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소설모임 본드걸미미양의모험을읽고 만나요~~
살아남는 게 중요할 정도로 날이 엄청 맵습니다. 작은 몸 누일 방 한 평 있다면, 그리고 조금의 온기라도 있다면 바깥의 바람소리를 배경으로 잠시 책 한권 잡는 생존법을 택하시는 게 어떨까요. 이번달 우리 소설모임은 또 이렇게 여러분의 마음을 한번 꼬셔볼 참입니다.
2월의 책은 오현종님의 장편소설 ‘본드걸 미미양의 모험’입니다. 혹자는 ‘재밌고 발랄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금방 읽고 끝낼 수 있는 가벼운 작품’이라고도 하고 혹자는 ‘콜럼부스의 달걀에 비견될 무게 있는 작품’이라고도 합니다. 오호라~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 이거 우리에게 숨어있는 변태적 취향이 고개를 살짝 내밀며 입맛을 다시는 소리가 들려오는 군요.
압니다, 압니다. 망설이는 분도 있을 거예요. 007 영화음악이 울려퍼지는 순간부터 벗은 몸 그림자와 촉촉한 신음소리로 화면을 산란하게 하였던 수많은 본드걸의 모험이고 하니, 머 그리 고운 마음으로 동참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바니걸’, ‘바비걸’, ‘레이싱걸’은 물론이고 심지어 우리의 ‘원더걸스’까지, 세상의 모든 ‘**걸’들은 뇌쇄적인 라인으로 수컷들의 관심과 자본주의의 밀병을 한꺼번에 휩쓸고 가버리니까요.
근데,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의 질투샘을 자극하는 그 본드걸들! 우아하고 섹쉬하며 카리스마 있게 등장했다가 착했든지, 독했든지 간에 돈과 순정과 업무 성과를 본드에게 바치고 결론을 하트 뿅뿅 나오는 사랑의 침대로 장식하잖아요. 근데 왜 다음 영화에서는 똑같은 본드가 다른 본드걸과 함께 침대에서 뒹굴죠? 22편 007 시리즈에 70여명에 달한다는 그 많은 본드걸들은 왜 옷만 벗고 걸어나가서 다시는 안돌아오는 것일까요? 혹시 궁금하신 적 없으세요?
물론, 책을 살짝 훔쳐보자면, 우리의 미미양도 무지하게 그게 궁금하고 억울했나봐요. 그래서 007에게 따져 묻네요.
“한번 본드걸은 영원한 본드걸이에요. 사랑한다고 했잖아요. 어떻게 새 본드걸을 데려올 수 있어요?” “당신이 뭘 잘못 알고 있나본데, 본드걸은 원래 일회용이야. 한번 사랑받고 퇴출당하는 운명이라고.” “007은 일회용이 아니잖아요.” “그거야 007이니까 그렇지.” “절대로 이해할 수 없어요.” “난 본드, 제임스 본드, 스파이야. 당신은 날 몰라.” |
헉, 그러니까 ‘운명’... 그것은 일회용, 아니 일용직 잡부 본드걸의 운명이라는 거죠!
안심하세요. 만약에 미미가 이 운명에 무릎 꿇었다면 이 소설은 세상에 빛볼 수 없었겠죠. 우리는 이제 이 책을 통해 폭력과 기술로 ’본드걸의 운명에 대처하는 미미의 방식‘을 보게 됩니다. 본드와의 슈퍼 스파이 가족을 꾸리는 소박한 꿈을 가졌던 미미가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지 궁금한 분은 미미 양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시구요, 그 변해가는 모습이 과연 우리의 기대 이상인지 아니면 이하인지 나누고 싶은 분, 또한 순식간에 본드도 잃고 일용직 잡부로서의 자신을 깨달은 미미가 나라면, 하는 상상에 대해 수다떨고 싶은 분은,
*** 언제? 오는 2월 3일 6시에 *** 어디서? 상담소 2층에서 ***누구랑? 바로 따뜻한 차를 끓이며 여러분을 기다리는 소모임원들과 함께 뭉쳐 봄이 어떠할까요!!!
물론, 상담소를 노크하실 때는 아무도 아니고 오로지 미미양만 알고 오셔도 됩니다. 우리는 첫만남을 통해서도 언제든지 뭉칠 수 있는 혹독한 현실을 사는 동시대인이기에^*^
댓글(1)
이열~~~~~ 광고글 작렬. 당분간 광고글은 영란님께서. 우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