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와 여성단체 및 진보단체들은 우리 사회의 상식을 바로잡기 위해서 이번 사건을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이 같은 사건이 다시는 발생되지 않도록 반노동조합적인 의식과 여성에 대한 폭력행위를 막기 위한 모든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11. 6. 28.
용역업체의 성폭력 인권위 진정 공동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공공운수노조 경산삼성병원분회, 다함께, 서비스연맹 전국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민변 여성위원회,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공동실천위원회,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전국노동자회, 전국여성노조, 전국여성연대,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진보신당 여성위원회, 한국노총,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