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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교육

여성주의적 담론생산을 위한 연구와 반성폭력을 위한 교육 사업을 공유합니다.
[후기] 33기 성폭력전문상담원교육 1주차 후기 - "어떤 지식이 성폭력상담사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자격인 걸까?"
  • 202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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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약 30여명의 수강생이 하얀 벽과 마룻바닥이 있는 강의실에서 책상 앞 의자에 앉아 강의를 듣고있다. 강사가 앞에서 TV모니터에 띄워진 사진을 보면서 설명하고 있다.


"어떤 지식이 성폭력상담사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자격인 걸까?"

(33기 수강생 성희)


🌻7월1일 33기 성폭력전문상담원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첫주차에는 반성폭력운동의 역사, 여성주의, 성폭력과 젠더폭력의 개념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첫주차를 마친 수강생 성희님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성폭력 상담원 교육일이 다가왔다. 대망의 상담원 교육일 전날 밤. 나는 침대에서 뒤척이며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였다. 내가 교육과정을 잘 따라갈 수 있을까? 수업을 듣다가 깜박 졸면 정말 죄책감이 크게 들 것 같은데 어떡하지? 정확하게 어떤 것들을 배울까? 어떤 지식이 성폭력상담사 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자격인 걸까? 왜 100시간일까? 같은 소소한 걱정들. 커리큘럼을 미리 읽어보긴 했지만 감이 잘 잡히지 않았다. 아무튼, 설레고, 긴장되고, 약간은 두렵기도 한 여러 가지 감정을 품고 아침 8시에 합정역으로 향했다.

정해진 장소에 도착하자 활동가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출석 확인을 위한 서명을 마치고 책자를 집어들었는데 엄청난 두께에 압도되었다. 강사분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첫날 수업을 마치고 저녁을 먹자마자 쓰러지듯이 잠이 들었다. 집중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동안 들어왔던 수업과는 다르게, 강의 중간중간 질문을 하는 33기 수강생분들이 너무 멋있게 느껴졌다. 내 평생 들어왔던 수업 시간들에서 질문을 할지 말지 망설이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너무 나대는 걸로 보이는 건 아닐까? 혹시 예의가 없어 보이면 어떡하지? 이곳에서는 이런 자기 검열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번쩍번쩍 손을 들고 질문할 수 있는 안전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성폭력 상담원이 꼭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마음가짐이나, 윤리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지만, 필요한 여성학적인 지식은 무엇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 첫 주차에 배운 지식들이 간략한 여성학 개론과 한국의 성폭력 법률의 발전, 법률이 제정된 맥락들이 었어서 더 그렇게 느끼게 된 것 같기도 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합의’에 대한 부분이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합의’란 무엇일까? 어떤 부분이 사람 대 사람의 아주 개인적이고 가장 소규모의 관계에서 서로가 ‘합의’했다고 느낄 수 있을까? 감정적인 부분일까? 믿음? 아직은 잘 모르겠다. 차차 답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 첫 주차였다. 앞으로의 수업들이 매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