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국제 연대
- 2026-09-17
- 44
정부의 임신중지 의약품 도입 발표에 따른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 보장 네트워크
긴급 기자간담회
● 일시 2026년 9월 17일 목요일 오후 2시
● 정부안에 대한 입장과 근거자료 발표
● 9월 16일, 정부가 임신중지 의약품(유산유도제)의 도입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어제 발표된 정부의 도입 방안에 따르면 향후 2년 동안
‘원내 처방 원내 조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2년 후에도 현재의 시행 조치가 일몰되지 않고 형법, 모자보건법 개정 등이 이뤄져야 방침이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건강보험 급여화, 약가 규제 등에 대한 방향도 정해지지 않은 채 제약회사의 허가 심사 요청에 대한
내용만 언급하는 무책임한 답변을 보였습니다. 정부는 도입 후 2년 동안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런 식으로 시작부터 접근성을 크게 제약하여
도입된다면 약이 승인된다고 하더라도 의료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처방, 이용률은 현재와 크게 다를 바 없어 결국 온라인에서 약을 구해야 하는 현실은
변하기 어렵고 의료 현장에서의 구체적인 임상 데이터도 축적되기 어렵습니다.
● 한편,
복지부는 원내 처방 원내 조제 시행 원칙의 근거로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약사는 처벌 가능성이 있다는 법제처 유권해석이 있었다고 언급하였지만 이
또한 헌법 전문가의 해석은 다릅니다. 2019년 결정의 경우 위헌소송을 제기한 의사가 청구인이었기에 주문에서 ‘의사에 관한 부분’이라는 언급이
있었을 뿐이며, 형법 제269조와 제270조는 대향범 관계에 있어 헌법불합치 결정은 두 조항에 모두 전면 적용되는 것이 법리적으로 맞습니다.
● 임신중지
의약품은 이미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안전하게 사용되고 있는 의약품입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유산유도제를 처방 받아 직접 복용할 수 있는 가이드를
권고하고 있으며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많은 국가에서는 원격 처방으로도 이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승인 예정인 콤비팩의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의 복용 가이드 특성상 의료인의 관찰과 의료기관에서의 대기 의무는 실제 임상에서 약의 안전한 복용 지침과 상관이 없다는 사실도 확인되었습니다.
최신 국제 연구 또한 의료기관 내 복용과 자택 복용 간의 안전성과 효과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근거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미 안전성이 확보된 과학적 근거와 국제적 임상 근거를 무시하며 접근성의 제약을 강화하여 시행하는 것은 의약품을 허가만
해두고 정작 당사자는 이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거대한 장벽을 세우는 일입니다. 이는 안전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이들의 접근을 막아 안전한
임신중지 시기를 지연시키고 건강상의 위험을 가중시킬 뿐입니다.
● 이에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 보장 네트워크’는 9월 17일 목요일 오후 2시 정부 발표안의 문제점을 과학적·의학적·제도적 근거로
지적하고, 원내처방·조제에 관한 규제 철회 및 건강보험 급여화, 처방 자격 확대, 보건의료 접근성과 연계 체계 구축, 의료인과 당사자를
위한 정보 안내와 지원 체계, 향후 실태조사 및 모니터링 체계 구축 등 실질적인 접근권 보장 방안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 자료를
발표하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개최합니다.
자료 순서
- 정부의 임신중지 의약품 도입 발표에 따른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 보장 네트워크의 입장
(발표: 나영(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대표)) - Health for all — 임신중지가 모두를 위한 의료가 되려면 - 유산유도제 도입에 대한 임상 현장의 쟁점과 요구사항
(발표: 오정원(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산부인과 의사)) - 임신중지의약품 도입, 허가를 넘어 실제 이용 가능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임신중지의약품 도입과 성과 재생산 건강과 권리를 보장하는 공공 임신중지 체계 마련을 촉구한다.
- (발표: 서은솔(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의약품정책부, 약사))
- 유산유도제 도입 발표에 대한 간호 현장의 입장 및 접근성 확대 요구
(발표: 김주희(간호사페미니스트네트워크 널싱페미 활동가, 전 신생아실 간호사)) - [별첨 1] WHO 2022 Abortion Guideline 에서의 주요 권고 사항: 유도유산의 내과적 관리: 권고사항 27-30
- [별첨 2] 주요 국가별 현황
- [별첨 3] 지금 필요한 제도와 인프라
<기자간담회 자료는 첨부된 PDF 파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1. 정부의
임신중지 의약품 도입 발표에 따른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 보장 네트워크의 입장
발표: 나영(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대표)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 보장 네트워크(이하 모임넷)은 9월 16일 발표된 정부의 임신중지 의약품(이하 유산유도제) 도입 방안 발표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히며, 유산유도제의 처방과 이용, 접근성 확보에 관한 우리의 요구와 근거를 세부 쟁점별로 제시합니다.
- 먼저, 헌법불합치 결정 7년, 유산유도제 승인 신청 5년 만에 이루어진 도입 결정을 환영합니다.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임신중지 비범죄화가 이루어진 직후부터 우리는 계속해서
유산유도제의 도입과 모든 임신중지 관련 의료비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 적용 확대, 보건의료 연계 체계 구축과 접근성 확대, WHO 가이드에 근거한
공식 임상 가이드와 정보 제공 등을 요구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조치들은 임신중지의 비범죄화에 따른 조치로서 별도의 법 개정 없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으며, 정부는 이를 이행할 책임이 있음을 강조해 왔습니다.
또한 그간 임신 경험이 있는 트랜스젠더/논바인너리/젠더퀴어 당사자들과
수많은 여성들이 청원과 차별 진정, 집회 참여 등을 통해 경험을 나누고 계속해서 유산유도제의 도입을 촉구해 왔습니다.
2023년 8월에는 이와 같은 책임을 이행하지 않는 보건복지부와 식약처를
피진정인으로 하여 국가인원위원회에 차별 진정을 하였고, 그에 따라 2024년 9월 국가인권위원회도 보건복지부에 대한 시정 권고와 함께 식약처에
‘임신중지 의약품을 도입하여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 또한 2024년 대한민국 정부의 9차 정기보고서에
대한 최종 견해에서 ‘여성과 청소년이 안전한 임신중지 및 임신중지 후 서비스에 적절히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포괄적인 규제 체계의 개발과 채택을
신속히 행하고, 이 체계를 국민건강보험 보장 체계에 통합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정부의 유산유도제 도입 결정은 이와 같은 우리의 요구와 노력이 반영된
결과이며, 우리의 주장이 충분한 근거를 지닌 것이었음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지난 5년 간의 합당한 요구와 권고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과학적, 법적
근거도 없이 유산유도제의 승인과 관련 보건의료 체계 구축을 지연시켜온 식약처와 보건복지부는 승인 지연으로 인해 발생해 온 건강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지금부터 보다 분명한 책임감을 지니고 관련 조치들을 이행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유산유도제의 도입이 공식화됨에 따라 이제 의료기관에서부터
WHO 필수의약품인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을 유산유도제로 처방할 수 있게 된 것은 중요한 진전입니다. 그간 산부인과 전문의들조차 미페프리스톤이
승인되지 않아 유산유도제로서는 사용이 권고되지 않는 면역 억제제이자 항암치료제인 MTX(메토트랙세이트)을 사용하거나, 복합 용법보다 성공률이 낮은
미소프로스톨 단독 용법을 오프라벨로 사용해 왔기 때문입니다. 유산유도제 도입 결정을 통해 이제 의료기관에서부터 안전하게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의
콤비팩을 처방받고 이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 그러나 향후 2년 간 ‘원내 처방, 원내 조제’ 원칙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하며, 정부는 제약과 규제가 아닌 유산유도제의 실질적인 접근성 확대를 통한 안전한 임신중지 보장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유산유도제의 도입이 지니는 중요하고 상징적인 의미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발표한 향후 원칙과 도입 방향은 의약품 도입의 실질적인 의미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합니다.
또한 9월 15일 정부 발표에 따른 기자회견 내용은 유산유도제 도입에
관한 실질적인 제도 구축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자리였기에, 이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모임넷은 유산유도제의 처방과 조제, 안전성 관리, 급여화, 접근성
문제 등에 관한 정부 방침의 문제점과 우리의 요구, 그에 대한 근거를 세부 쟁점별로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1) 유산유도제는 안전하며, WHO 가이드는 임신중지는 임신 12주까지 처방과 자가 복용을 통한 임신중지가 가능한 시기로, 12주 이후에는 임신 전 기간에 걸쳐 의료기관에서 전문의를 통한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
WHO는 필수의약품 모델 목록(EML)에 내과적 임신중지(약을 이용한
임신중지)를 위한 약물로서 미페프리스톤 200mg과 미소프로스톨
200μg x 4 tablets을 등재하여 권고하고 있습니다.
미페프리스톤은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에 결합하여 프로게스테론의 작용을 방해함으로써 임신낭을 자궁 내막으로부터 분리, 자궁경부를 열고 부드럽게 만드는 데에 작용하며 미소프로스톨은
자궁 경부를 부드럽게 하고 자궁을 수축시켜 임신 산물을 배출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 두 의약품의 복합용법은 유산유도뿐만 아니라 계류유산, 자궁
내 태아 사망 시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 1]
|
EML에 포함된 표시 |
EML에 포함된 의약품 |
|
임신중지
유도
|
미페프리스톤(200mg)
및 미소프로스톨(200μg) 의약품은
개별 포장 또는 공동 포장으로 제공됨. EML은
다음과 같이 공동 포장 제형이 명시되어 있음 : 미페프리스톤 1정(200mg) + 미소프로스톨 4정(200μg). |
|
계류유산
및 |
미소프로스톨(200
μg) |
출처:
WHO EML - 21차 목록, 2019(107), 22차 목록, 2021(108).
[유산유도제의 사용에 관한 WHO 임상 지침]
임신 전 기간 동안 약을 이용한 임신중지(내과적 임신중지)와 수술(시술)을
통한 임신중지가 모두 가능하며, WHO는 임신 12주를 기준으로 12주 이전에는 처방을 통해 병원 밖에서 환자가 직접 복용하고 임신의 종결까지 진행하는 방식(SMA, Self-Mananged
Abortion, 자가 관리 임신중지)이 가능한 기간으로, 12주 이상은 의료기관에서 의료인의 관찰과 지시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가이드를
두고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 임신 9주-12주(길게는 15주)까지 유산유도제의
처방과 SMA, 원격 처방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즉, 환자에게 직접 처방할 수 있는 기간이 곧 유산유도제의 임신중지 방법으로서의
사용 가능 기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임신 12주 이후에도 의료기관에서는 임신 당자사의 상황과 조건을 바탕으로 약을 이용한 방법과 시술을 통한
방법을 모두 고려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2년
간의 ‘원내 처방, 원내 조제’ 시행 원칙은 철회되어야 하며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해 임신 초기 유산유도제에 대한 접근성을 전면적으로 확대해야 합니다.
◯ 세계보건기구는 처방, 조제 자격의 확대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WHO의 2023 임상 가이드는 임신 12주 이내 내과적 임신중지의 경우 전문의, 일반의, 전문간호사, 간호사, 조산사, 지역사회 보건의료 종사자, 약사까지 약에 대한 모두 처방과 조제를 할 수 있다고 권장하고 있습니다. [별첨 1]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일반의, 전문간호사, 조산사까지 처방 자격을 가지고 있으며, 정부의 공식 상담 서비스를 통해 원격 처방이 제공되고 있기도 합니다. [별첨 2]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는 이유는, 임신 12주 이내의 경우
●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 복합 용법의 성공률이 95-99%로 매우 높고
● 복통,
두통, 경미한 발열, 메스꺼움, 설사 등의 일반적인 부작용은 진통제로 관리할 수 있는 수준에서 24시간 이내에 임신 종료와 함께 회복되며
●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
● 또한
미페프리스톤을 복용하고 24-48시간 이후 미소프로스톨을 복용하는 과정에서
미페프리스톤을 복용한 이후에 원내에서 부작용을 관찰해야 할 안전상의 이유가 없으며
● 미소프로스톨의
복용 후에 자궁 수축과 임신 산물의 배출이 진행되므로 이 과정은 임신 당사자가 자택 등 병원 외 공간에서 진행하고 7일-14일 이후 의료기관에서
임신중지가 잘 이루어졌는지 후속 진료를 받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WHO는 의료기관이 먼 거리에 있거나 의료비 부담, 폭력 상황 등으로
인해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당사자에게 불필요한 접근성의 제약이 발생하지 않도록 임신 기간의 확인을 반드시 사전에 초음파로 확인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을 두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 정부는 2년 간의 ‘원내 처방, 원내 조제’ 원칙 시행 이유에 대해 밝히면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약사는 처벌 가능성이 있다는 법무부의 유권 해석이 있었다고 언급하였으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2019년 헌법재판소 결정 주문 중 ‘의사에 관한 부분’이 언급된 것은 이 위헌소송의 청구인이 산부인과 의사로서 의사의 낙태죄에 대해서만 위헌 여부의 판단을 구하였기 때문이지, 의사의 낙태죄와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약종상의 낙태죄를 달리 판단할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형법 제269조 1항의 의사낙태죄는 제270조 1항의 자기낙태죄와 대향범의 관계에 있기 때문에 위헌으로 판단된 것입니다.
|
업무상동의낙태죄와
자기낙태죄는 대향범이므로, 임신한 여성의 자기낙태를 처벌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동일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의사를 형사처벌하는 의사낙태죄 조항도 당연히 위헌이 되는 관계에 있다.(헌법재판소 2019. 4. 11. 선고
2017헌바127) |
이와 같은 취지는 낙태죄에 대하여 합헌 결정을 내렸던 2012년 결정에서도
다음과 같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
이
사건 법률조항[형법 제270조 제1항]과 자기낙태죄는 대향범이고, 이 사건은 낙태하는 임부를 도와주는 조산사의 낙태를 처벌하는 것이 위헌인지
여부가 문제되는 사안이므로, 자기낙태를 처벌하는 것이 위헌이라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동일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임부의 동의를 받아 낙태시술을
한 조산사를 형사처벌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도 당연히 위헌이 되는 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헌법재판소 2012. 8. 23. 선고
2010헌바402) |
2012년 결정 당시에는 자기낙태죄와 조산사의 동의낙태죄가 심리되었는데,
헌법재판소는 자기낙태죄가 위헌이라면 조산사의 동의낙태죄 또한 위헌인 관계에 있다고 명시한 것입니다. 당시 자기낙태죄가 합헌으로 결정됨에 따라 조산사의
동의낙태죄 또한 합헌이 되었으나, 만일 자기낙태죄가 위헌이었다면 조산사의 동의낙태죄 또한 이에 수반하여 위헌 결정되었을 것임을 보여줍니다.
마찬가지로, 자기낙태죄가 위헌이 되면 이와 동일한 목표를 실행하기 위하여
임부의 동의에 따라 낙태한 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약종상의 낙태죄를 정한 제270조 제1항 전체가 당연히 위헌이 되는 것이므로,
2019년 헌법재판소의 자기낙태죄 위헌 판단에 따라, 의사만이 아니라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약종상의 동의낙태죄 또한 위헌입니다.
유산유도제는 의사에게 처방 자격이 주어지므로, 의약분업에 따라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을 약사가 조제하여 제공하였다는 이유로 처벌받을 이유도 없을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취지에서 임신중지 약물을 판매하는 약사는 결정권이
없거나 투약 행위를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약사낙태죄가 위헌이기 때문에 약사낙태죄로 처벌될 가능성이 없는 것입니다. 임부 본인 또한 약사낙태죄의
교사범으로 처벌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또한 이와 같은 해석에 따라 ‘원내 처방, 원내 조제’의 원칙이 불필요하다는
법적 근거는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의 임신중지 비범죄화 상황만으로도 충분하며 형법과 모자보건법의 개정 여부가 현재의 처방 조건이나 2년 후의 판단에
있어서 모두 전제로서 고려될 이유가 없습니다.
◯ 현재 정부가 발표한 ‘원내 처방, 원내 조제’ 원칙은 위와 같이 법적,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임상 데이터의 축적과 평가를 방해하고, 오히려 건강과 안전을 저해합니다.
임신중지에 관한 건강과 안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초기 임신중지에
대한 접근성입니다. 임신 12주-14주 이전에는 유산유도제의 자가 복용과 진공흡입술을 통한 시술이 가능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태아의 성장과 임신 당사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점차 커지면서 임신중지의 방법, 소요 시간, 비용 등 모든 측면에서의 부담이 빠르게 가중되기
때문입니다. 임신중지를 처벌하는 국가에서 임신중지율은 낮아지지 않는 반면, 산모사망율과 영아사망율이 높아지는 이유도 임신중지에 대한 처벌과 접근성
제약이 오히려 임신중지 시기를 지연시켜 위험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임신 당사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는 최대한 임신 초기에 약을
이용한 방법과 시술을 통한 방법에 대한 접근성이 모두 확대되어야 하며, 12주 이후에도 되도록 임신중지 시기가 불필요하게 지연되지 않도록 처벌과
제약을 없애야 합니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2년 동안 ‘원내 처방, 원내 조제’ 원칙이 적용되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예상됩니다.
● 의료기관은
의약분업 예외 의약품으로서 임신중지 의약품을 관리하게 되며 이에 따른 부담을 안게 되어 실질적으로 환자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유산유도제를 처방,
조제하여 제공하는 의료기관의 수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 예상됩니다. 이는 특히 산부인과 인프라가 매우 적은 서울 외 지역의 거주자들에게 접근성의
제약을 크게 가져옵니다.
● 임신당사자의
입장에서도 의료기관 방문 시간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고, 방문 횟수와 비용 부담도 증가하게 되며, 병원에 머무는 시간 또한 길어지는 부담을 안게
됩니다. 이는 특히 현재 임신중지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의 부족, 의료기관까지의 이동 거리, 의료비 부담, 노동시간 등 시간상의 제약, 파트너나
부모 등 제3자의 개입이나 폭력 상황, 프라이버시 노출에 대한 우려 등으로 온라인에서 약을 구하고 있는 임신 당사자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현재 상황보다 나은 진료 환경을 구축하는 데에 방해가 됩니다.
● 정부는
2년 동안 약물 도입에 따른 부작용 등을 확인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언급하였는데 이와 같이 접근성 제약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의료기관으로
통한 유산유도제의 사용이 어려울 경우, 실질적인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기도 어려워집니다.
◯ 정부의 ‘원내 처방, 원내 조제’ 원칙은 철회되어야 합니다.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해 중요한 원칙은 접근성 확대와 보건의료 연계 체계 구축이 되어야 합니다.
WHO의 2023 임상 가이드는 안전한 유산유도제의 이용을 위한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정부는 ‘원내 처방, 원내 조제’의 원칙을 철회하고 다음과 같은 여건을 보장해야 합니다.
•
과학적으로 정확하고 모든 사람이 이해하기 쉬운 정보에 대한 접근성
•
역량 있는 의료 종사자에 대한 접근성
•
품질이 보장된 장비 및 의약품(통증 관리용 의약품 포함)에 대한 접근성
•
원하거나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의료 지원으로의 연계
• 임신중지 후 피임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적절한 피임 서비스 연계
3) 유산유도제는 반드시 건강보험 보장 적용 확대를 통해 급여 항목으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임신중지 관련 의료비의 문제는 현재 임신중지 시기를 지연시키는 핵심적인
요인 중 하나입니다. 현재 비보험 상태에서 임신중지 관련 검사, 진료, 시술, 처방 등에 드는 비용은 임신 6-8주차에 60만원-100만원,
12주차 이상이 되면 150만원-180만원, 20주차 이상은 300만원-600만원 이상이며 지역과 의료기관마다 편차가 매우 큽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임신중지 비용이 마련될 때까지 일을 하거나,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을 찾아 수소문하는 동안 최소 한 달 이상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시기가 늦어지면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시기는 더욱 지연됩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이들일수록 비용 문제 때문에 더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거나, 위험하고 폭력적인 상황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비용 문제로 일터에서나 지인을 통해, 상대 남성을 통해 돈을 빌리게 되는 경우 이를 빌미로 한 폭력이나 협박을 경험하게 되며, 이러한 상황을 우려하여 아예 상대 남성에게 말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이후 폭력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청소년의 경우 부모 등 가족 구성원에 의한 폭력과 학대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현재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영국, 프랑스 등 유산유도제를 도입한
국가 대부분이 건강보험을 통해 100% 무상으로 유산유도제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외 다수의 국가 또한 국가가 상당 부분의 비용을 공적 보험 체계를
통해 보장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을 통한 보장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중요합니다.
● 유산유도제의
수요에 대한 확인이 가능해지므로 제약회사의 이해관계에 따른 불안정성을 줄이고 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가능하게 하며 공적 체계를 통해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 반면,
유산유도제가 비급여 항목이 되어 의료기관에서 높은 비용으로 처방받아야 하는 여건이 되면 임신당사자는 더 싼 약을 찾아서 다시 비공식 시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 현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초음파 검사, 혈액 검사, 상담 등 급여 적용이 가능한 진료 항목과 시술이나 약물 투여 등 비급여 항목이 따로 이용되어
의료기관에서도 의료비와 진료 내역이 명확한 근거를 통해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급여화가 이루어지면 진단에서부터 사후진료까지 양질의 임신중지 관리가
가능해지고, 의료진과 의료기관 또한 명확한 수가를 통해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아울러 급여화를 통해 의료현장에서의 임신중지 임상 데이터를 축적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
임신중지 당사자는 급여를 통해 임신중지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뿐만
아니라, 임신중지가 공식적이고 안전한 의료행위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어 임신중지에 대한 낙인을 줄이고 보다 안전한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와 같은 보건의료상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9월 15일 정부 기자회견에서
보건복지부와 식약처가 급여화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며 제약회사의 허가 신청 내용에 따른 문제로서만 취급하고 있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태도로서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약제의 급여화는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의3(행위·치료재료 및 약제에 대한
요양급여대상 여부의 결정) 4항 (④ 보건복지부장관은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신청이 없는 경우에도 환자의 진료상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직권으로 행위·치료재료 및 약제의 요양급여대상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에 근거하여 보건복지부 장관 직권으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반드시 유산유도제의 도입과 함께, 현재 모자보건법 14조의 해당
요건에 대해서만 적용되고 있는 건강보험 보장 적용의 대상을 모든 임신중지 진료에 확대하고 유산유도제에 대해서도 급여화를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4) 청소년 또한 보호자 등 제3자 동의 여부에 관계 없이 유산유도제를 처방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유산유도제는 연령에 상관 없이 안전하며 청소년이 특별히 더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청소년에게 보호자 동의를 의무화하는 것은 청소년의 임신중지 시기를 크게 지연시키고 의료비뿐만 아니라 건강상의 위험, 파트너로 인한 위험, 비공식적이거나 안전하지 않은 의약품과 의료환경에서의 임신중지 위험을 가중시킵니다.
현재도 법적 근거 없이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청소년에게 보호자의 동행이나 동의 확인을 요구하고 있어 많은 청소년들이 임신 초기에 임신중지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다가 시기가 지연되고 더욱 어렵고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보호자 동의 의무나 사전 상담 의무 조치 등의 제약으로 청소년의 임신중지를 지연시킬 것이 아니라, 청소년이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낙인이나 처벌, 차별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전하게 임신중지 관련 진료를 받고 유산유도제를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보장하기 위해 의료기관과 정부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합니다.
● 연령에 관계 없이 의료기관은 유산유도제의 복용과 복용 후 증상, 예상되는 부작용, 사후진료, 피임 안내 등에 관한 내용을 환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과 방법으로 안내해야 합니다.
● 정부는 모든 사람들이 피임약이나 다른 의약품에 대한 정보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공식 의료 정보 시스템을 통해 유산유도제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정보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의료기관과 관련 상담, 지원 기관, 학교, 지역 보건시설 등에 정보 자료를 배포하여 어디서든 안전한 유산유도제에 대한 이용 방법을 알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참고로, WHO의 2022 임신중지 가이드는 상담에서의 의사결정 지원에 관해 다음과 같이 권고하고 있습니다.
|
의사결정 지원 ●
여성이
임신중지를 선택하고 여러 임신중지 방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경우, 임신 기간과 건강 상태를 고려하여 적절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잠재적
위험 요인과 각 방법의 장단점에 대한 적절하고 과학적으로 정확한 정보는 여성이 선택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핵심 요소이다. ●
임신중지를
하는 사람의 자유롭고 충분한 정보에 입각한 동의를 기반으로 해야 하며, 이 동의는 임신중지 전에 획득하고 문서화해야 한다. ●
양질의
임신중지 접근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 -
배우자,
파트너, 부모/보호자 또는 보건 당국의 승인 -
혼인
상태 -
자율권을
가진 장애인에 대한 차별 -
연령
또는 기타 사회인구학적 요인 ●
동의는
강압이나 허위 진술 없이 이루어져야 하며, 관련 이점, 위험 및 대안에 대한 철저하고 양질의 정확한 정보를 포함해야 한다. 해당 정보는 다양한
형식과 언어로 제공되어야 하며, 지능이 저하된 사람들도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여성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
3. 마지막으로 모임넷을 정부가 구축해야 할 법, 제도와 인프라에 관한
사항을 [별첨 3]의 자료와 같이 요구합니다.
주요 참고자료 목록
●
WHO
2022 Abortion Guideline https://srhr.org/abortioncare/
● 2023 WHO Clinical practice handbook
for quality abortion care
https://www.who.int/publications/i/item/9789240075207
● WHO recommendations on self-care
interventions
https://iris.who.int/server/api/core/bitstreams/d9c8f35c-57e8-44d7-93cb-5f3fd109ab1e/content
캐나다
산부인과 의사회 ‘Medication Abortion Prescribing Resources’
https://caps.sogc.org/prescribing/about-mifegymiso
●
캐나다
보건부 ‘Summary Basis of Decision for Mifegymiso’
https://dhpp.hpfb-dgpsa.ca/review-documents/resource/SBD00239#
●
The
College of Family Physicians of Canada ‘Abortion Resources for Family
Physicians’
Ibis Reproductive Health, ‘Public
funding for abortion where broadly legal: an interactive map’, 2016
https://www.ibisreproductivehealth.org/publications/public-funding-abortion-where-broadly-legal
2026년
9월 17일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 보장 네트워크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간호사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널싱 페미, 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노동당, 녹색당,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SHARE, 시민건강연구소, 여성환경연대,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장애여성공감, 전국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탁틴내일, 트랜스젠더인권단체 조각보, 플랫폼C,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
Women Help Women)
2. Health for all — 임신중지가 모두를 위한 의료가 되려면
- 유산유도제 도입에 대한 임상 현장의 쟁점과 요구사항
-
발표: 오정원(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여성위원회, 산부인과 의사)
정부의
유산유도제(임신중지 의약품) 정식 도입을 환영합니다. 안전하고 양질의 임신중지 의료서비스를 향한 제도 개선의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약물의
허가만으로 안전하고 존엄한 임신중지 의료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최대한 보수적인 관리 방안은, 안전을 위한 지원체계가 아니라
접근을 막는 장벽으로 작동할 위험이 있습니다. 임상현장에서 우려되는 쟁점을 중심으로,
유산유도제가 필요한 사람에게 안전하고, 차별 없이, 감당 가능한 비용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다음의 원칙과 요구를 제시합니다.
1. 안전은 접근성을 포함합니다
의료계는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담보하지 않은 도입은 용납할 수 없으며,
유산유도제의 엄격한 통제와 관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약물에 대한 임상 경험이 전무한 국내에서 안전한 사용 여건을 갖추려는 노력은 당연히 필요합니다.
그러나 안전을 이유로 한 과도한 규제는 오히려 안전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지난 7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시술, 권고되지 않는 약물 사용, 음성 유통 약물 등 각자의 방식으로 임신중지를 경험해 왔습니다. 의료체계와 의료인
역시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혹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이러한 현실의 중요한 책임 주체로 자리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이용자와 의료진 모두 불확실성과
위험에 노출되어 왔습니다. 환자안전을 최우선에 둔다는 이유로 안전한 처방과 관리를 가장 보수적인 조건으로 제한하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대응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약물의 안전성에서 약물적 임신중지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과 중대한 이상반응을 구분해야 합니다.
약물적 임신중지에서 복통·발열과 자궁출혈은 예외적인 합병증이 아니라 매우
흔하며 예상되는 과정입니다.
*복통·경련은
모든 이용자에게 예상되며, 출혈은 거의 모든 이용자에게 발생합니다. 발열·오한은 한 임상연구에서 약 48%에게 보고됐고, 구역·구토·설사 같은
증상도 흔합니다. FDA 허가사항도 자궁출혈과 경련을 약물적 임신중지의 예상되는 결과로 설명한다.
충분한 통증 조절, 사전 설명, 연락 및 응급대응 체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중대한 이상반응은 1% 미만으로 보고돼 왔고, 미페프리스톤은 미국에서
2024년 말까지 약 750만 명에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약물은 2005년 WHO 필수의약품 목록에 포함됐고, 2019년에는 ‘엄격한
의학적 감독’ 조건 없이도 확보되어야 하는 핵심 목록에 등재됐습니다. 안전성에 관한 국제적 근거는 이미 충분히 축적돼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일률적인
입원이나 원내 감시가 아니라, 이용자가 예상 증상과 위험 신호를 구분하고 필요한 때 신속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접근을 제한하면 이용자는 더 안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음성 유통 약물에 의존하거나, 비용·이동·거부의 장벽 때문에 임신중지 시기를 늦추게 됩니다.
병원 문턱을 높여 10명의 통제된 복약만 허용하는 대신 90명을 음성적
영역으로 밀어낸다면, 인구집단 전체의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개별 환자를 대면하는 의료전문가의 우려를 넘어, 모든 사람이 더
안전한 경로에 도달하도록 만드는 것이 보건복지부의 역할입니다.
WHO 역시 안전을 위해 필요한 의료 지원은 강화하되, 의학적으로 불필요한
접근 장벽은 없앨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의무 대기기간, 제3자 동의 등 불필요한 정책적 장벽은 치료 지연과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지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WHO의 판단입니다. 따라서 정부가 발표했거나 향후 설계할 원내 조제, 처방자·의료기관 등록 요건, 원내 투약·대기, 비급여
방식 등은 약물의 실제 위험에 비례하는지 엄격히 검토해야 합니다.
또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임신중지 의료에 대한 접근성과 비용 부담 완화는
보편적 건강보장의 관점에서 다뤄져야 합니다. WHO의 의약품 규제 원칙 역시 규제의 수준과 방식이 제품이나 활동의 위험에 비례해야 하며,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수준을 넘어 과도해서는 안 된다고 제시합니다.
요구: 정부는 안전관리를 접근성 제한의
명분으로 삼지 말고, 약물의 실제 위험에 비례하며 국제 권고와 축적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관리체계를 설계해야 합니다.
2. 처방과
이용 절차는 접근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처방자·등록기관 요건. 처방자와 의료기관을 산부인과 전문의, 분만실을 갖춘 기관으로 사실상 한정하고, 여기에 처방을 원하는 기관의
등록·허가까지 요구한다면 지역에 따른 접근 격차는 지금보다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전국 250개 시군구 중 72개(약 30%)가 분만취약지이며,
2030년에는 이 비율이 절반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은 의료접근성이 매우 좋다고 하나, 이미 낙인이 찍힌 이 의료와 분만실의 절대적
부족에도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모두에게 중립적으로 의료접근이 보장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의 여성은 인근 지역까지 이동해야 하고, 그 병원에서마저 처방을 거부당하면 다시 다른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농어촌에서는 이 과정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 수 있으며, 높은 비급여 비용 역시 또 하나의 장벽이 됩니다. 이러한 접근성의 격차는 결국 임신중지
시기의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이 부족한 지역은 애초에 등록할 기관 자체가 없을 수 있습니다.
한국의 고도로 전문화된 의료체계를 고려할 때, 타 진료과 전문의가 새로 역량요건을 갖추려는 유인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런 지역까지
자율신청 방식의 등록제에만 맡겨두면 처방기관 공백은 그대로 남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에는 등록 여부를 기관의 자율에 맡기기보다, 처방이 가능한
상급·공공의료기관을 지정하거나 비대면진료·응급 처방 연계체계를 마련하는 등 별도의 접근성 보완책이 필요합니다.
원내 조제·원내 대기. 첫 번째 약(미페프리스톤)은 신체적으로 감각할 수 있는 증상을 거의
일으키지 않아 대기가 필요치 않습니다. 두 번째 약(미소프로스톨) 이후 발열·출혈·복통은 임신중지 과정에서 예상되는 증상으로, 따라서 모든 이용자에게
원내 대기나 단기 입원 형태의 감시를 요구할 의학적 근거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입원실이 없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별도의 대기 공간을 마련하거나,
의사 1인이 근무하는 외래에서 복약 이후 환자를 계속 모니터링하는 것 역시 현실적인 운영이 어렵습니다.
일본에서 처음에는 상당히 강한 관리체계를 두었지만, 실제 사용자료가 축적되면서
원내 대기 요건을 완화했고, 후생노동성도 2024년 자료에서 435건의 사용사례에서 중대한 합병증이 0건이었다는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일본은 도입 초기 미소프로스톨 투여 후 임신낭이 배출될 때까지 입원 또는
원내 대기를 원칙으로 했으며, 2024년 11월부터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재택 경과관찰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변경했습니다. 이는 원내
대기를 일률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이 접근성과 제도 이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검토 시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면서 ‘실사용 자료가 축적된 후 단계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식에만 맡겨서는 안 됩니다. 캐나다에서는 미페프리스톤을 일반 처방으로 전환한 이후 약물적 임신중지 이용은 크게 증가했지만, 중대한 이상반응은
제한적 이용 시기 0.03%에서 비제한적 처방 이후 0.04%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도입 후 1년 시점에 이용률, 지역별 격차, 처방 거부 및 지연,
안전성 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처방자·등록기관 요건과 원내 대기 등의 규제를 완화할 수 있도록 구속력 있는 재검토 시한을
두어야 합니다.
요구: 처방자와 의료기관의 자격, 등록·허가,
복약 및 대기 절차는 실제 위험과 지역의 의료자원에 비례해 설계하고, 도입 후 1년 이내에 이용률·지역 격차·안전성 자료를 바탕으로 의무적으로
재검토해야 합니다.
3. 안전망은
기존 의료체계 안에서 정부가 책임져야 합니다
유산유도제
사용에 대비한 24시간 상담, 즉각적인 응급대응, 상급병원 전원·수용체계 등을 개별 등록기관의 의무로 과도하게 요구하면,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에는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안전망을 강화하기보다 의료기관의 처방 기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복지부는
이미 응급분만과 자궁외임신을 포함한 모자의료 네트워크와 응급 전원·수용체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모자의료체계 역시 인력 부족 등으로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임신중지를 위해 개별 산부인과 병·의원이 별도의 24시간 대응과 응급연계체계를 각자 갖추도록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새로운 체계를 만드는 데 자원을 분산하기보다, 이미 구축된 산과·응급의료체계가 임신중지까지 포괄할 수 있도록 연결하고 보완해야
합니다.
임신중지와
유산, 출산을 경험하는 몸은 하나입니다. 의료체계가 이를 인위적으로 분리할 이유도 없습니다. 안전망 역시 기존 산과의료체계 안에서 함께 마련하고
보완해야 합니다.
요구:
정부는 개별 등록기관에 과도한 24시간 대응·응급체계 구축 의무를 부과하지 말고, 기존 산과·응급의료 전원체계를 임신중지까지 연결·보완하는 방식으로
안전망을 마련해야 합니다.
4. 9주 허가가 치료의 상한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허가신청 사항은 업체가 제출한 임상시험
근거의 범위일 뿐, 임상적으로 근거 있는 사용 범위 전체를 뜻하지 않습니다. 실제 처방 현장에서 오프라벨 사용은 의사의 재량으로 ‘허가초과 사용약제 비급여 사용 신청’ 절차를 통하여
정식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기존의 소화기 치료 목적으로 사용 중이던 미소프로스톨 역시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제약사의 허가신청 사항은 없었으나,
식약처에 사용 신청 절차를 거쳐 임신중지에 사용되어 왔으며, 미소프로스톨을 이용한 약물임신중지는 이미 7년 동안 임상에서 드물지 않게 있어왔습니다.
미페프리스톤의 효능은 10주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미국 FDA역시 10주(70일) 이내로
허가하고 있으나 그 외 주수와 적응증에서도 오프라벨로 사용됩니다. FIGO·WHO는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 병용을 임신 중기 임신중지 및 자궁
내 태아사망·계류유산 처치의 표준으로 권고합니다. WHO는 법으로 임신 주수 상한을 두는 것 자체에 반대하며, 12주 미만은 자가관리를, 12주
이상은 별도 요법을 권고합니다. 유산유도제는 훈련된 의료진에 의해 이뤄지는 시술과 함께 임신중지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10주를 넘는
경우에도 임신중지는 드물지만 현재와 같은 조건에서는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9주 이후에 갑자기 이 약이 위협이 되거나 무용한 것이 아니며, 그 이후에서도 시술이나 다른 약물에 더해 미페프리스톤을 함께 쓸 때 더 안전합니다.
[국가별 약제 허가사항]
|
국가/기구 |
허가상 상한 |
근거 |
|
미국(FDA) |
70일(10주) |
mifepristone 정 허가사항·Mifepristone REMS |
|
일본(후생노동성) |
63일(9주 0일) |
메피고 팩(Mefeego Pack) 승인, 2023. 4. 28. |
|
캐나다(Health Canada) |
63일(9주) — 2017년 49일에서 확대 |
Mifegymiso 제품정보(product monograph) |
|
영국(MHRA) |
병용요법 63일(SmPC). 낙태법상 24주까지 임신중지 가능하며 미페프리스톤은 전 주수에 걸쳐 다른 프로토콜로
사용 |
Mifegyne(Exelgyn) SmPC·Abortion Act 1967 |
|
뉴질랜드 |
조기 약물적 임신중지 관행상 10주(원격의료 DECIDE). 법상 20주까지 요청에 따라 가능 |
Abortion Legislation Act 2020 |
|
WHO |
법으로 임신 주수 상한을 두는 것에 반대. 12주 미만 자가관리 권고, 12주 이상은 별도 요법 권고 |
Abortion care guideline(2022) Rec. 3·28·50 |
요구: 허가상 상한을 진료 현장의 실제
사용 상한으로 오인하지 말고,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오프라벨 사용의 근거와 여지를 인정하며, 이를 고려한 임상지침을 만들어야 합니다.
5. 미프진은 비급여 장벽이 아닌 필수의료로
제공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유산유도제의 비급여 도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임신중지의
비범죄화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건강보험 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임신중지에 관한 모든 의료행위가 국민건강보험의 보장 대상으로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임신중지는 유엔 사회권위원회 등 국제사회가 명시하는 보편적인 성·재생산 건강권의 핵심 요소이며, 국가가 차별 없이 안전한 의료서비스로
보장해야 할 명백한 필수의료이기 때문입니다.
접근성과 수용성, 의료의 질 측면에서 건강보험 급여 문제는 세 가지로
구분해 다뤄야 접근해야 합니다. 급여 가능성을 여는 것, 급여 가격을 정상화하는 것, 급여 사유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첫째, 건강보험 적용(급여) 가능성을 열어야 합니다. 급여 여부는 제약사의 급여신청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공임신중절은 모자보건법 제14조 허용사유에 해당하면 지금도 급여로 운영되고 있는 시술입니다. 미프진은 이 기존 급여 트랙 밖에 있는 새로운 항목이 아니라, 같은 트랙 안에 포함되어야 할 약제입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의3④는 제약사의 신청이 없어도 보건복지부장관이 직권으로 약제의 요양급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며,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13조②의 요건(“대체 가능한 다른 약제가 없고, 생명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하는 질환에 사용되며,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치료효과가 입증된 경우”)에 미프진은 해당합니다. WHO는 2019년 이 약제를 필수의약품 핵심목록으로 격상했고, 2020년에는 포괄적 임신중지 관리를 필수보건서비스 목록에 포함시켰습니다. UN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위원회도 2016년 일반논평 제22호에서 임신중지 서비스를 건강권의 일부로 명시했습니다.
|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의3 (행위 · 치료재료 및 약제에 대한 요양급여대상 여부의 결정 및 조정)] ① 제42조에 따른 요양기관, 치료재료의 제조업자 · 수입업자 등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자는 요양급여대상 또는 비급여대상으로 결정되지 아니한 제41조제1항제1호 · 제3호 · 제4호의 요양급여에 관한 행위 및 제41조제1항제2호의
치료재료(이하 "행위 · 치료재료"라 한다)에 대하여 요양급여대상 여부의 결정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신청하여야 한다. ② 「약사법」에 따른 약제의 제조업자 · 수입업자 등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자(이하 "약제의 제조업자등"이라 한다)는 요양급여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한 제41조제1항제2호의 약제(이하 이 조에서
"약제"라 한다)에 대하여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요양급여대상 여부의 결정을 신청할 수 있다. <개정
2023.5.19> ③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신청을 받은 보건복지부장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간 이내에 요양급여대상 또는 비급여대상의 여부를 결정하여 신청인에게 통보하여야 한다. ④
보건복지부장관은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신청이 없는 경우에도 환자의 진료상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직권으로 행위
· 치료재료 및 약제의 요양급여대상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⑤ 보건복지부장관은 제41조제2항제2호에 따라 요양급여대상으로 결정하여
고시한 약제에 대하여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요양급여대상 여부, 범위, 요양급여비용 상한금액 등을 직권으로 조정할 수 있다.
<신설 2023.5.19> ⑥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요양급여대상 여부의 결정 신청의 시기,
절차, 방법 및 업무의 위탁 등에 필요한 사항, 제3항과 제4항에 따른 요양급여대상 여부의 결정 절차 및 방법, 제5항에 따른 직권 조정 사유
· 절차 및 방법 등에 관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 <개정 2023.5.19>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아래와 같다.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 13조(직권결정 및
조정 등)] ② 보건복지부장관은 법 제41조의3제4항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약제에 대해서는 직권으로 제11조의2의 절차를 준용하여 요양급여대상 여부 및 약제의 상한금액을 결정하고 고시한다. <개정
2016. 8. 4., 2017. 9. 1., 2020. 10. 8.> 1. 다음 각 목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 가. 대체가능한 다른 약제 또는 치료법이 없는 경우 나. 생명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하는 질환에 사용되는 경우 다.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치료효과가 입증된 경우 2.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환자의 진료상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요청하는 경우 |
둘째, 현재의 급여 가격을 정상화하고,
과도한 약가 설정을 제한해야 합니다 .
현재 모자보건법 제14조에 해당해 급여가 적용되는 시술조차 그 가격은 8주 미만 13~17만 원, 20주 이상 29~39만 원에 그칩니다. 같은
시술의 비급여 가격은 8주 미만 100만 원 안팎, 20주 이상 주수에 따라 천만 원에 이릅니다. 이 간극은 의료진이 위험을 감수하며 이 의료를
제공할 유인을 없앱니다. 낮은 보상을 감수하고 위험까지 떠안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편 미프진을 비급여로 남기면 병원이 약가를 임의로 책정하게 됩니다.
일본에서 경제적 사유의 임신중지는 전액 비급여이고 가격은 병원이 자율적으로 정하는데, 도쿄 소재 클리닉 조사에서 초기 시술 기준 최저 9만 엔에서
최고 40만 엔(약 77만~344만 원)까지 형성되어 있습니다. 앞서언급한 매우 제한적인 처방과 통제 아래 일본은 약물 도입 한 해 1%( 연간
약 1,400여 건 수준의) , 벌 써 3년이 되었지만 전체 임신중지의 3% 수준의 처방에 그쳐 있습니다.
미프진 약제 자체의 원가는 수천 원에 불과합니다. 비급여로 남기면 원가와
무관하게 제약사와 병원이 설정한 값이 그대로 가격이 되고, 그 가격 자체가 접근을 막는 장벽이 됩니다.
|
2026년 인공임신중절 급여 금액(모자보건법 허용사유 해당 시 적용, 기관 등급별 가산율에 따라 상이) ● 8주 미만 13-17만원 ● 8-12주 미만 16-21만원 ● 12-16주 미만 20-28만원 ● 16-20주 미만 26-36만원 ● 20주 이상 29-39만원 |
셋째, 급여 사유를 확대해야 합니다. 현재 급여가 적용되는 모자보건법 제14조 사유는 전체 임신중지의
5~10%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90% 이상을 차지하는 사회경제적 사유는 여전히 전액 비급여입니다. 급여 사유를 사회경제적 사유까지 확대하지 않으면,
급여화는 대다수에게 의미 없는 조치로 남습니다.
비급여로 남겨두면 심사평가원에 청구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아, 실제 이용
현황을 파악하고 모니터링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필요한 모니터링은 이미 충분히 입증된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만이 아닙니다. 누가, 어떤 집단에서,
어느 지역에서 얼마나 처방받고 있는지, 처방을 거부당하거나 처방이 어려워 원거리를 이동하고 있는지, 그로 인해 임신중지 시기가 지연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복지부는 도입 후 2년간 철저한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비급여로 남겨둔 채 이러한 현황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등록과 허가 절차를 통해 유통을 지나치게 제한할 경우,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 약물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본의 사례는 이러한 우려를 보여줍니다.
요구:
-미프진을 기존 인공임신중절 급여 트랙에
포함해 급여 가능성을 열어야 합니다.
- 급여와 비급여 사이의 가격 간극을
정상화해야 합니다.
- 급여 사유를 사회경제적 사유까지
확대해야 합니다.
- 비급여로 남더라도 이용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별도의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나가며
보건복지부와 정부 부처, 의료전문가 그룹에 요구합니다. 일부 편향된 근거가
아니라 국제 표준이 되는, 보편적 의료보장을 앞서 실현한 국가들의 선례를 바탕으로, 더 넓은 의미의 안전성과 여성들의 총체적 건강과 삶을 고려하십시오.
표준 임상지침과 정보 제공: 복약법, 예상 증상, 응급 증상, 추적관찰, 비밀보장을 포함한 국가
차원의 근거 기반 지침이 필요합니다.
거부 이후의 연계 책임: 특정 기관이 처방을 거부하거나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이용자가
정보 부재와 반복적인 거부로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공적 안내·연계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어제 정부가 발표한 것은 도입이지 해결이 아닙니다. 허가 발표로 문제가
일단락되었다는 인상을 만드는 것과, 실제로 그 약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달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지금까지 짚은 원칙과 요구사항- 비례성 있는
안전관리, 정부가 책임지는 응급연계, 위험에 비례한 처방·이용 절차, 허가 상한에 갇히지 않는 진료, 감당 가능한 급여-는 이 유산유도제 도입이
실제로 작동하기 위한 최소 조건입니다.
3. 임신중지의약품
도입, 허가를 넘어 실제 이용 가능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임신중지의약품 도입과 성과 재생산 건강과 권리를 보장하는 공공 임신중지 체계 마련을 촉구한다.
발표: 서은솔(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의약품정책부, 약사)
|
임신중지의약품
도입, 허가를 넘어 실제 이용 가능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서은솔입니다. 9월
16일 정부는 마침내 임신중지의약품을 국가의료체계 안에 정식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허가심사가 진행 중인 의약품을 임신 9주 이내에
사용할 수 있도록 심사하고, 도입 초기 2년 동안은 의료기관 안에서 의사가 직접 처방하고 조제한 뒤 안전성 자료를 검토해 이용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임신중지의약품의
정식 도입은 오랫동안 이를 요구해 온 시민사회의 중요한 성과입니다. 임신중지 의료가 공적인 의료체계 안에서 다뤄지고 보장될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도 늦었지만 환영합니다. 임신과
출산에 관한 내리는 결정이 존중받고, 그 결정에 필요한 의료에 접근가능할 때 삶의 선택 가능성도 넓어집니다. 이때 의약품 접근은 건강을 지키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자유를 넓히는 조건입니다. 결과적으로 임신중지의약품 도입은 건강권과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성과
재생산에 관한 권리를 더 평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성평등의 진전이라는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약이 허가되더라도 실제로 이용하기 어렵다면 도입의 의미는 크게 줄어듭니다. 어디에서 처방받을 수 있는지, 어디에서
약을 받을 수 있는지, 얼마나 자주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지,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에 따라 접근성은 크게 달라집니다. 저희가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질 높은 임신중지 의료의 조건으로 안전성, 적시성, 경제적 부담, 지리적 접근성, 형평성, 당사자 중심성을 함께 제시합니다. 필요한 정보와
품질이 보장된 의약품이 있고, 문제가 생겼을 때 의료인의 도움과 의뢰체계를 이용할 수 있다면 임신중지 과정의 일부 또는 전부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고도 권고합니다. 따라서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시기에 의료를 이용할 수 있어야 안전한 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페프리스톤은
이미 수십 년 동안 여러 국가에서 사용돼 왔습니다. 약물적 임신중지는 수술과 마취 없이 이용할 수 있고, 적절한 의료지원 체계가 있다면 자택복용과
자가관리도 가능합니다. 의료기관 방문과 시술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방식으로 임신중지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의약품의 중요한
장점입니다. 여러 국가가 약국조제와 자택복용을 허용하거나 기존의 특별한 제한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꿔온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일본의
경험은 이 문제를 잘 보여줍니다. 일본은 2023년 임신중지의약품을 허가했지만 약국조제를 허용하지 않고 지정의사와 등록 의료기관 원내조제로
사용을 제한했습니다. 그 결과 실제로 약을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았고, 지역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전혀 없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덧붙여 임신중지 의약품을 이용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150-200만원 가량입니다. 이후 안전성 자료가 쌓이면서 일부 제한을 완화하려는 논의가
진행됐지만, 한 번 만들어진 제한조건은 쉽게 변경되지 않습니다. 건강보험
보장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임신중지의약품이 허가돼도 비용이 높으면 이용 여부는 경제력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어서, 비용을 전면 무료로
하는 국가들이 있습니다. 또한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의약품 가격도 공적인 평가와 협상 절차 안에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제약회사가 급여 신청을
하지 않아 비급여로 의약품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는 말 대신 가격을 통제할 방법을 찾으십시오. 정부에
묻고 싶습니다. 왜 원내조제가 필요한지, 왜 2년인지, 무엇이 확인되면 원외조제로 전환할 것인지 설명해 주십시오. 시간이 지나기만 하면 판단의
이유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영구적 조치로 되려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여러 국가에서 약국조제와 자택복용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왜 기존 의약분업체계 안의 약사 조제로 안전성을 관리할 수 없는지도 근거를 제시해 주십시오. 비급여 상태에서 생길 경제적 장벽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도 함께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제도를 실제로 이용할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처방지침과 위해성관리계획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특정 직역의 의견만 듣지 말고,
임신중지의약품 도입을 요구해 온 시민사회와 당사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공식적인 소통의 장을 마련해 주십시오. 지금은
임신중지의약품의 실제 이용에 대한 초기 조건이 마련되는 가장 중요한 때 입니다. 오랫동안 정치적인 이유로 닫혀있던 기회의 창이 열린 지금,
약물의 특성을 적극 이용하여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시기에,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불필요한 절차와 이동 없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
정부는 가장 강한 제한부터 만들어 놓고 나중에 완화를 검토할 것이 아니라, 이미 축적된 근거와 해외 경험을 바탕으로 처음부터 이용 가능한 제도를
설계해야 합니다. 임신중지의약품의
도입이 또 다른 장벽의 시작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필요한 사람에게 실제로 닿는 의료가 되도록,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
임신중지
의약품의 국내 도입이 이제 가시권에 들어왔다. 2026년 9월 16일 성평등가족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공동으로 제14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임신중지의약품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신청된 임신중지 의약품에 대해 임신 9주 이내를 조건으로 식약처에서 허가와 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도입 초기 2년간은 의료기관 내 의사의 직접 처방과 조제를 원칙으로 운영한 뒤, 부작용과 안전성 자료를 검토해 이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주 골자다.
임신중지의약품이
국내 허가목록에 등재되는 것은 오랫동안 의약품 도입을 요구해 온 시민사회의 중요한 성과다. 그러나 허가가 곧 접근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어디에서
처방받을 수 있는지, 어디에서 약을 받을 수 있는지, 의료기관에서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지, 몇 차례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하는지, 얼마를 부담해야
하는지에 따라 허가된 의약품도 현실에서는 이용하기 어려운 의약품이 될 수 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는 임신중지의약품이 허가뿐 아니라
필요한 사람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도입되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1.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의약품 접근권 확보의 중요성
세계보건기구(WHO)는
질 높은 임신중지 의료를 단순히 의학적으로 안전한 의료로만 정의하지 않는다. WHO는 질 높은 의료가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며, 접근 가능하고,
수용 가능하고 당사자 중심적이며, 형평성 있고 안전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특히 접근 가능성에는 필요한 시기에 의료를 받을 수 있는 적시성,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경제적 접근성, 지리적으로 의료에 도달할 수 있는 접근성이 포함된다(WHO,2025a). 따라서 접근성은 안전성과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라 안전하고 질 높은 임신중지 의료를 구성하는 요소다.
WHO는
임신 12주 미만의 약물적 임신중지에서 정확한 정보와 품질이 보장된 의약품을 이용할 수 있고, 필요할 때 의료인의 도움과 의뢰체계에 접근할 수
있다는 조건 아래 임신중지 과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권고한다. 약을 의료인의 직접적인 감독 없이 복용하는 것도 이러한
조건 아래 가능한 선택지로 인정한다(WHO,2025a).
WHO는
약물적 임신중지를 제공하는 보건의료인의 범위 역시 산부인과 전문의로 한정하지 않는다. 12주 미만의 약물적 임신중지에서는 당사자의 자가관리뿐 아니라
약사, 약국 종사자, 간호사, 조산사, 일반의와 전문의 등 다양한 주체가 의료과정의 전부 또는 일부에 참여할 수 있다고 권고한다. 즉 WHO 가이드라인은
산부인과 의료기관 내부에서의 관리만을 약물적 임신중지의 필수요건으로 두지 않는다(WHO,2025a).
따라서
이 약물적 임신중지의 장점을 활용해야 임신중지 의약품을 이용하는 이득과 연결된다. 임신중지의약품 이용자 들 중 시술보다 의약품을 선호하는 경우
'더 자연스럽다', '더 간편하다', '더 사적이다'는 생각들과, 임신 초기에 이용가능하고, 침습성이 낮으며, 배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제시된다(Wiebe
1997 ;Bachelot 1992). 약물적 임신중지의 중요한 장점은 수술적 처치와 마취 없이 임신중지를 할 수 있고, 적절한 의료지원 체계가
있다면 자택복용과 자가관리도 가능하다. 의료기관과 시술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이용자가 자신의 상황에 맞는 장소와 방식으로 임신중지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의약품이 가진 중요한 이점이다.
2.해외 임신중지의약품 이용 현황
1) 오랜기간 다양하게 쌓아온 다수의
의약품 이용 사례들 : 안전성과 유효성
임신중지의약품의
핵심 성분 중 하나인 미페프리스톤은 임상 데이터가 풍부한 약물이다. 1988년 프랑스와 중국에서 처음 승인된 이후 35년 이상 사용돼 왔으며,
현재 약 100개 국가에서 허가돼 있다(Gynuity Health Projects, 2024).
WHO 필수의약품목록에도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 복합요법이 임신중지 의약품으로 등재돼 있다(WHO,2025b).
약물적
임신중지는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임신중지의 주된 방법으로 이용한다. 미국 CDC의 2022년 임신중지 감시자료에서 47개 지역의 보고된 임신중지
548,196건 가운데 임신 9주 이하 초기 약물적 임신중지가 53.3%, 임신 9주를 넘은 약물적 임신중지가 4.3%였다. 이를 합하면 해당
보고지역에서 방법이 확인된 임신중지의 57.6%가 약물적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이다(Ramer et al., 2024).
미국
FDA 허가정보(인서트페이퍼)에 따르면 임신 70일 이내 미페프리스톤 200mg과 미소프로스톨 800㎍ 병용요법의 중대한 이상반응을 평가한 미국과
해외 임상시험 10건, 총 30,966명에서 중대한 이상반응은 전체 이용자의 0.5% 미만에서 보고됐다(Danco Laboratories,
2023). 또한 미국에서 2009~2010년 시행된 약물적 임신중지 233,805건을 분석한 연구에서 중대한 이상사례(입원, 수혈, 응급실 치료,
정맥항생제 투여,감염,사망)는 0.16%였으며, 임신지속 등을 포함한 전체 주요 이상사례 및 결과도 0.65%였다(Cleland,2013). FDA의 최신 시판 후 안전성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승인 이후
2024년 말까지 미국에서 약 750만 명이 미페프리스톤을 사용했으며, 그 중 보고된 사망은 36건으로 이용자 10만 명당 약 0.48건이다.
더욱이 이 36건의 사망건에 대해서는 FDA 역시 미페프리스톤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2025).
임신중지
의약품의 효과 역시 높다. FDA가 검토한 22개 임상시험에서 미국 임상시험 16,794명의 완전 임신중지 성공률은 97.4%, 해외 임상시험
18,425명에서는 96.2%였다. 임신 49일 미만에서는 98.1%, 50~56일 96.8%, 57~63일 94.7%, 64~70일
92.7%의 성공률을 보였다(Danco Laboratories, 2023).
2) 해외의 다수 국가들은 이용제한
조치를 없애는 추세
여러
국가는 미페프리스톤을 초기의 특별한 이용제한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변화시켜 왔다. 캐나다에서는 여성 3명 중 약 1명은 평생 동안 낙태를
경험하기 때문에 널리 이용되는 의료행위로 인식한다. 지역에 따라 의료진이 처방한 미페프리스톤/ 미소프로스톨을 약사가 조제할 수 있으며, 임신중지약
비용도 공적으로 보장된다(Public Health Agency of Canada, 2025). 호주는 과거 미페프리스톤을 처방하는 의사와 조제하는
약사가 별도의 등록과 인증을 받아야 했지만, 이 제도로 인해 의사의 약 10%, 약사의 약 30%만 해당 의약품을 취급할 수 있다는 접근성 문제가
발생하자 2023년 TGA(호주 의약품 관리국)가 이러한 제한을 폐지했다(Therapeutic Goods Administration,
2023;Australian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and Aged Care, 2023, July 11). 뉴질랜드 역시 임신중지를 반드시 허가된 시설에서 시행해야 한다는
제한을 폐지하고 1차의료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전환했다(Ministry of Health New Zealand,2026). 프랑스에서는 임신
9주 무월경까지 약물적 임신중지를 자택에서 시행할 수 있고, 의료인 앞에서 첫 번째 약을 복용해야 할 의무도 없다. 또한 상황에 따라 약국에서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을 조제받을 수 있다(Assurance Maladie,2026).
의료기관
밖에서 미페프리스톤을 복용하는 것이 안전성과 효과성을 떨어뜨리는지에 대해서도 이미 연구가 축적되어 있다. 2025년 체계적 문헌고찰은 임신
10주 이내 약물적 임신중지를 경험한 5만 4,233명을 포함한 6개 연구를 분석했는데, 미페프리스톤을 자택에서 복용한 경우와 의료기관에서 복용한
경우 사이에 임신중지 성공률의 차이가 없었고, 순응도와 합병증에서도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Gemzell-Danielsson et
al., 2025). 적어도 원내복용이 자택복용보다 효과나 안전성 측면에서 우월하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는 미페프리스톤을
의료기관 안에서 복용해야만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표
1] 주요 국가의 임신중지의약품 이용현황
|
|
캐나다 |
프랑스 |
호주 |
뉴질랜드 |
일본 |
|
지역약국
조제 |
O |
O |
O |
O |
X |
|
자택복용 |
O |
O |
O |
O |
강한
제한 |
|
지정
의료기관만 사용 |
X |
X |
X |
X |
O |
|
특별
처방자/약사 등록 |
X |
X |
X |
X |
지정의사/기관등록 |
|
공적
비용 건강보장 |
O |
O |
O |
O |
제한적/본인부담
중심 |
3) 강한 이용제한이 접근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일본사례
일본은 2023년 4월 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
복합제인 메피고팩(MEFEEGO Pack)을 허가했다. 그러나 약국 조제를 허용하지 않고 모체보호법 지정의사와 등록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공급과
사용을 관리하고 있다. 현재도 원칙적으로 입원이 가능한 병원 또는 병상이 있는 의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도입 초기에는 두 번째 약인 미소프로스톨을
투여한 뒤 태낭이 배출될 때까지 입원하거나 의료기관 안에서 대기하도록 했다. 2024년 11월부터는 일정 조건 아래 자택에서 경과를 관찰할 수
있도록 일부 완화됐지만, 이 경우에도 거주지가 의료기관 반경 16km 이내이고 동일한 2차 의료권 또는 주산기 의료권 안에 있어야 한다. 자택에서
경과를 관찰하더라도 늦어도 미소프로스톨 투여 후 약 1주 이내에는 다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임신중지 완료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厚生労働省,
2023.4.19).
이러한 시설 제한은 실제 의약품 제공기관의
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 후생노동성 지원으로 시행된 전국조사에서 2023년 5월부터 10월까지 조사된 임신중지 36,007건 가운데
13,320건, 약 37%는 병상이 없는 의원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당시 이들 의료기관에서는 메피고팩을 사용할 수 없었다. 2024년 8월 기준
메피고팩을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전국 190곳이었고, 8개 현에는 사용 가능한 의료기관이 한 곳도 없었다. 후생노동성 약사심의회에서도 이러한
의료기관 분포의 지역격차가 문제로 다뤄졌다(厚生労働省, 2024.8.26).
실제
초기 이용도 제한적이었다. 일본 후생노동성 지원으로 일본산부인과의사회가 실시한 전국조사는 3,941개 시설에 조사표를 보냈고 2,096개 시설이
응답했다. 임신 9주 이전 임신중지 28,346건의 데이터 가운데 메피고팩을 이용한 경우는
435건, 1.5%에 그쳤다. 한편, 이 435건에서는 중대한 합병증(severe complication, 학술적 개념이며 해당 논문에서는 자궁
천공 또는 파열, 수혈이 필요한 출혈, 잔여물 제거를 위한 재수술, 마취 관련 합병증을 의미함)이 보고되지 않았다(Goto et
al.,2025) 일본 정부의 2023 회계연도 모자보건 통계에서는 전국 임신중지 126,734건 가운데 경구약을 이용한 임신중지가 1,440건으로
처음 집계되었으며, 약 1.1%가 이에 해당한다(厚生労働省,2025). 지정의사, 등록 의료기관, 병상요건, 원내관찰 등 여러 제한이 동시에 작동하는
상황에서 임신중지의약품 이용이 극히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안전성 자료는 다른 방향을 보여준다.
2023년 5~10월 조사된 메피고팩 사용 435건에서는 연구가 정의한 중대한 합병증이 보고되지 않았다. 시간외 진료가 필요했던 사례는 6건이었지만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송된 사례는 없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 자료를 검토하면서 실제 진료환경에서 임상시험보다 위험이 증가했다고 볼 안전성 신호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2024년 8월
후생노동성 의약품제1부회에서는 응급연계체계를 갖춘 일부 병상 없는 의원에서도 메피고팩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미소프로스톨 투여 후 일정
조건에서 자택 경과관찰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받아들였다(厚生労働省, 2024.8.26). 그러나 같은 해 9월 상위 약사심의회에서는 의료단체가
교육 의무화, 유통관리체계, 응급연계체계 등의 추가 정비를 요구했고 병상 없는 의원으로의 확대는 보류됐다(厚生労働省, 2024.9.25). 자택
경과관찰만 조건부로 허용돼 11월 지침에 반영됐다(厚生労働省, 2024.11.29). 현재도 병상 보유 의료기관이라는 시설요건은 유지되고 있다.
[표 2] 일본 임신중지의약품 관련
허가의 변화
|
항목 |
2023년
최초 허가 |
2024년
8월 제1부회 제안 |
2024년
11월 이후 실제
제도 |
|
의료기관
조건 |
병상이
있는 경우 |
일부
병상 없는 의원 확대 승인안 |
병상이
있는 경우 |
|
2제
후 원내대기 |
의무 |
조건부
자택관찰 허용안 |
조건부
자택관찰 허용 |
|
약국조제 |
× |
x |
× |
|
지정의사
관리 |
o |
o |
o |
일본의
경험은 임상적 안전성 자료가 축적됐다고 해서 강한 이용조건이 자동으로 완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규제가 한번 도입되면 약 자체의 안전성뿐
아니라 기존 의료전달체계, 의료단체의 요구, 유통관리와 행정부담 등 여러 제도적 문제가 새로운 완화 조건으로 등장할 수 있다.
3.
건약의 요구사항
1)원내조제를 기본값으로 삼지 말아야한다.
이미
여러 국가에서 약국조제, 자택복용, 등 더 덜 제한적인 방식이 실제로 운영되고 있고 WHO도 이러한 전달방식을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입증해야
할 것은 ‘약국조제가 안전한가’만이 아니다. 국제적으로 가능한 더 덜 제한적인 전달체계로는 관리할 수 없는 한국 고유의 위해가 무엇인지 정부가
설명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원외조제가 이뤄지거나, 혹은 원외조제의 방향으로 과도한 제한을 재검토하고 있는 국가 들이 있다. 일본마저도 초기에는
강한 제한을 두었지만 시판 후 사용자료를 검토한 뒤 시설요건을 일부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굳이 원내조제가 필요한지를 정부는 법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2019년 헌법재판소 결정이 형법 제270조 제1항 중 ‘의사’ 부분만을 심판대상으로 삼은 것은 당시 사건과 심판대상의 범위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다른 직역이 심판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직역에 대한 처벌의 정당성이 별도로 확인됐다고 볼 수는 없다. 앞서
2012년 헌재 결정의 반대의견도 자기낙태죄가 임신 초기까지 처벌하는 범위에서 위헌이라면, 동일한 목적을 위해 임부의 요청에 따라 낙태한 조산사를
처벌하는 조항 역시 그 범위에서 위헌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2019년 결정 이후에도 제270조 제1항의 문언에 약제사가 남아 있다는
사실만을 근거로 약사의 임신중지의약품 조제를 당연히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둘째,
원내 조제는 비급여 의약품 가격을 통제할 수 있는 기전을 만들기 어렵다. 임신중지 수술을 제공하는 병원에게 임신중지 의약품 이용 방식과 가격 결정이
넘어가며,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유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원내조제를 실시하고 있는 일본에서 약물임신중지에 드는 총 비용이 100만원이 넘는다(富士吉田市立病院.,2024.9.3)(그림1).

[그림
1] 일본 후지 요시다 시립 병원의 임신중지 의약품 이용 절차와 비용 안내(AI 번역)
시간이
2년 흐른다고해서 원내조제를 결정내린 이유가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미프진 도입에 대한 기회의 창(opportunity
window)이 열린 지금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제도적 안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대안이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정책적 문제 의식과 대중과
정치권의 문제의식을 담은 흐름, 정치적 기류가 다시 결합하기하여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원내조제를 시행한다면 2년이라는 기간의 근거부터 제시해야 한다. 정부는 이 기간 동안 어떤 안전성 자료를 수집하고, 어떤 기준을 충족하면 원외조제로
전환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또한 원내조제가 줄이려는 위해와 그 효과가 무엇인지, 그 이익이 이동하고, 반복 방문하고, 발생가능한 ·지역격차로
인한 접근성 손실보다 큰지도 설명해야 한다.
2) 임신중지 의료를 건강보험으로 보장해야한다.
임신중지
의료의 건강보험 적용은 첫째, 경제적 접근성을 보장하는 문제다. WHO는 임신중지 의료가 실제로 이용 가능하려면 그 과정이 이용자에게 재정적 곤란을
초래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2021~2022년 Abortion Patient Survey를 분석한 Jones(2024)는 주정부
Medicaid가 임신중지 비용을 보장하는 주에서는 71%가 본인부담 없이 의료를 이용한 반면, 보장하지 않는 주에서는 그 비율이 10%였다.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청구서 지급을 미루는 등의 조치를 해야 했다는 응답도 각각 28%와 약 3분의 2로 큰 차이를 보였다. 보험보장이 실제 의료
이용자의 경제적 부담을 크게 낮춘다는 의미다.
임신중지를
건강보험에 포함하는 것은 임신중지를 성과 재생산건강 의료의 일부로써 권리를 공적으로 보장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내포한다. 임신중지가 국가가 보장하는
필수 의료서비스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기 위해 건강보험 적용은 필연적이다. 건강보험은 단순히 비용을 나누어 부담하는 제도가 아니라, 사회가 어떤 행위를
'필요한 의료'로 공식 인정하는지를 보여주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또한 법과 제도뿐만 아니라 경제적 장벽을 낮추는 것도 임신중지를 보장하는 방법이다.
임신중지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법과 제도 뿐만 아니라 경제적 장벽을 개선하는 일도 중요하다. 건강보험 급여는 임신중지를 필요한 의료로 인정하고
경제적 장벽을 낮추는 핵심 수단이 된다.
또한
급여화는 임신중지의약품의 가격을 비급여 시장에만 맡기지 않고, 건강보험의 급여평가와 약가협상을 거쳐 공적인 가격결정 체계 안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건강보험 급여화에는 가격을 공적으로 관리한다는 의미도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6). 한국의 건강보험에서는 의약품의 보험 적용 신청이
이루어지면 심평원이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을 평가하고, 급여 대상으로 결정된 신약은 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의 약가협상을 거쳐 최종 가격이 정해진다.
이후 복지부가 급여 상한금액을 고시한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6b). 따라서 급여화는 임신중지 의약품의 가격을 비급여 시장에만 맡기지 않고
공적인 평가와 협상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수단이 된다.
임신중지는
시간에 민감한 의료인 만큼 허가 이후에 급여를 별도로 논의할 것이 아니라 허가와 급여를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 만약 급여화가 안될 경우 비급여
기간 동안 형성되는 높은 비용과 의료기관별 가격격차는 그 시기의 이용자가 그대로 부담해야 한다.
4.
결론
거듭 강조하여 임신중지의약품의
도입은 필요한 사람이 적절한 시기에,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불필요한 절차없이 의약품을 실제로 이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도입은 완성된다.
특히 처음 설계되는 제도는 이후 하나의 기준과 관행으로 굳어지기 쉽다. 원내조제와 지정기관 같은 강한 제한을 먼저 기본값으로 만든 뒤 향후 필요성을
다시 검토하는 방식보다, 일반적인 처방과 약국조제, 충분한 복약상담과 의료기관 연계체계를 기본으로 두고 실제 안전성 자료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추가하는 방식이 더 합리적이다.
정부가 지금 답해야 할 질문은 명확하다.
-왜 원내조제가 2년이나 필요한가.
무엇이 확인되었을 때 원외 조제로 전환할 것인가.
-비록 대다수 국가들은 원외 조제를
하는 가운데, 의약분업이라는 큰 원칙을 깰만큼 약국 조제로 안전성을 관리할 수 없는가. 법적인 문제는 충분히 검토된 것이 맞는가.
-비급여로 의약품을 이용하는 동안 발생할
경제적 장벽은 어떻게 막을 것인가.
이 질문에 과학적이고 투명한 답을 제시하는
것이 임신중지의약품을 제대로 도입하는 출발점이다. 임신중지의약품이 허가목록에는 존재하지만 필요한 사람에게 선택지 목록으로 닿을 수 없는 의약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허가된 의약품을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의료체계를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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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미페프리스톤
허가 국가와 허가 연도 목록(GHP,2024)
1988 ◼ China ◼ France
1991 ◼ United Kingdom
1992 ◼ Sweden
1999 ◼ Austria ◼ Belgium ◼ Denmark ◼
Finland ◼ Georgia ◼ Germany ◼ Greece ◼ Iceland ◼ Israel ◼ Liechtenstein ◼
Luxembourg ◼ Netherlands ◼ Russia ◼ Spain ◼ Switzerland
2000 ◼ Norway ◼ Puerto Rico ◼ Taiwan ◼
Tunisia ◼ United States
2001 ◼ New Zealand ◼ South Africa ◼
Ukraine
2002 ◼ Belarus ◼ India ◼ Latvia ◼ Serbia
◼ Vietnam
2003 ◼ Estonia
2004 ◼ Guyana ◼ Moldova
2005 ◼ Albania ◼ Hungary ◼ Mongolia ◼
Uzbekistan
2006 ◼ Kazakhstan
2007 ◼ Armenia ◼ Kyrgyzstan ◼ Portugal ◼
Tajikistan
2008 ◼ Nepal ◼ Romania
2009 ◼ Cambodia ◼ Italy
2010 ◼ Iraq ◼ Zambia
2011 ◼ Ghana ◼ Mexico ◼ Mozambique
2012 ◼ Australia ◼ Ethiopia ◼ Kenya ◼
Lithuania
2013 ◼ Azerbaijan ◼ Bangladesh ◼ Bulgaria
◼ Czech Republic ◼ Slovenia ◼ Uganda ◼ Uruguay
2014 ◼ Thailand
2015 ◼ Canada ◼ Rwanda
2016 ◼ Oman
2017 ◼ Colombia ◼ Nigeria
2018 ◼ Benin ◼ Burkina Faso ◼ Cabo Verde
◼ Cameroon ◼ Cote d’Ivoire ◼ Gambia ◼ Ireland ◼ Liberia ◼ Mali ◼ Mauritania ◼
Sierra Leone ◼ Singapore ◼ Togo
2019 ◼ Chile ◼ Congo, Democratic Republic
2020 ◼ Bolivia ◼ Croatia ◼ Guinea ◼
Maldives ◼ Zimbabwe
2021 ◼ Congo ◼ Malawi
2022 ◼ Cyprus
2023 ◼ Argentina ◼ Ecuador ◼ Japan ◼
Niger
2024 ◼ Guatemala ◼ Nicaragua ◼ Tanzania
4. 유산유도제
도입 발표에 대한 간호 현장의 입장 및 접근성 확대 요구
김주희
(간호사 페미니스트 '널싱 페미', 전 신생아실 간호사)
안녕하십니까.
간호사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널싱 페미'의 김주희 간호사입니다.
오늘
저는 간호사이자 당사자들의 곁을 지켜온 연대자로서, 7년의 지연 끝에 임신 중지 의약품 도입 방안이 도입된 현재 앞으로 무엇이 더 필요한지 의료계의
목소리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이전에 신생아실에서 일했었기 때문에, "가장 어린 생명이 숨 쉬는 신생아실에서 일했던 간호사가 왜 임신중지를 옹호하는가?"라는
말을 들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기의 생명을 지키는 것과 임긴 중지의 권리를 옹호하는 것은 반대의 입장이 아닙니다. 안전한 출산을 준비하는 일과
안전한 임신중지 의료를 제공하는 것은 이어져 있습니다.저에게 신생아실은 역설적이게도 한국 사회가 여성과 아동, 그리고 돌봄에 대해 얼마나 무책임하고
폭력적인지를 가장 명확하게 목도한 장소였습니다. 신생아실의 인큐베이터 안에서 가느다란 숨을 내쉬는 아기들을 돌보며, 저는 그 아기들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과 여성들의 삶을 마주했습니다.
어제인
2026년 9월 16일 오전 9시 30분, 정부는 제14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오랜 세월 수면 아래 방치되어 있던 인공임신중지 약물(유산유도제)의
국내 도입 방안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당시 한성숙 국무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제도적 공백 속에서 일부 여성들이 위험한 방법에
의존해 온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관해서는 문제가 생긴 뒤에 움직여서는 안 되며, 필요한 제도를
제때 마련해 예상되는 위험에 한 발 앞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무려 7년이라는
세월 동안 법적·제도적 공백을 방치해 온 국가의 책무 유기를 돌이켜볼 때, 유산유도제 도입 공식화 자체는 뒤늦었지만 마땅히 환영해야 할 성과입니다.
현장 산부인과에서도 미페프리스톤 부재로 인해 항암제인 MTX(메토트렉세이트)를 오프라벨로 투여하거나 성공률이 낮은 단독 요법을 써야 했던 임상적
한계를 극복할 계기가 마련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세부 시행 방안, 특히 임신 9주 이하라는 비과학적 주수 제한, 향후 2년간 강제하겠다는 '원내 처방·원내 조제' 원칙, 그리고
건강보험 보장성 배제(비급여 방침)는 국무총리가 외친 '안전하고 현실적인 해법'과는 완벽히 괴리된 허울뿐인 대책입니다. 전 신생아실 간호사이자
임상 현장을 온몸으로 겪어낸 보건의료 노동자로서, 저는 정부가 내놓은 이번 발표가 현장의 실정을 철저히 외면한 채 오히려 당사자들을 규제의 사각지대로
몰아넣는 기만적인 행정이 될 수 있음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정부가
이번에 도입 조건으로 못 박은 '임신 9주(63일) 이하'라는 주수 제한은 여성의 생리적 리듬과 현장의 임상 현실을 전혀 알지 못하는 대표적인
탁상공론입니다. 여성이 자신의 생리 지연을 자각하고, 임신 테스트기를 거쳐 산부인과를 예약하고, 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를 받아 정확한 임신 주수를
확정하기까지는 상당한 물리적 시간이 소요됩니다. 특히 생리가 불규칙한 여성이나 청소년, 갱년기 여성의 경우 임신 자각 자체가 6~7주를 넘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여기에 비수도권에 거주하여 임신중지 진료를 제공하는 병원을 수소문해야 하는 지방 거주자, 장시간 노동으로 병가나 휴가를 내기
힘든 노동자,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 진료비를 마련해야 하는 취약계층에게는 병원 방문 일정을 잡는 것만으로도 수일에서 수주일의 시간이 흐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22년 임신중지 가이드라인(Abortion Care Guideline) 및 영국(NICE), 핀란드 등 글로벌 선진 보건의료 표준은 최소 임신
12주(84일) 이내까지 안전하게 약물적 임신중지가 가능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의학적 근거도 없이 9주라는 촉박한 빗장을 걸어 잠그는 것은,
당사자들로 하여금 주수 제한에 쫓겨 극심한 불안에 떨게 만들고, 결국 골든타임을 놓치게 하여 외과적 수술이나 위험한 음성적 유통망으로 내모는 또
다른 행정적 구멍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정부가 안전 관찰을 명목으로 향후 2년간 고수하겠다고 발표한 '원내 처방 및 원내 조제' 원칙은 환자들의 접근성을 현저히 떨어뜨립니다. 임신중지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시기'입니다. 임신 초기(12주 이내)에 약물 복용이 빠르게 이루어질수록 성공률은 95~99%에 달하며 부작용 위험도
극히 낮아집니다. 그러나 병원을 거듭 방문하여 원내에서 복용을 관찰받아야 하는 구조는 지리적·시간적·경제적 장벽을 대폭 강화합니다.
WHO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을 이용한 약물적 임신중지는 의료기관 내 감금이나 관찰이 필요하지 않으며, 자택 등 당사자가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에서 복용하는 자가 관리(Self-Managed Abortion)가 의학적으로 매우 안전함이 이미 검증되었습니다. 미페프리스톤 복용
후 발생하는 약간의 출혈이나 복통은 일반적인 진통제와 자택 휴식으로 관리 가능하며, 7~14일 후 후속 진료를 통해 완결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국제 표준입니다.
정부는
약사의 법적 처벌 위험을 핑계로 법무부 유권해석을 운운하지만, 이는 허구입니다. 2019년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자기낙태죄가 위헌이 된 이상, 대향범
관계에 있는 약사낙태죄(형법 제270조 제1항) 역시 법적 처벌 근거를 상실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가 원내 조제를 강제하는 것은, 환자에게 거듭된
병원 방문을 요구하여 진료비 부담을 늘리고 의료기관의 문턱을 높임으로써 임신중지 시기를 지연시키는 모순을 범하는 것입니다. 환자의 안전을 위한다는
'원내 조제'가 역설적으로 시기를 놓치게 만들어 당사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흉기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번 정부 발표에서 실질적인 환자 지원 대책인 건강보험 적용(급여화)을 배제하고 우선 비급여 도입을 운운한 것은 보건복지부의 무책임한 권한 남용이자
책임 회피입니다.현재 비보험 상태의 임신중지 비용은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달합니다. 높은 비급여 비용은 경제적 취약계층, 청소년, 폭력 피해
당사자들에게 치명적인 장벽입니다.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대출을 받거나 주변에 손을 벌리는 과정에서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청소년의 경우 가족 내
학대 등 심각한 2차 피해에 노출됩니다. 비용 마련을 위해 시간을 끌다가 초기 약물 복용 시기를 놓치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음성적 가짜 약물로
눈을 돌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프랑스,
영국, 캐나다 등 보건의료 선진국들은 임신중지를 공적 보건의료 서비스로 포섭하여 100% 무상 또는 공적 보험으로 보장합니다. 건강보험 급여화가
이루어져야만 오남용을 막고, 정확한 유통 실태와 임상 데이터를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안전한 보건의료 연계가 가능해집니다.
여기에
더하여 정부는 청소년의 유산유도제 처방 및 보호자 동의 여부에 대해 명확한 지침 없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모호한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임상 현장에서 만난 청소년과 취약계층의 절박한 현실을 볼 때, 이는 매우 위험한 유예입니다. 청소년에게 법적 근거도 없는 제3자(보호자)
동의를 강제하는 것은, 가족 내 학대나 파트너 폭력 노출 위험이 있는 청소년들을 사지로 내모는 격입니다. 부모의 동의를 구하지 못해 임신 사실을
숨기다가 9주라는 주수 제한을 넘기고, 결국 불법 수술이나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리는 비극이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합니다.
WHO
2022 가이드라인은 배우자, 부모, 보건 당국의 승인을 요구하는 제3자 승인 요건(Third-party authorization)을 명백한 인권
침해이자 건강권 장벽으로 규정하고 즉각 폐지할 것을 권고합니다. 연령과 관계없이 당사자의 충분한 정보에 입각한 자율적 동의(Informed
Consent)가 최우선시되어야 하며, 청소년이라 할지라도 독립적으로 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또한,
정부가 운영하는 1308 위기임신 상담센터 등 기존의 출산·양육 중심 상담 체계가 임신중지를 원하는 내담자들에게 실질적인 의학적 정보를 제공하기는커녕,
임신 유지를 설득하고 중립성을 잃은 상담으로 시기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현장의 비판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임신중지에 대한 전문성과 인권 감수성을
갖춘 독립적인 정보 제공 및 보건의료 연계 인프라 구축이 시급합니다.
정부는
유산유도제가 위험하다는 이유로 의사의 원내 관찰과 엄격한 통제를 명분으로 내세웁니다. 그러나 국제 공중보건학계와 의학계의 무수한 최신 연구들은
정부의 이러한 주장이 과학적 사실에 위배되는 정치적 규제에 불과함을 명백히 입증하고 있습니다.
- 미국
공중보건학회지(AJPH) 대규모 임상 연구:
간호 인력의 임신중지 안전성 입증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란시스코(UCSF) 연구팀이 주도하여 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에 발표한 6개년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적절히 훈련된 고급진료간호사(NP), 공인간호조산사(CNM), 진료보조인력(PA)이 수행한 초기 임신중지(외과적 및 약물적 돌봄)의 합병증 발생률은 2% 미만으로, 의사가 수행한 경우와 임상적으로 완벽하게 동일한 안전성과 효과성을 보였습니다. 이는 간호사 등 보건의료 전문직이 유산유도제 처방과 복용 관리를 충분히 안전하게 주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증적 증거입니다.
- PLOS ONE 실증 연구: 간호·조산사의 약물적 임신중지 제공(네팔 시범사업)
PLOS ONE에 게재된 네팔 보건부 및 국제 보건 연구팀의 실증 연구는, 조산사 및 보건간호사(Auxiliary Nurse-Midwives, ANM)들이 일선 공공 보건소 및 규제된 약국 네트워크를 통해 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 약물적 임신중지를 제공했을 때의 안전성을 평가했습니다. 연구 결과, 간호·조산 인력이 제공한 약물적 임신중지는 기존 대형 병원 의사 처방 체계와 비교해 비열등성(Non-inferiority)이 입증되었습니다. 지리적·의료적 접근성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의사 중심의 병원 격리 체계보다 간호사 및 약국 네트워크를 통한 전달 체계가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훨씬 우수하다는 점을 증명합니다.
- Sexual
and Reproductive Health Matters 메타 분석 (2025 최신 문헌)
전 세계 간호사와 조산사의 임신중지 교육 및 실무 역할을 분석한 2025년 최신 스코핑 리뷰 연구(Sexual and Reproductive Health Matters)에 따르면, 간호사와 조산사는 글로벌 보건의료 체계에서 가장 방대한 규모의 임신부 건강 관리 인력입니다. 이 연구는 간호·조산 전문직이 안전한 약물적 임신중지 정보 제공, 처방, 후속 관리를 전담하는 핵심 주체로 기능할 때 지역사회 보건 수준이 극적으로 향상된다고 강조합니다. 동시에, 현장의 과도한 행정 규제와 보수적 낙인이 간호사의 실무 범위를 부당하게 제약하여 환자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있음을 강력히 지적합니다.
국제
간호 및 조산학 문헌 74편을 종합 분석한 대규모 스코핑 리뷰 논문은, 전 세계적으로 임신중지 관련 의료 서비스가 고도로 과잉 규제(Over-regulated)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환자의 접근성과 보건의료인의 실무 범위가 불필요하게 제한받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적절히 훈련된 간호사는 안전하게 임신중지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보건의료 인력이지만, 정치적 장벽과 경직된 병원 중심 원내 조제 원칙이 환자가 적절하게 의료진을 만날 수 없게 하여 당사자들의
건강권을 해치고 있음을 명백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이라는 피 말리는 세월 동안, 이 땅의 여성들과 당사자들은 국가의 무관심과 방치 속에서 건강권을 침해당하고 생명의 위협을
무릅써야 했습니다.
정부의
유산유도제 도입 공식화는 뒤늦게 찾아온 진전이지만, 과도한 규제와 책임 회피로 점철된 현재의 방안은 결코 완성된 해답이 될 수 없습니다. '원내
조제'라는 빗장을 지우고, '비급여'라는 장벽을 허물며, '보호자 동의'라는 폭력을 철폐할 때만이 비로소 정부가 말하는 '안전하고 현실적인 해법'이
완성될 수 있습니다.
신생아실에서
가장 작고 취약한 생명들을 품에 안았던 간호사로서, 저는 단언합니다. 여성의 몸과 삶을 통제하고 처벌하려 했던 시대는 이미 끝났습니다. 임신중지는
도덕적 비난이나 행정적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 임신중지가 필요한 당사자라면 누구나 평등하게 누려야 할 기본적인 보건의료적 권리입니다.
저희
간호사들은 환자의 옹호자로서, 병원 담장 안과 밖에서 끝까지 환자의 곁에 함께하겠습니다. 모든 당사자가 차별과 장벽 없이 안전하게 자신의 건강과
삶을 결정할 수 있는 날까지, 그리고 의료 현장에서 온전한 돌봄과 정의가 바로 서는 그날까지 연대하고 목소리를 높일 것입니다.
정부는
더 이상 안전을 빙자한 규제로 당사자들을 위협하지 말고, 현장의 목소리와 국제 보건 표준을 즉각 수용하십시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별첨 1]
WHO 2022 Abortion Guideline 에서의 주요 권고 사항
: 유도유산의 내과적 관리: 권고사항 27-30 https://srhr.org/abortioncare/
내과적 임신중지에 사용되는 미소프로스톨의 투여 경로
● 경구: 알약을 즉시 삼킨다.
● 구강: 볼과 잇몸 사이에 알약을 넣고 20~30분 후에 삼킨다.
● 설하: 알약을 혀 밑에 넣고 30분 후에 삼킨다.
● 질: 알약을 질에 넣는다.
1)
임신 12주 미만의 경우
제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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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종사자 유형 |
권고
수준 |
이론적
근거 |
|
지역사회 보건의료 종사자 |
권장 |
임신중지의 세 가지 하위 작업 모두에
대해 안전성, 효율성, 수용성이 증명되었다. 역량 프레임워크에 따라 이 작업에 대한 기술과 지식은 이 유형의 의료 종사자 역량과 일치한다. |
|
약국 종사자 |
권장 |
안전성, 효과, 수용성 또는 타당성에 대한 제한된 증거가 발견되었다(비교
연구). 역량 프레임워크에 따라 이 작업에 대한 기술과 지식은 이 유형의 의료 종사자의 역량과 일치한다. |
|
약사 |
권장 |
임신중지의 세 가지 하위 작업을 수행하는 약사의 안전성, 효율성 및
수용 가능성에 대한 증거가 불충분하지만, 이 작업에 대한 기술과 지식(역량 프레임워크에 따라)은 이 유형의 의료 종사자의 역량과 일치한다.
처방전에 따라 의약품을 조제하는 것은 일반적인 업무 범위 내에 있다.
전문가 패널은 적격성 및 결과 평가 도구의 도움으로 약사가 세 가지 하위 작업을 모두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확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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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학 및 보완대체의학 전문가 |
권장 |
안전성과 효율성, 그리고 이러한 유형의 제공자와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여성의 만족도에 대한 증거가 발견되었습니다(매우 낮은 확실성). 역량 프레임워크에 따라 이 작업에 대한 기술과 지식은 이러한 유형의 의료
종사자의 역량과 일치한다. 이들의 개입으로 발생가능한 피해보다 이익이 더 크고, 이러한 전문가가
의료 인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에서 양질의 임신중지 진료에 대한 공평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
|
보조 간호사 보조 조산사 |
권장 |
안전성과 효율성에 대한 증거가 발견되었다(보통 정도의 확실성). 이
옵션은 실행 가능하며 이미 일부 자원이 적은 환경에서 구현되고 있다. |
|
간호사 |
권장 |
안전성과 효율성, 그리고 이 옵션을 사용한 임신중지 서비스에 대한
여성의 만족도에 대한 증거가 발견되었다(보통 정도의 확실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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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사 |
권장 |
안전성과 효율성에 대한 증거가 발견되었다(보통 정도의 확실성). 조산사가
내과적 임신중지 서비스를 제공할 때 더 많은 여성이 제공자에 만족한다(근거 확실성 중간). 이 옵션은 이미 여러 국가에서 구현되고 있다. |
|
준/상급 임상의 |
권장 |
효율성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불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동 진공
흡입 시술을 제공하기 위한 일환으로 임신 기간을 평가하는 데에 있어, 유사하거나 덜 포괄적인 기본 교육을 받은 의료 종사자 유형(조산사, 간호사,
보조간호사 등)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임신중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증거도 발견되었다. 이 옵션은 실행 가능하며 서비스가 부족한 인구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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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의
전문의 |
권장 |
일반적인
업무 범위 내에 있으므로 증거 평가가 수행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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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자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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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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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여성, 소녀 또는 기타 임신한 사람 |
권장 |
이 권고사항에 대한 근거, 설명 및 구현 고려 사항과 자체 관리 접근
방식에 대한 추가 정보는 3.6.2절의 권고사항 50을 참조 |
장소
(의료기관 내에서와 의료기관 밖에서의
시행을 비교했을 때) 장소에 대한 별도의 요구 사항은 없다.
실행 고려사항
● 내과적 임신중지를 제공하는 사람이 진공흡입법에 대한 교육을 받거나 역량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필수적이지 않다.
● 일부 의료 종사자에 대한 처방 및 조제 권한에 대한 제한은 임신중지를
원하는 사람에게 약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다른 메커니즘 범위 내에서 수정되어야 할 수도 있다.
● 개인정보 보호는 모든 환경에서 보장되어야 하며, 특히 개방된 공간(약국
등)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 지원 도구를 사용하여 내과적 임신중지 서비스 제공의 적격성과 결과를 평가할
수 있다(예: 고감도 임신 테스트-키트 등 검사도구, 체크리스트).
● 원격의료나 지역사회 지원과 같이, 내과적 임신중지 과정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 모델이 존재한다(3.6.1절 원격의료 및 모범 사례 참조).
● 양질의 의약품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 품질을
평가하기 위한 진료 시점 테스트와 같은 도구를 개발하면 약국 종사자와 개인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 다른 모든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약국 종사자는 처방전에 표시된 대로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을 조제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 내과적 임신중지를 제공받는 사람은 필요한 경우 응급 진료를 받을 수 있거나
연계될 수 있어야 한다.
● 의료 종사자는 자가 임신중지를 임신중지 관리에 대한 합법적인 경로로 인식하며,
여성의 자가 임신중지 관리를 촉진하고 지원하기 위해 의료 시스템을 조정해야 한다(예: 임상시험 계획의 조정 및 변경).
● 임신중지 후 피임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높이거나 추천할 수 있도록 하여
피임을 원하는 여성에게 피임약 제공을 보장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확립해야 한다.
2) 임신
12주 이상의 경우
임신 12주 이상에서의 임신에 대한
내과적 임신중지는 과정이 완료될 때까지 의료기관에서 관찰을 계속해야하는 조치로 실행 및 연구되었다.
[별첨 2] 주요 국가별 현황
|
국가 |
제품명 |
처방 자격 |
제공 방식 |
처방 가능 기간 |
복용 장소 |
|
캐나다 |
Mifegymiso (mifepristone 200 mg +
misoprostol) |
산부인과 전문의를 포함한 모든 의사, 임상간호사 (퀘백의 경우 조산사도 처방 가능)
별도의 처방 등록이나 인증을 요하지 않음 (2017년 처방자 등록, 사전 교육 의무 제도 폐지) |
처방전이 있으면 일반 약국에서 조제 가능
|
9주 |
처방 → 약국 또는 클리닉에서 수령 → 집에서 복용 |
|
뉴질랜드 |
Mifegyne + misoprostol |
산부인과 전문의를 포함한 모든 의사, 임상간호사, 조산사
별도의 처방 등록이나 인증을 요하지 않음 |
처방전이 있으면 일반 약국에서 조제 가능 |
10주 |
처방 → 약국에서 수령 → 집에서 복용 |
|
호주 |
MS-2 Step |
산부인과 전문의를 포함한 모든 의사, 임상간호사, 조산사
별도의 처방 등록이나 인증을 요하지 않음 (2023년 처방자 인증, 등록, 약국 인증 의무 모두 폐지) |
처방전이 있으면 일반 약국에서 조제 가능 |
9주 |
처방 → 약국에서 수령 → 집에서 복용 |
|
영국 |
Mifegyne 등 mifepristone +
misoprostol |
산부인과 전문의를 포함한 모든 의사, 임상간호사, 조산사는 의사 처방에
따라 약의 투여와 공급 가능 |
처방전이 있으면 일반 약국에서 조제 가능
원격 처방으로 우편 배송하거나 약국/클리닉에서 수령 가능 |
10주 |
처방 → 약국 또는 클리닉에서 수령 → 집에서 복용 가능 |
|
프랑스 |
MIFEGYNE 200 mg MIFEGYNE 600 mg
misoprostol 제품인 GYMISO 200 µg,
MISOONE 400 µg 등 |
산부인과 전문의를 포함한 모든 의사 |
처방전이 있으면 일반 약국에서 조제 가능
전화 상담을 통해 처방받아 일반 약국에서 수령 가능 |
9주 |
처방 → 지정 약국 수령 → 집에서 복용 |
캐나다의 규제 폐지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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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
폐지
시점 |
|
환자가
미페프리스톤을 먹는 것을 의사가 직접 관찰 |
2016년
10월 |
|
약사
교육 의무 |
2017년
5월 |
|
처방자
교육 의무 |
2017년
11월 |
|
제조사
동의서 |
2017년
11월 |
|
제조사에
처방자/약사 등록 |
2017년
11월 |
|
의사가
직접 환자에게 조제해야 하는 규정 |
2017년
11월 |
|
사용
가능 주수 49일 → 63일 |
2017년
11월 |
|
처방
전 의무 초음파 |
2019년
4월 |
[별첨 3] 지금 필요한 제도와 인프라
- 정부
차원의 공식 임신중지 정보 시스템 마련
정부의
공식 정보 제공 시스템에는 ▶임신중지에 관한 권리 안내 ▶임신 여부의 확인 방법과 의사결정을 위한 안내 ▶임신 기간별 안전한 임신중지 방법에 대한
안내 ▶ 가까운 임신중지 의료서비스 제공 기관에 대한 안내 ▶임신중지 당사자의 지인(부모, 파트너, 친구 등)을 위한 안내 ▶임신중지 후 건강
관리와 피임에 관한 안내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하거나 폭력적인 상황에 있는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연계 기관에 대한 안내 등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 임신중지에
관한 공식 보건의료 연계 체계 구축 및 임상가이드, 상담 가이드 배포
-
정부는 보건의료 현장에서 더 이상 임신중지가 비밀로 다뤄지거나 비공식적
의료행위로 취급되지 않도록 <2022 WHO 임신중지 가이드>를 기반으로 하여 임상가이드와 상담 가이드를 마련하고 이를 전국의 보건의료
기관과 관련 상담기관, 지원 기관, 의료인 교육 기관 등에 배포해야 합니다.
-
이는 의료인이 더 이상 모호한 법적 책임에 대한 불안을 가지지 않도록
해주며, 임신중지를 범죄가 아닌 공식적인 의료행위로서 인식하게 함으로서 의료인이 환자의 건강에 보다 중점을 두고 진료행위를 할 수 있게 하는 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
아울러, 임신중지에 관한 보건의료 연계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위한 별도의
예산을 마련하는 한편, 가장 최신의 국제 가이드와 의학 정보에 따른 의약품, 시술 도구 등을 구비하여 배포하여야 합니다. 또한 이 때 ‘연계 체계’는
보건의료 기관 간 연계 체계뿐만 아니라, 정보 제공과 상담 체계, 사회경제적 취약층을 위한 지원 연계 체계를 아울러야 합니다.
-
이와 같은 조치를 통해 정부는 그간 범죄화로 인한 비공식적 관행을 바로잡고, 임신중지 관련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 임신중지
관련 전문성과 연계 지원 역량을 갖춘 상담·지원 시스템 구축
-
현재 정부는 보호출산제 시행과 연계된 1308 상담기관과 러브플랜을 임신·출산
관련 상담 기관으로 운영하고 있으나, 임신중지 관련 상담과 지원을 원하는 이들에게 이 두 기관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임신중지 시기를
크게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의 최근 내담자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보건복지부가 ‘위기임신 상담 센터’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1308에 연락을 했다가, 임신의 유지와 비밀출산, 입양 등에 관한
설득으로 인해 필요한 정보는 얻지 못하고 최소 4주 이상 임신중지 시기가 지연되고 있으며, 상담을 지속하다가 포기하고 다시 혼자 임신중지 가능한
의료기관을 알아보거나 비용을 마련하는 등의 과정에서 또 몇 주의 시간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러브플랜 역시 임신중지 시의 후유증과 모자보건법상의
한계만 안내하고 있을 뿐 실질적으로 임신중지에 필요한 정보 안내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
임신 초기 10주 이내에 임신중지를 결정하고 상담에 접근했을 때 임신중지에
필요한 의료기관과 정보에 실질적으로 연계되지 않으면 그 이후에는 4주 이상 시기가 지연되어 당사자의 건강과 태아의 성장, 비용 문제 등에 더욱
빠르게 부담이 증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는 임신중지 시기를 더 크게 지연시켜 후기 임신중지 상황을 야기합니다.
-
따라서 정부는 지금의 위기임신, 보호출산, 임신의 유지와 출산 중심의
상담 체계와 별개로 임신중지에 관한 전문성과 연계 지원 역량을 갖춘 정보제공-상담-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참고: 뉴질랜드 사례 https://www.decide.org.nz/
캐나다 사례 https://www.canada.ca/en/public-health/services/sexual-health/abortion-canada.html#a3 )
- 임신중지
관련 상담, 보건의료 서비스의 대상 확대와 사회경제적 취약층을 위한 임신중지 비용과 연계 지원 체계 구축
-
임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람이 임신중지 관련 상담과 보건의료 서비스의
대상으로서 반영되도록 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연령과 지역이 폭넓게 고려되어야 하며, 청소년, 이주민, 난민, 장애인, 성노동자, HIV 감염인,
트랜스젠더/논바이너리/젠더퀴어, 간성인, 레즈비언 등 성소수자, 보건의료 인프라 취약 지역 거주자, 홈리스, 불안정 노동자의 상황이 반영되어야
합니다.
-
특히, 앞서 언급한 이들은 불안정한 노동 여건, 장시간 노동, 돌봄 노동으로
인한 다중의 부담, 자기결정권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 타인으로부터의 자기결정권 침해와 폭력 위험, 주거 불안정, 경제적 자원의 부족, 낙인과 차별,
통역/활동지원/이동수단/시설 등 관련 인프라의 부족 등으로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만큼 정부 차원에서 별도의 지원 체계를 마련하여 임신중지가
이들의 건강과 삶에 미치는 부담과 영향을 덜고, 안전한 임신중지를 통해 이후의 건강과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5. 법 개정 과제
①
이후의 모든 법 개정은 형법상의 비범죄화를 원칙으로 할 것
②
‘성·재생산 권리 보장 기본법’의 제정
※
이에 관해서는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가 제안한 바 있는 관련 기본법(안) 참고 https://srhr.kr/policy/?bmode=view&idx=6142616&t=board
③
모자보건법 개정
● 법의
명칭과 내용의 전면적 재구성을 고려할 것
: 현재까지 발의되었던 안 중 21대 국회에서의 권인숙, 남인순, 이은주 안,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안 중 남인순, 이수진 안을 권리 보장을
위한 기본 내용을 담은 개정안으로서 지지함. 그러나 ‘모자보건’이라는 협소한 범주를 넘어서 법의 명칭과 내용이 전면적으로 재구성될 필요가 있음.
●
한국 국적의 국민으로 한정하지 않을 것
: 향후 관련 보건의료 서비스와 그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받아야 하는 사람에는 한국 국적의 국민 외에도 국내에 체류중인 다양한 이주민과 난민도 포함되어야
하므로 법의 대상을 ‘국민’이라는 단어로 제한하지 않아야 함.
●
임신의 유지와 중지에 관한 지원이 모두 포괄될 수 있도록 할 것
: 관련 상담, 보건의료, 지원 체계에서 ‘임신의 유지와 중지ㆍ출산ㆍ양육에 관한 상담ㆍ교육 등의 지원’이 포괄될 수 있도록 해야 함.
●
약을 이용한 임신중지를 포함하고 의사만을 임신중지 관련 의료서비스의 합법적
제공자로 한정하지 않도록 할 것
: 세계보건기구는 “진공흡입술과 유산유도제의 등장으로 이제는 임신중지가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의료 종사자에 의해 안전하게 제공될 수 있으며,
임신 초기에는 안전하게 자가 관리를 할 수도 있게 되었다”고 보고, “의료 제공자에 대한 제한은 의료 종사자의 역할 최적화를 지지하는 WHO의 방침과 일치하지 않으며, 이러한
제한은 자의적이고 근거에 기반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하고 있음.
따라서
모자보건법의 개정 시 인공임신중절 관련 의료서비스의 제공 주체가 ‘의사’로만 명시되지 않아야 함. 법이 “의사에 한하여”라는 제한적 표현을 넣을
경우, 이후 임신중지 접근성에 대한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음.
●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여 임신의 유지 또는 중지만을 지속적으로 설득하는 것은 행정적 제재의 대상이 되어야 함
:
상담기관 및 관련 보건의료 기관은 ‘임신한 사람의 의사(意思)에 반하여 임신의
유지 또는 중지를 지속적으로 설득하거나 강요한 경우’ 제재를 당해야 함.
●
임신중지 시기를 지연시킬 수 있는 상담 의무, 상담사실확인서 요구 등의
제약 조치 도입 반대
-
상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보건의료 체계와 정보 제공, 상담 체계를 연계하여
구축하기 위하여 필요한 일이나, 상담사실확인서의 발급이 임신중지 관련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한 사전 의무조치로서 제약 조건이 되어서는 안됨.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상담 의무 조건 및 대기시간 종용은 임신중지에 대한 장벽으로 보고 있으며 철폐할 것을 권고하고 있음.
-
임신 당사자가 임신중지를 하기 위해 지역상담기관에서 상담사실확인서를 받아야만
하는 경우 지역상담기관이 게이트키퍼의 역할을 하게 되어 당사자가 상담기관으로부터 임신중지의 정당성을 확인받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됨.
또한 당사자의 노동 또는 학업 시간, 젠더 폭력이나 학대 등의 상황, 자녀 양육 상황, 장애, 질병, 언어, 체류지위 문제 등으로 인해 의료기관
방문 전에 상담사실확인서를 받기 위한 시간이나 절차를 거쳐야 하는 과정이 어려울 수 있음.
-
이러한 부담으로 인해 제 때에 상담기관을 방문하지 못하게 될 수 있으며, 상담기관에서 차별이나 낙인 등을 경험하는 경우 사전 장벽이 되어 임신중지 시기가 지연될
수 있음. 앞서 강조한 바와 같이, 임신중지는 시기가 지연되면 방법이나 비용상의 부담이 점점 커지게 되므로, 상담사실 확인 절차로 인해 시기가
지연되면 당사자의 건강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침.
-
한편, 임신 당사자가 지역상담기관에서 상담사실확인서를 받아야만 한다면
지역상담기관은 정작 당사자에게 필요한 상담과 정보를 제공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상담사실확인서를 발급받기 위한 형식적 기관의 역할에 머물게 될 수
있음.
-
지역상담기관은 임신 당사자의 의사결정을 돕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임신의 유지와 중지, 출산, 양육 등에 관해 당사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고, 관련 의료기관, 전문 심리상담기관, 사회복지 기관, 지원 기관
등을 연계하는 역할을 해야 하며 상담사실확인서는 임신중지 전 사전 의무사항으로서 강제되어서는 안됨.
●
의사의 설명을 임신중지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사전의무 조치가 아닌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내용에 관한 원칙으로서 두어야 함
:
의사는 임신중절을 요청한 사람에게 필요한 사항을 설명하고 정보를 제공해야 하지만 앞서 14조에 관한 의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의사의 설명 여부나
상담사실확인서의 확인 자체가 임신중지 서비스를 제공받는 일에 대한 사전 의무조치로서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됨. 또한 의사의 설명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이 개정안 조항의 각 호 내용보다 임신중지의 방법에 대한 안내, 통증의 경감과 자가관리를 위한 방법 안내 등임.
●
제3자 동의 확인 의무, 대리결정 금지
-
<WHO 2022 임신중지 가이드라인>의 ‘법률 및 정책 권고
사항 7’은 제3자 승인을 법적 제약으로 두는 것에 관하여 “여성, 소녀 또는 기타 임산부의 요청에 따라 다른 개인, 단체 또는 기관의 허가 없이도
임신중지가 가능하도록 권고한다. 임신중지 결정 과정에서 부모나 배우자의 참여는 여성, 소녀 또는 기타 임산부에게 도움과 지지를 줄 수 있지만,
이는 임신중지를 하는 사람의 가치관과 선호에 기반해야 하며 제3자의 승인
요건에 의해 강요되어서는 안된다”라고 명시하고 있음.
-
의사결정 능력이 없다고 간주되는 당사자와 미성년자의 경우 본인 동의 외에
제3자에게까지 추가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중대한 자기결정권과 사생활권 침해에 해당함. 학대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경우 이를 입증하기
위해 임신중지가 지연될수록 당사자의 건강권은 침해됨.
19세 미만이라고 하더라도 임신중지를 스스로 판단, 결정할 수 있다면 원칙적으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요구하지 않아야 함.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가해자들은 피해자에게 “‘일탈계’ 운영 사실을 부모나 주변인에게 알리겠다”라고 협박하여 조직적으로 성착취함. 피해자들이 법정대리인에게 바로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경우가 다수였음.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도 장애를 이유로 법정대리인을 반드시 동행하도록 하는 것을 차별금지의 대상으로 두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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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임신중절에 대해 법정대리인에게 알리는 것은 이후 일상 지원, 조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의무 요건으로 두었을 때, 법정대리인과의 의견이 충돌하는 경우 법정대리인의 의사에 반하여 자신의
입장을 관철해야 하는 당사자의 부담 또한 더욱 커지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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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절에 대한 지원과 정보제공이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 당사자가 의사결정에
추가적 지원이 필요한가에 대한 판단 기준을 연령, 장애와 같이 정체성으로 환원하는 것은 차별임. 당사자의 정체성으로 의료행위를 지연하는 것이 아닌
당사자가 필요한 정보와 원기관을 안내, 지원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함.
[참고]
영국의 Mental Capacity Act(MCA, 2005)은 의사결정 조력이
필요한 이를 대신하여 행동하거나 결정할 때 행동강령을 제시하고 있음. 그 중 의사결정에 필요한 지원의 종류를 아래와 같이 정함.
1) 필요한 정보제공
2) 적절한 방법의 의사소통--잘 아는 사람, 단순한 표현, 사진, 물품 이용,
음량과 속도,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반응 살피며, 여러번 설명하고 요점을 나누어. 기다림, 반복, 신뢰하는 사람으로부터 지원, 문화적 윤리적
종교적 요소 인식, 전문 통역필요 고려
3) 본인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지침
4)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본인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사안은 모두 설명
5) 혼란을 일으키는 필요이상의 상세한 것 설명하지 않음.
6) 의사결정의 결과와 의사결정하지않는 경우 결과에 대해 설명.
7) 가까운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 설명. 지원사 포함.
8) 다른 방향으로부터 조언이 필요한 경우. (전문가, 친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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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제공의
방식과 내용, 조력이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할 기준 정립이 필요함. 개인의 의사결정권한을 과도하게 해치지 않으면서 당사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도록 장애, 성과재생산권리, 여성, 청소년 등 각 인권단체의 의견을 청취할 필요가 있음.
● 인공임신중절
요청에 대한 거부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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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보건법에서 의료인의 거부권을 법으로 명시하는 것은「의료법」 제
15조제1항에 예외 상황을 만드는 것으로, 이는 향후 임신중지뿐만 아니라 다른 보건의료 요건에 대해서도 같은 요구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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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지에 있어서만 의료인의 거부권을 예외로서 명시하게 되면 임신중지에
대한 낙인과 차별을 강화하며, 이미 의료접근성이 매우 낮은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사실상의 전면적인 접근 차단을 초래하게 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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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도 서울,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임신중지를 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매우 없으며, 많은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갈 수 있는 병원을 찾기가 어려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다수 발생하고 있음. 이는 노동 시간
또는 학업 시간, 경제적 상황, 가족 또는 파트너와의 관계 등 이미 당사자가 처한 복합적인 어려움에 더하여 시간과 비용에 더 큰 부담을 초래함으로써
임신중지 시기를 크게 지연시키고 있는 조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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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는 안전한 임신중지와 임신중지 전후의 케어에 관한 보건의료 역량을
전반적으로 크게 저하시킴. 이미 오랜 ‘낙태죄’ 조항의 영향으로 인해 보건의료인 교육 과정에서 최신의 국제 가이드와 보건의료 기술을 접하지 못한
상황에서 지금도 한국의 의료기관과 의료인들은 해외에서는 광범위하게 표준 진료 가이드로 삼고 있는 내용들을 알지 못하고, 임신 초기에도 수동진공흡입술
대신 더 이상 권고되지 않는 소파술을 사용하며, 유산유도제의 관련 가이드조차 알지 못하는 현실임.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거부권까지 법에 명시되면
임신중지에 대한 의료계의 낙인이 지속됨으로서 한국의 임신중지, 재생산 건강 관련 보건의료의 수준을 계속해서 후퇴시키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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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으로 임신기간에 따른 임신중지 서비스의 제공 여부와 그 수준은 의료기관의
규모, 의료장비와 시설, 병상 등의 수준, 의료인의 전문성 등에 따라 좌우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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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정부는 의료인의 임신중지 거부권을 보장할 것이 아니라 보건의료인
교육과정에서부터 안전한 임신중지와 당사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의료윤리를 교육하도록 하고, 해당 의료기관의 규모와 의료인의 전문성 등에 따라 임신중지
서비스의 제공이 어려운 경우 인근 의료기관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의무 조항을 명시하고 의료기관 연계 체계를 구축해야 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