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국제 연대
제1322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성명서
일본군성노예제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정기 수요시위가 27번째 봄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정부의 책임 있는 사죄와 보상, 일본정부에 대한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법적 책임 이행 촉구와 더불어 존엄과 평화가 깃든 삶에 대한 열망을 담은 1322번의 외침은 매서운 추위에도 뜨거움을 잃지 않고 불볕더위에도 서늘함을 유지하며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려왔다.
그러나 일본정부와 한국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문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중심의 해결 원칙도, 올바른 역사인식에 대한 책임도 쉽게 잃어버렸다. 2017년 12월, 한.일 일본군위안부피해자문제합의 검토TF는 2015한일합의가 피해자중심적인 접근을 결여했다고 발표하였다. 일본정부와 한국정부는 국제사회에서의 경제적‧정치적 이해관계만을 고려하여 피해자의 인권보다 일본의 국가 이미지 구축에 초점을 둔 반인권적이며 퇴행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반면 우리의 연대는 날이 갈수록 넓어지고 더 단단해지고 있다. 몰이해와 비난의 바위틈에서 진실의 푸르름을 지키고, 채 일구어지지 않은 땅에서도 연대의 싹을 틔운다. 2016년, 문화예술계 여성들이 소셜미디어에 오랫동안 말하지 못했던 '문단 내 성폭력', '영화계 내 성폭력' 피해를 밝히기 시작했고, 2017년에는 영화 산업의 중심지인 미국 할리우드에서 유명 영화제작자에 의한 수십 년 간의 성폭력이 수많은 생존자들의 목소리로 드러났다. 한국에서는 최근 현직 검사가 TV뉴스에서 상사에 의한 성추행 피해 경험을 증언하였다. 이러한 흐름과 함께 ‘Me Too'운동으로 이름 붙여진 성폭력피해생존자들의 말하기가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점점 커져가는 이 울림 앞에서 한국에서 수요시위를 일으키는 계기가 된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에 대한 진술을 다시 한 번 기억하고자 한다. 성폭력피해자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훨씬 더 만연했던 1991년, 일본군'위안부' 경험을 언론에서 공개한 고 김학순님의 용기는 수십 년 동안 묻혀왔던 여성들의 피해경험을 '나도 그랬다'라는 메아리로 울려 퍼지게 했다. 우리는 수많은 성폭력피해생존자의 말하기의 토양이 된 일본군성노예제 피해 생존자들의 힘과 이에 함께 하는 모든 생존자들의 연대를 기리며 일본 정부와 한국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일본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공식사죄하고 법적배상하라!
일본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문제에 대한 역사왜곡을 중단하고 올바른 역사를 교육하라!
한국정부는 2015 한일합의를 즉각 폐기하고 피해자중심적 문제해결을 추진하라!
양국정부는 피해생존자에게 직접 사죄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고 피해자의 존엄성 회복을 위해 즉시 행동하라!
2018년 2월 14일
제 1322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 참가자 및
한국성폭력상담소, 평화의 샘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