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국제 연대
안녕하세요, 상근변호사 도경입니다. 올해는 세계인권선언이 선포된 지 75주년이라는 사실, 모두 알고 계셨나요?
시민단체에서는 세계인권선언 75주년을 맞이하여 한국의 인권상황을 짚어보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였는데요. 지난 12월 5일에는 국가인권위원회와 세계인권선언 75주년 대구경북인권주간조직위원회가 주최한 “현장에서 불러보는 차별금지법(평등법)!”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상담소가 연대단위로 함께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도 주관단위로 함께 하였고, 저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법률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변호사로서 발제자로 참석하였습니다.
최근 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차별의 현장은 이슬람 사원 건축 현장과 퀴어문화축제 개최 현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슬람 사원 건축과 관련된 갈등은 2020년경부터 이어져오고 있는데, 이슬람 사원 건축과 관련된 허가를 받았음에도 일부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와 차별행위로 인하여 아직까지 공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부 주민들은 “무슬림은 강간범”과 같은 혐오표현을 전시하거나, 돼지머리를 전시하는 등의 괴롭힘 행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담당 구청인 북구청은 갈등을 적극적으로 중재하기는커녕, 오히려 적법한 이유없이 공사중지명령을 하는 등 차별행위를 동조한 문제가 있습니다.
대구퀴어문화축제와 관련하여서는 올해 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될 때에 홍준표 대구시장이 성소수자 혐오를 공연히 드러내고, 공무원을 동원해 집회 장소 사용을 방해한 행위가 있었습니다. 이에 경찰이 정당한 집회를 보호하기 위하여 공무원들과 충돌하는 보기드문 광경이 연출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날 토론회에서 저는 현재 발의되어 있는 차별금지법안들을 살펴보고, 차별금지법에서 국가에게 차별금지와 관련하여 어떠한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지, 대구의 사례들이 차별금지법 상 어떠한 차별에 해당할 수 있는지, 차별의 피해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구제를 받을 수 있는지 등을 발제로 나누었습니다. 특히, 법원에 신청할 수 있는 임시조치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손해배상소송 시 입증 책임의 분배 문제 등에 대하여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토론자로는 서창호 대구이슬람사원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 구인호 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구지부장이 참석하여 보다 자세한 상황에 대한 설명과 발제에 대한 토론을 해주셨습니다.
발제와 토론을 마친 후 질문 시간에 “남자가 여자화장실에 못들어가게 하는 것도 차별이지 않냐, 왜 거기에 대해서는 대응을 안 하냐”며 화를 내는 참석자가 있어 당황스럽기도 하였지만, 이것이 바로 살아있는 현장이로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평등할 권리라는 모든 인간이 당연히 가지고 태어나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 모두가 안전하고 평등한 삶을 살 수 있는 날이 올때까지, 회원 여러분도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