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림터
  • 울림
  • 울림
  • 열림터
  • ENGLISH

연구·교육

여성주의적 담론생산을 위한 연구와 반성폭력을 위한 교육 사업을 공유합니다.
2011 성폭력가해자상담원을 위한 역량강화 워크숍, 세번째 날
  • 2011-10-28
  • 3150
성폭력가해자상담원을 위한 역량강화 워크숍
'성폭력 가해자, 어떻게 만날까?'의 세 번째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10월 20일 셋째날은 5강 <교육 현장에서 성폭력가해자 상담을 어떻게 할 것인가?>로 시작했습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김지혜 선생님께서 최근까지 중앙대 성평등상담소에서 활동하면서 겪은
대학 내 성폭력사건 개입의 경험을 나눠주셨습니다.

성폭력 가해자를 상담이나 교육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사건 개입과 중재를 맡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황들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대학 내 성폭력사건들은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상담만으로 종료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또한 피해자와의 합의에 따라 상담실의 중재를 거치거나
대책위원회, 상벌위원회에서 가해자의 징계를 논의하기도 합니다.
 
대책위원회의 구성원들이 상담소의 피해자중심관점을 잘 이해하지 못할 때,
피해자와 가해자가 각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진행하면서 상담자와의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때,
이 모든 입장들을 이해하고 다뤄야 하는 대학 상담실의 고충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해자의 죄질이 아주 나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공식적인 처리를 원치 않아서
중재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성희롱 문제의 사회적 중요성 때문에 제도가 만들어진 것인데,
피해자의 의사가 중요하다는 조항 때문에 중요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개입을 할 수 없을 때의 안타까움에 모두들 함께 공감했습니다.
다음 시간은 6강 <전자발찌, 화학적 거세 등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이경환 변호사님이 진행해주셨습니다.

전자발찌와 화학적 거세가 국가형벌권의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
제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와 법의 기본 취지를 잊지 않아야 하는 점을
날카롭고도 풍부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최근 몇 년간 아동대상 강력범죄사건이 여러 차례 보도되면서 아동성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더불어 성폭력가해자 처벌에 대한 정책이 쏟아져나왔습니다.

그러나 정책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않고 무작정 입법이 추진되다보니,
전자발찌의 적절한 부착기간이나 화학적 거세에 있어서 본인 동의의 문제 등
필요한 세부조항들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 두 가지 정책에 투입되는 예산이 성폭력피해자 치료지원이나
성폭력사범 교육운영 등 기존에 시행하고 있던 필요한 정책들의 수십배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성폭력범죄가 타 범죄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대하고 재범률이 높으므로
전자발찌라는 특별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자발찌의 도입 취지였지만,
현재 법무부는 모든 강력 범죄에 대해 전자발찌 제도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가 범죄에 대하여 개별 가해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전가하고,
사회적 안전망 구축 등 전체 시스템의 문제를 파악하는데는 소홀한 상황인 것입니다.

또한 전자발찌와 CCTV에 어마어마한 예산이 들다보니,
다른 범죄에 대해서도 이를 쉽게 허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이경환 변호사님은 성폭력가해자 처벌과 교정에 대한 종합적 시스템 필요함을 거듭 강조하셨습니다.
전자발찌 부착기간, 약물치료 기간이 무의미하지 않도록 해당 기간에 맞는 교육이 병행된다면
가해자 교정의 효과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현장 활동가들이 가해자를 교육하는 것을 지원하고
추적하여 내용을 마련해야하는 것입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는 현재의 복잡한 성폭력관련법들이 형법으로 수렴될 수 있도록
형법개정안을 논의하고, 해외의 성폭력사범교육프로그램 자료를 공부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활동가들의 정책제언에 뜻을 함께 모으는 민변의 활동에 마음이 든든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강의가 진행될수록, 가해자를 만나서 함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돌아보아야하는
섬세한 지점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어지는 강의가 더욱 우리의 시야를 넓혀줄 것이 기대되는 셋째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