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여성소설모임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서로 친분이 있는 분도 계셨고, 새로운 회원님도 만나뵈었는데요. 소설읽기의 모임인 만큼,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나 인상적이었던 주인공의 이름으로 소개를 하기로 했습니다.
2013년 여성소설모임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서로 친분이 있는 분도 계셨고, 새로운 회원님도 만나뵈었는데요. 소설읽기의 모임인 만큼,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나 인상적이었던 주인공의 이름으로 소개를 하기로 했습니다.
빨강머리 앤의 ‘앤’, 데미안의 ‘데미안’, 토리,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에 나온 추정의 생명체의 ‘지렁이’, 엄마를 부탁해의 ‘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이렇게 6명이 모였답니다.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의 인물을 소개하며 각자의 좋아하는 소설과 인물의 취향을 잠깐이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읽은 소설은 정유정의 ‘7년의 밤’이었습니다. 참여하신 분들은 이야기 구성력이 뛰어나고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단숨에 읽었다는 분들이 많으셨어요. 살짝 무서웠다는 분도 계셨고, 책을 읽고 잠잘 때 좀 무서웠다는 지렁이와 불을 켜고 자야했다는 스칼렛, 그닥 무섭지 않았다는 앤과 토리 등 같은 책을 읽고도 반응들이 다양했습니다.
7년의 밤에 등장하는 여성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특히 이 소설의 최고 캐릭터이자 가정폭력의 행위를 ‘교정’이라고 부르는 ‘오영제’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사이코 패스냐 아니냐’에 열띤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소설읽기 모임의 가장 큰 즐거움은 한 권의 소설을 읽었다는 것과 함께 그 소설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나누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해가 안 된 장면에 대해서 서로의 상상력으로 그 대사는 이런 걸 의미하는 건 아닐까요라고 제시해보기도 하고, 소설 속의 인물이 되어 나였다면이라는 가정도 해보면서 인물을 이해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한 권의 소설을 매개로 쏟아져 나온 얘기는 연애할 때와 결혼 후의 섹슈얼리티의 변화, 첫 사랑에 대한 분노와 복수를 계획한 이야기까지 삼천포로 흘러가기도 했지만, 참여하신 분들의 삶의 경험들이 묻어나온 진솔한 이야기들도 나눌 수 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여성소설읽기 모임을 하시기 위해 대전에서 와 주신 지렁이님은 열시 기차를 타기 위해 9시에 모임을 떠나시며 ‘대전의 신데렐라’라는 또 다른 별칭을 남기시고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가셨습니다. 9시 15분 쯤 모임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니 열시가 훌쩍 넘어있었습니다.
밤부터 갑자기 쏟아진 비와 고단해진 몸을 이끌고 집 안으로 들어서며
‘피곤하지만,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은 하루였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은
소설을 좋아하는 여성들이 모여서
소설을 읽고,
소설 속 인물들의 삶과 우리의 삶을 연결시켜 보고
요리 조리 떠드는 유쾌한 수다가 있는 여성소설읽기 모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