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성교육 자료 보완 및 표준안 운용실태에 대한 공청회> 후기

7월 15일 금요일, 은평구에 위치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학교 성교육 자료 보완 및 표준안 운용실태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교육부가 2015년에 내놓은 학교 성교육 표준안은 성별 고정관념과 성 역할을 강화하거나, 성적 다양성을 배제하는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그간 수차례 문제제기 되어왔습니다. 이날 열린 공청회의 진행 순서로는, 변신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폭력예방교육부 교수와 주재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인지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의 발표가 있었고 그 다음으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공청회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3층 대강당에서 열렸는데,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참석해 행사장을 꽉 채웠습니다.  

공청회의 첫 번째 발표는 변신원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폭력예방교육부 교수가 ‘학교 성교육 표준안 및 교육자료 검토 및 제언’이라는 제목으로, 성교육 표준안의 개발 취지와 교육목표,성교육 표준안의 이슈와 논의사항과 성교육의 방향, 제언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주재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인지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의 ‘2016년 성교육표준안 운용실태조사 결과’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발표가 끝난 후, 십 분의 휴식시간을 갖고 곧바로 토론자들의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토론자로 김지연(한국성과학연구협회 교육국장),박세나(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이규은(동서울대학교 교수), 이명화(한국성문화센터협의회 대표/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 이춘희(서울 우신초등학교 보건교사), 이효숙(충북 증평공업고등학교 교사), 최란(한국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이 참석했습니다.

김지연 교육국장은 ‘남녀 간의 성관계는 임신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신의 자녀가 중, 고등학교 때 성적 자기결정권에 따라 성관계를 바라는 부모는 없다’고 주장했고, ‘남성 간 성관계로 인해 에이즈가 유발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세나 산부인과 전문의는 성에 대한 이른 노출이 우려된다고 하였으며, 이규은 교수는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양성평등의 시작이라고 하였으며,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미성년과 성인의 인식 차에 대해 말하였습니다. 이명화 한국성문화센터협의회 대표는 추천할만한 성교육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척박하다고 하였으며, 국가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춘희 보건교사는 학생들의 수준을 보편화하는 것 역시 문제라고 제기하였고, 학생들이 정말 원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효숙 교사는 성교육의 주된 지향성에 대해 논의하였으며, 성교육 표준안이 인권, 헌법에 부합하는지에 관한 문제제기를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최란 사무국장은 성과 관련된 문제를 밝고 경쾌하게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또한 어떤 차이들도 차별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러한 철학이 성교육 표준안에 담겨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철학이 없기 때문에 문제제기가 이뤄지고 있는 현 상황을 지적하였습니다.

이렇게 간략하게 토론 내용을 정리했는데, 현장의 분위기는 토론의 열기로 뜨거웠으며 서로 가진 다른 입장 때문에 갈등이 좁혀지지 못한 모습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더 나은 성교육 표준안을 제정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의견 발표를 가로막는 모습들도 있어 아쉬움이 남기도 했습니다. 또한 공청회 토론자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온 인사들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는 지적도 받아온 바 있습니다. 이렇게 성교육 표준안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번 공청회 이후 차별적이지 않은 성교육 표준안의 개정안이 발표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작성: 장영지 (2016년 하계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