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3 온다 리쿠의 "목요 조곡"
안녕하세요, 소설모임의 성실한 멤버 오매입니다. 지난 소설모임이 어느덧 지난 달 기록이 되네요. 6월 22일 모임은 두 가지 주제로 크게 떠들썩한 날이었습니다. 소설모임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물리적인 시끌벅적함이 가득했습니다.
첫번째는 꽤 오랜기간 베스트셀러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 서평을 하며 시끌벅적했습니다. 자리에 채 앉기도 전에 엄마에 대한 멤버들의 감정, 관계, 사건들이 쏟아지면서 책이 아니라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도 엄마를 집회에 모시고 가본 적 있다며 넷째딸에게 감정이입하는 멤버가 있는가 하면,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아빠의 뒤늦은 후회를 옆에서 보는 심정, 자식에게 매여 살며 한 마디도 속시원히 못하는 언니 이야기 등 다양한 사건이 쏟아져 나왔고 객석 탄성도 끊이지 않았죠.
서서히 책에 대한 이야기로 옮겨 오면서, 각장에 화자 혹은 주인공이 되는 딸, 아들 등 엄마를 잃어버린 그 인물들의 감정과 회고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평도 많았습니다. 이 책이 엄마에 대한 여러 울컥한 심정을 자극한다 하더라도, 이 책에 나오는 요 인물들의 행동과 말들로는 정말 의표가 찔리지는 않는다는 평에 가깝지요.
페미니스트로 살게 되는, 여성으로 태어나 길러지는 삶에 대해 깊이 관심과 고민이 많은 사람들은 엄마의 인생, 엄마라는 존재,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고민과 갈등이 많은 편이잖아요. 엄마를 독립적인 한 존재로 보고 그녀와 다른 관계를 맺고자, 그녀의 독립적인 인생이 어떻게 펼쳐나갈 수 있는지 시도해 본 경험들도 많기 마련이에요. 때문에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매우 평이하고, 그래서 더 얄밉고 고까운 만시지탄에 별로 동의가 되지 않는 것 같기도 했어요. 예컨대 에필로그에서 큰딸이 피에타 - 아들 예수를 하늘로 보내는 성모 마리아의 헌신하는 자세 - 상 앞에서 어프러지는 것을 보고 결국 엄마의 모성으로 마지막을 채우는구나, 실망한 기색을 나누기도 했지요.
엄마가 반전처럼 숨겨둔 인생의 동반자에게 애정과 존경의 메세지를 보내는 장면, 마지막으로 돌아가고픈 곳이 어딘가 했는데 친정 집에서 노모가 등을 쓰다듬는 장면, 엄마가 이모, 시동생에게 여러 동물들과 식물들에게 한없는 애정을 쏟았던 뜨거운 인간주의자, 자연주의자였던 면, 욕망을 숨겨왔지만 책을 읽고 싶고 먼 나라를 여행하고 싶은 로망을 키워왔던, 꿈으로 열정이 넘치는 에너자이저였던 면... 이런 면들이 애틋하고 마음을 자극했으니 - 우리는 엄마라는 존재가 더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기를 바라는 팬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니까, 엄마가 엄마인채로, 모성의 틀에 갇힌 채 우리에게 회한을 주고 더 효도하지 못했음을 죄스럽게 만드는 존재가 아니라 - 함께 꿈꾸고 뜨겁게 사는 하나의 독립적인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는 걸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말이죠.
아, 두번째는 소설모임의 오랜 회원 지선의 송별회가 있었습니다. 지선도 육아 문제로 꽤 오랫동안 고민하고 고생하다가 지역으로 이주하게 되는 것이기도 해서, 이 마지막 날의 책 이야기와 우리들의 울적하고도, 그녀의 새로운 삶을 마음 속으로 기원하고 기원하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케잌도 자르고, 상담소에서 여는 송별회에서 상영할 동영상 인터뷰도 촬영하면서 믿어지지 않는 이별의 날을 보냈습니다. 지선은 홈페이지 공지글에 열심히 댓글을 달고 서평 한줄을 달면서 소설모임에 함께 할 예정입니다. 모두 기대해주세요!
다음 모임은
7월 23일 목요일 늦은 6시반
온다 리쿠의 "목요 조곡" 입니다.
아시죠? 언제나 열려있다는 걸.
책 좋아하는 여자들, 모여 이야기하는 모임 - 여성소설모임에서 당신을 기다려요.
<책소개> by 알라딘
<밤의 피크닉> <삼월은 붉은 구렁을>의 작가 온다 리쿠의 장편소설. '목요일의 모음곡'이라는 뜻의 제목답게 소설은, 목요일을 좋아했던 한 소설가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목요일, 같은 장소에 모인 다섯 여자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도키코가 죽은 후 4년. 다섯 여자가 모인다. 도키코와 혈연관계인 네 명의 여자와 편집자 에이코. 우구이스 저택에 모인 그녀들 앞으로 '후지시로 치히로'라는 사람에게서 꽃다발이 도착한다. 꽃 안의 카드엔 도키코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살인이었다는 것과, 살인자가 그녀들 중에 있음을 암시하는 글이 적혀 있는데…
어느 날 날아든 쪽지 하나로 사실이라고 믿어왔던 것이 뒤집어지고, 평온해 보이던 그들의 관계는 거짓과 배신으로 흔들리게 된다. 집 안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설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또한 소설의 모든 이야기는 다섯 여자들의 기억에 의해서 전개된다.
<책의 내용> by 알라딘
천재 소설가 시게마츠 도키코의 자살. 도키코와 혈연관계로 맺어진 네 명의 여자들 시즈코, 에리코, 나오미, 츠카사와 도키코를 담당했던 편집자 에이코는 도키코를 추모하기 위해 매년 우구이스 저택에 모인다. 도키코는 4년 전 자신의 집 침실에서 독이 든 물을 먹고 자살을 한다. 당시 저택에 함께 있던 다섯 명의 여자들은 모두 도키코의 죽음에 의문을 품지만 도키코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그런 의문은 흐지부지되어버린다. 도키코가 죽은 후 4년. 우구이스 저택에 모인 그녀들 앞으로 ‘후지시로 치히로’ 라는 사람에게서 꽃다발이 도착한다. 꽃 안의 카드엔 그날 도키코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살인이었다는 것과, 살인자가 그녀들 중에 있음을 암시하는 글이 적혀 있다. 무언가 하나씩 비밀을 품고 있는 다섯 명은 4년 전 그날의 기억을 되살리며 사건의 퍼즐을 맞추어가는데…….
천재 소설가 시게마츠 도키코의 자살. 도키코와 혈연관계로 맺어진 네 명의 여자들 시즈코, 에리코, 나오미, 츠카사와 도키코를 담당했던 편집자 에이코는 도키코를 추모하기 위해 매년 우구이스 저택에 모인다. 도키코는 4년 전 자신의 집 침실에서 독이 든 물을 먹고 자살을 한다. 당시 저택에 함께 있던 다섯 명의 여자들은 모두 도키코의 죽음에 의문을 품지만 도키코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그런 의문은 흐지부지되어버린다. 도키코가 죽은 후 4년. 우구이스 저택에 모인 그녀들 앞으로 ‘후지시로 치히로’ 라는 사람에게서 꽃다발이 도착한다. 꽃 안의 카드엔 그날 도키코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살인이었다는 것과, 살인자가 그녀들 중에 있음을 암시하는 글이 적혀 있다. 무언가 하나씩 비밀을 품고 있는 다섯 명은 4년 전 그날의 기억을 되살리며 사건의 퍼즐을 맞추어가는데…….
댓글(5)
그래!! 우오우오 드디어 만나는 군요. 오늘입니다. 안그래도 문자 보내려 했는데 이따 뵙겄습니다 히
지난달 참여하지 못했지만, 오매님 후기를 읽으니 완전 좋았을 것같은!! ^^ 7월의 소설모임 드디어 내일로 다가왔네요. 진작부터 책 읽어두고 기다려홨답니다ㅎㅎ 내일 뵐께요~
정말 생생한 후기네요! ㅎㅎ 옴님 친구님 말씀대로 요즘 엄마들은 자기얘기라고 생각안할것 같아요. 우리가 소설 속 엄마를 아직도 찾고있는걸까요? 그런지도! 그나저나 당고님의 후기예약은 저도 감감감동! 그리고 지선의 온라인 소모임활동! 기대됩니다^^
친구는 어제, "우리 엄마는 이렇지 않은데! 이제 다른 엄마를 좀 소설에서 볼 수 없나?" 라고 했어요. 요즘 엄마들은 이 책을 보면 자기 얘기를 썼다고 생각할까요? 많은 엄마들이 이렇게 살지 않고 있는데도 자식 세대의 수많은 독자들은 이 소설 속 엄마를 그리며 울고 찾아 헤매고 있는 거 아니냐고요. 여튼 당고님의 후기 예약에 감동! 아이구 영광이죠 ㅋㅋ
컬러풀하고 세밀한 모임 후기 잘 읽었습니다. 간만에 보는 장문의 후기네요. 오매 님은 정말 본인이 수식하신 것처럼 '성실' 그 자체이신 것 같아요. 오매 님의 성실한 후기에 큰 감명을 받아 다음 모임 후기는 제가 예약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