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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축소 강행 방침 중단을 위한 여성단체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 2009-03-25
  • 3019
연일 우울한 뉴스를 접하는 나날입니다.
 
행정안전부는 작년 12월부터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조직축소를 시도해왔고, 급기야 국가인권위원회의 21.2% 조직 축소를 3월내로 강행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문제는 행정안전부가 국가인권위원회를 축소해야하는 합당한 근거를 제시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밀어부치기 식'의 일관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3월 3일 행정안전부 관계자와의 면담에서, 행정안전부는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자체 조직진단 결과를 갖고는 있으나, 그 어떤 분석 자료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정부부처라는 기관에서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야말로, 민주주의 소멸의 시대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축소 방침 철회를 위한 여성단체 기자회견이 오늘 오전 11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기기자회견이 진행된 이 곳에서는 어제 밤 10시 20분경, <국가인권위 독립성 보장 및 축소 철회를 위한 인권시민사회운동진영 공동투쟁단> 소속 활동가 두 분이 연행되었습니다.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는 피켓들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행정안전부가 있는 정부중앙청사 앞에 많은 경찰 병력들이 배치되어있었습니다.
공권력을 이렇게 활용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지요.
 
행정안전부 장관은 면담을 계속 거부하고 있고,
들어가서 장관에게 국가인권위원회 축소 결정 근거와, 그 결정의 부당함을 알리려는 사람들은 아예 정부중앙청사로 들어오는 것 자체를 원천 봉쇄하고 있다니요.
 
추운 날씨였지만 행정안전부의 인권위 축소 조치에 분노하는 많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행정안전부를 규탄하는 의미의 검은 옷을 함께 입고, 흰 가면을 쓰고, 각자 준비해온 피켓을 들고 세종로를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기자회견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축소 방침이 왜 어불성설인지,
왜 반드시 축소를 막아내야 하는지에 대한 여성단체의 목소리들이 이어졌습니다.
 
한국여성민우회 김인숙 대표는 민우회 고용평등상담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며, 여전히 성차별과 성폭력이 만연한 노동 현장을 변화시키는 데에 있어 국가인권위원회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축소되고 조직개편으로 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을 잃어버린다면, 이 여성들의 피해와 차별은 어디에 호소해야할까요?
 
이어 최영애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지난 8년동안 국가인권위원회가 200여명이라는 적은 인력으로 해온 역할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확대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행정안전부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과연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었지요. 이와 더불어, 행정안전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정책, 교육기능을 축소해서 권익위원회처럼 조사의 기능만을 두겠다는 심보이며, 이것은 국가인권위원회의 본래적 기능을 없애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꼬집었습니다.
 
이밖에서도, 현재 국가인권위원회 성차별 조정위원으로 활동 중인 한국여성의전화 정춘숙 대표와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한국염,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남윤인순님께서도 '국가인권위원회는 소외받은 사람들의 마지막 보루'임을 강조하며, 국가인권위원회는 축소되지 말아야할 뿐 아니라 반드시 확대되어야 한다고 발언하였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아니라
행정안전부를 축소하라!
 
국가인권위원회 축소는 국민 기본권의 후퇴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인원 감축은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 훼손이다!
 
한국여성민우회에서 준비하신 퍼포먼스는
"행정안전부와 현 정부가 국가인권위원회 축소를 강행하는 상황이 그야말로 삽질!"임을
보여주는 내용이었습니다. (*삽은 저희 상담소에서 협찬하였습니다.)
 
경제와 인권과 환경 전반에 걸쳐 두루 삽질을 하고 있음을 보이기 위해
아래 같이 직접 '삽질'을 보여주신 민우회 활동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행정안전부에 보내는 '인권 메시지'를 담아
장미 꽃에 묶어 정부중앙청사 후문에 매달았습니다.  
 
   
  
장미꽃의 메시지가 높은 정부중앙청사의 담을 넘어 행정안전부 이달곤 장관의 귀에도
좀 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축소 방침을 강행하려하는
행정안전부 규탄의 메시지는
2호선 지하철에서도 계속되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현재 이 사회의 약자를 위한
마지막 보루로 존재하는 국가기구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은 유지되어야 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인원 감축 방침은 철회되어야 합니다.
 
 

댓글(3)

  • 상담소
    2009-03-27

    각계시민사회단체의 우려와 저항에도 불구하고 행정안전부의 인권위 축소안이 차관회의를 통과하였다고 합니다. 국무회의 통과만은 막아야 합니다. 관련 성명서는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sisters.or.kr/index.php/subpage/anticrime/2/593

  • 푸른들판
    2009-03-26

    저는 강력하게 구호를 외치다 눈을 감고 말았군요 ㅎㅎ 인권위의 독립성을 보장하라!! 각 부처, 각 시.군.구 인권기구 축소 반대한다!!

  • 2009-03-25

    너무 생생한 후기 감사해요. 국가인권위원회가 축소되면, 전국에 '인권'자 붙은 기구들은 다들 축소될 것 같아요. 검찰이나 법무부, 교육부, 학교 그런 곳에 퍼져나가던 인권 기구들 말이에요. 정말 큰일. 인권위에서 처리하던 그 크고 작은 인권침해 사건들, 행안부 이달곤 장관이 담당할 예정일까요? 세상이 후퇴하고 괴로운 곳으로 변해도 그들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까요? 야구만 잘하면 될까요. 흐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