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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교육

여성주의적 담론생산을 위한 연구와 반성폭력을 위한 교육 사업을 공유합니다.
"성폭력 2차 피해를 통해 본 피해자 권리" 이미경 이사의 논문 발표회가 열렸습니다!
  • 2012-02-24
  • 3351
 
2월 7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 이미경 이사님의 이화여대 여성학과 박사학위논문
'성폭력 2차피해를 통해 본 피해자 권리' 발표회가 열렸습니다
.

 

반성폭력 운동 현장의 중심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이미경 이사님의 경험과 활동을 이론화 하여
정리한 연구 '성폭력 2차피해를 통해 본 피해자 권리'는 

성폭력 2차 피해를 통해서 피해자 권리의 법적 개념이 어떻게 왜곡되고 있는지 그 구조를 밝히고
피해자의 목소리를 구체적으로 담기위해 무엇이 전제되어야 하는지를 탐구한 연구로,
여성의 경험과 관점, 여성의 특수성을 드러내는 것은 기존의 합리적·객관성의 개념에 대한 전면 도전이자
성평등적 합리성을 찾고 새로운 피해자 권리담론을 만들어가고자 한 연구입니다.
 

 
이날 발표회는 많은 분들의 뜨거운 관심과 참가 속에서 개최되었는데요. 
백미순 소장님의 사회로  먼저 이미경 이사님이 논문 내용을 발표하고
이후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토론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미경 이사님은 먼저 연구가 성폭력 관련법과 제도가 피해자의 권리를 대폭 확장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이 왜 형사소송절차에서 2차 피해를 입는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연구의 시작과 배경 소개로발표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성폭력을 판단하는 기준인 법의 합리성(reasonableness)이
2차 피해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의 비판적 검토를 통해,
피해자 권리를 재구성하는데 전제되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탐색하려는 목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음을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럼 간단히 이미경 이사님의 논문 발표 내용을 함께 살펴볼까요? 

먼저 이미경 이사님은 연구를 통해 형사사법절차에서 2차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여전히 많다는 점을 밝히며 
2차피해 발생의 심층 구조를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습니다.
 
(1) 정조에 관한 죄’의 망령(living dead) 
: 우리나라에서 성폭력을 ‘정조에 관한 죄’로 규정하던 법이 사라진지 16년이 지났지만뿌리 깊게 박힌 정조에 대한 인식은 성폭력의 ‘합리적 판단기준’에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 ‘보호할만한 피해자’와 ‘당할만한 피해자’로 이분화. 여기에 피해자 유발론과 피해자다움의 통념이 합해진 성폭력 판단기준은 피해의 현실에 대한 몰이해와 피해자의 경험을 반영하지 못한 채 운영되고 있어 성폭력 2차 피해의 주요 요인이 됨.

(2) 보호해야할 피해자라는 ‘트로이 목마’
: 성폭력 피해자의 명예와 사생활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규정된 친고죄는 가해자들이 사법적 책임을 벗어나기 위해 피해자에게 합의를 강요하는 수단이 됨. 따라서 친고죄는 피해자의 일상의 평온을 깨뜨릴 뿐만 아니라, 모욕과 인권침해의 근본 요인. 또한 피해자에게 반항이 불가능할 정도의 폭행·협박의 입증을 요구하는 최협의설은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위계·위력 등 ‘관계의 맥락’을 간과. 어린이 성폭력 피해에만 집중된 피해자 상(像)은 성인 성폭력문제의 심각성을 다루지 못하는 요인이 됨.
 
(3) 부유(浮游)하는 법집행
: 법 이행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자 권리의 장벽은 담당자의 비전문성과 미비한 법 규정으로 피해자들의 사생활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음. 진술녹화제도나 신뢰관계인 동석제도 등이 실제 피고인의 방어권 앞에서는 무력해지는 문제점을 드러냄. 가장 기본이 되는 피해자의 정보권은 수사 개시와 함께 피해자의 권리 및 형사사법절차의 안내, 가해자의 처벌 상황, 지원단체 연계 등이 상세히 고지되어야 함에도 실제로는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 이처럼 현행법에 의해 피해자들은 형사절차 참여권, 정보권, 피해자 인격권과 신변보호권, 피해 보상권,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고 있지만, 부유(浮遊)하는 법집행으로 피해자들의 인권이 침해되고 있음을 알 수 있음 .
                                                                                                                                
(* 발표회 자료 참고)
       
             
이와같은 구조 안에서 성폭력 2차피해를 경험한 생존자들이 적극적인 권리를 주장하거나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단체에 지원을 요청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흐름속에서 
이미경 이사님은 연구를 통해
 
성폭력 2차피해에 대한 국가책임판단에서 '합리성'이 어떻게
작동하는 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습니다.

(1) 국가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형사사법절차상 성폭력 2차피해
 : 성폭력 2차 피해에 대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에서 법원이 수사관의 피해자 성관계 이력에 대한 질문의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은 점, 수사기관에서 가해자 측과 마주치고 심지어 모욕과 폭언을 당한 상황을 방치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점, 학교 등교에 지장이 매우 큰 새벽 3시까지의 철야조사는 부모, 본인의 동의가 있었더라도 금지되어야 함에도 법원이 이를 공무원의 위법행위로 인정하지 않은 점, 피해자에게 가해자와의 성관계 체위를 재연하도록 한 검사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은 점, 검사의 낙태지휘 거부로 출산에 이른 피해자에 대한 국가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점 등의 문제들을 볼 수 있었음.
 
(2) 국가책임을 인정한 경우
: 법원은 성폭력 피해사실 및 인적사항을 누설하고 피해자 비난한 수사관의 위법성과 범인식별실 미사용의 위법성, 그리고 반복된 진술녹화에 대한 위법성은 인정함. 또한 수사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피해자를 모욕하는 발언을 한 공무원의 위법성에 대한 국가책임을 인정. 한편, 성폭력 2차 피해에 대한 국가책임이 인정된 위 사안들은 성폭력의 특수성이 반영되었다기보다 일반 범죄의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이었더라도 국가책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을 정도의 자명한 인권침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즉, 법원은 성폭력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국가책임을 인정해야 할 경우들을 공무원의 위법성 판단기준에서 제외하고 있음.
 
(3) 국가책무에 대한 '합리적 판단'의 각축
: 직무규칙의 ‘실질적’ 효력 여부에 대한 판단의 변화, 사건 비담당자의 위법행위에 대한 국가책임 인정의 확대, 손해배상 범주와 액수 판단에서의 ‘합리성’ 적용부분에서 법원 판단의 각축이 보여짐. 결론적으로 성폭력 피해자의 권리에 대한 국가 책무를 소극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추세이나 변화의 흐름이 감지됨. 여기에는 전국의 성폭력상담소, 인권변호사들의 활동이 크게 영향을 미침.
                                                                                                                                      (* 발표회 자료 참고)


이미경 이사님의 연구 발표에 따르면 국가손해배상소송의 판결문들에서 공통적으로 밝히고 있는
공무원의 위법성 판단기준은 “그러한 조치를 취한 것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인정되거나
또는 경험칙이나 논리칙상 도저히 합리성을 긍정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되는 경우”
입니다.
 
그러나 판사가 인정하는 ‘경험칙’과 ‘논리칙’이 무엇인지, 그리고 관건이 되는 ‘합리성’이
무엇인지는
자세히 밝히지 않고 있지요
. 이는 성폭력 2차 피해에 대한 국가손해배상소송이
현행 법규의 매커니즘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피해자가 손해를 인정받는 과정은
다시 법의 틀 안에서 판단되어질 수밖에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에 기인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하게 지적할 부분은 성폭력의 판단기준과 관련해서 대부분 남성들로 구성된 담당자들에 의해
법이 제정되고 이행되는 과정에 피해자의 경험과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
입니다.

이미경 이사님은 뚜렷한 성별권력관계를 드러내고 있는 가부장제 사회질서 안에서의
'객관성'이란 이미 성편향적임을 알 수 있으며 따라서 앞으로 공무원의 불법행위를 판단할 때
피해자의 경험과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하며,
성폭력 2차 피해의 구조와 특징을 이해하고
국가책임의 해석범위를 넓혀가야 할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미경 이사님은 성폭력피해자 권리 확대를 위해
(1) 피해자 관점에 기반한 '법적 합리성'을 재구성하고
(2) 피해자 권리 실현을 위한 법·제도를 개선하며
(3) 변화를 위한 새로운 상상력과 일상생활 속에서의 실천을 확산하는 것
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논문 발표를 마치고 논문내용과 반성폭력운동의 과제에 대한 토론이 활발하게 이어졌습니다.
다양한 질문과 의견으로 발표와 토론에 참여해주신 여러분 덕분에
논문발표회가 더욱 풍성한 내용으로 채워졌습니다.
 
이미경 이사님의 연구가 반성폭력 운동의 현장은 물론, 학계, 법조계에도 널리 확산되어
성폭력 2차피해를 방지하고, 피해자 권리를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리라 기대해봅니다! :)   
 
논문 발표회에 참가해주신 여러분,
그리고 소중한 연구내용을 나누어 주신 이미경 이사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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