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국제 연대
- 2017-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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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9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 시위 후기
2017년 2월 8일 수요일, 제1269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 시위는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주관하여 진행했습니다. 경희-씨티 인턴십으로 상담소에서 인턴 활동가로 있었던 제가 이번 수요 시위에 사회를 맡게 되었습니다. (긴장) 추운 날씨에도 많은 분들이 자리에 와주셔서, 뜨거운 열기로 함께 구호를 외쳤습니다.
항상 수요 시위의 시작은 ‘바위처럼’ 노래와 율동을 하는데요. 저희 상담소 활동가들이 준비했었지만, 매주 소녀상지킴이로 활동하고 계신 대학생 분들이 율동을 해주셨습니다. 저희는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며, (몸치임에도 불구하고) 율동도 하고, 즐겁게 수요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이어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상임대표께서 경과보고를 해주셨습니다.
“일본 정부의 눈속임에 넘어가지 말자!”
강제 연행이란 ‘증거’에만 불을 켜는 것이 아니라 기만적인 ‘구조적’ 범죄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 정기 시위가 열리는 문제적 주체는 다른 어떤 누구도 아닌 ‘일본군’, 일본 정부에게 책임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일본 정부는 자꾸 말을 바꾸고, 진심으로 사죄하는 태도 없이 우리에게 증거가 없다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윤미향 대표님은 ‘우리가 함께 하기 때문에 힘들지 않다’, ‘우리의 손으로 진실을 규명하고, 역사에 기록하고, 일본 정부에게 책임을 묻는 이 수요 시위를 이어나가자’고 함께 다짐하였습니다.
이어진 순서는 상담소 활동가들과 함께 열심히 준비한 ‘수화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가수 인순이님의 ‘거위의 꿈’을 가지고 저희 활동가 전원이 함께 나와 공연했습니다. 준비한 시간은 비록 짧아도, 다들 열심히 참여하셔서 가사에 담긴 메시지를 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 날을 함께 해요.
계속해서 많은 분들이 자유 발언을 하며 이 수요 시위에 참여해주셨는데요.
특히 저희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주의상담팀의 신입 활동가 ‘배’, 열쇠고리, 팔찌를 제작하여 정의와기억재단에 기부해주신 여성시대, 의정부호원고등학교, 지난 날에 대한 반성과 앞으로 관심을 가지겠다고 다짐하는 명주현/주정호님, 끝까지 소녀상을 지켜내겠다는 대학생공동행동 윤재민님과 희망나비 윤혜지님, 왜곡된 역사를 저지하고 진실 규명을 원하는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님과 한양대지부 ‘사다리’ 권다슬님이 차례로 연대의 마음을 담은 발언을 해주셨습니다.
위의 발언을 들으신 많은 분들이 이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함께 응원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인 이미경(지리산) 활동가와 인턴인 제가 성명서를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금까지도 사죄하지 않는 일본 정부와 그러한 행동을 대변하는 한국 정부를 비판하며,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또한 우리의 요구를 함께 외치며 수요 시위를 마무리했습니다.
제1269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성명서
1992년 1월 8일부터 시작한 수요시위가 올해 26주년을 맞이하였고 오늘, 1269번째 수요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작년 한일 정부는 우리가 그동안 외친 목소리를 모두 무시하고,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당사자’인 피해자들에게 사전에 의견을 구하거나 어떠한 소통도 없이 졸속 합의를 강행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제대로 된 사죄 없이, 부산 일본대사관 앞 평화비가 설치되자 2015한일합의 약속을 지키라며 평화비를 철거하라는 뻔뻔한 요구를 하고 있다.
박근혜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015한일합의를 국가적 최선의 합의였다고 주장하고, 일본의 요구에 ‘적절히 해결하겠다’라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합의 문서를 일부 공개하라는 법원의 판결에 항소하며 2015한일합의에 대한 진실을 숨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 이를 비판하고 우려하는 소리들을 정부는 왜 듣지 못하는가? 도대체 한국 정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도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정부의 과거 지우기에 앞장서는 행위를 당장 중지하고, 2015한일합의를 전면 폐기하라. 졸속 합의로 생겨난 화해와치유재단이 명확한 기준도, 피해자와의 소통도 없이 10억엔을 차등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일본군성노예제 피해 생존자를 또다시 기만하는 행위다. 한국 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 피해 생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화해와치유재단을 조속히 해체해야만 한다.
올해부터 일본은 역사 교과서에 ‘위안부’ 문제에 ‘일본군’이 관여했다는 내용을 삭제하고, 강제성을 부인하는 단어를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일체 언급을 않으며 외면하고 있다. 한일 정부는 역사 교과서에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에 대한 역사적 사실 그대로 기록하여 왜곡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일본 정부는 전쟁 범죄와 성노예제 문제를 인정하고, 정식으로 사죄하라.
우리는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일본군성노예제 당사자인 피해 생존자들과 함께 이 자리를 지킬 것이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한일 정부는 2015한일합의를 전면 폐기하라.
- 한일 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에 대해 속히 진상규명하고 역사 교과서에 기록하라.
- 한국 정부는 화해와치유재단을 해체하고 생존자들에게 정식 사과하라.
- 일본 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 전쟁 범죄 사실을 공식 인정하고, 법적 배상하라.
2017년 2월 8일
1269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 일동
(사) 한국성폭력상담소
<이 글은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인턴활동가 박초연님이 작성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