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3개의 말하기, 10년의 울림...
올해로 10회를 맞이하는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 [지금]이 10월 25일 금요일 2호선 삼성역 근처의 베어홀에서 열렸습니다.
10회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 [지금]은, 지나온 10년을 되새기며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지금"에 중점을 두고자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전부터 시작되어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담아내면서, 동시에 말하고 있는 현재의 "지금"을 뜻하는 중의적인 의미를 지닌 [지금]이라는 이름으로, 10회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4개월여의 과정동안, ‘언어’를 통해 말하기를 해야 했던 말하기 참여자들은 어떤 단어를 선택하여 자신의 경험을 전달할지에 대해서 , 어려움 속에서도 끊임없이 토해내고 주워 담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먼저 듣기를 경험한 아티스트 4팀은 ‘언어’가 작품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말하기’와 ‘듣기’, 그리하여 ‘소통’하는 과정을 실천하며 지지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그럼, 10회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가 어떻게 준비되었는지 함께 볼까요?
[이야기나눔]
2013. 7. 20 - 8. 31
지금, 상처를 마주하고 상처를 지나가기 위해 만난 참여자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조금씩 가까워졌습니다.
같으면서도 다른, 다르면서도 같은 경험을 나누면서 서로가 공감과 지지의 힘을 얻었습니다.
[몸과 친밀해지는 몸 이완 워크숍]
2013. 7. 20 - 8. 24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 하나 하나에 집중해보면서
낯설었던 몸과도 점차 친밀해졌습니다.
상처와 폭력의 경험이 담겨져 있던 몸에 새로운 의미와 감각을 채워 넣고,
몸을 움직이면서 자유롭고 편안하게 이완 되는 몸을 마주하였습니다.
[숙박워크숍]
2013. 8. 17 - 18
서울과 가까운 북한산 자락 끝, 산 중턱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밤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탁 트인 전망과 초록빛의 싱그러움이 마음을 편안하고 안정되게 해주었습니다.
[지지무대 구성을 위한 사전말하기 워크숍 ]
2013. 9. 15 / 10. 14
‘말하기’와 ‘듣기’를 통해 우리는 서로 ‘소통’의 관계로 나아갑니다.
4팀, 총 6명의 아티스트들은
말하기 참여자들의 사전 말하기를 들으며 함께 교감하고,
성폭력을 둘러싼 편견과 통념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본대회 준비 워크숍]
2013. 9. 7 - 10. 20
직접 서게 될 무대를 구상하고 대본을 작성하면서
세상에 전하고 싶은 ‘말하기’를 토해내었습니다.
고치고 바꾸고 시도하면서 ‘말하기’를 완성해갔습니다.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탄생한 10회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의 본 무대는,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 10년의 역사를 담아내는 10주년 영상, 말하기 참여자 5분이 오랜 시간 잠이 오지 않는 밤을 수없이 맞이하며 고치고 또 고치는 과정을 거친 말하기, 그리고 아티스트들의 무용, 연극, 음악, 미술을 통한 지지의 무대 등이 함께 어우러지는 자리였습니다.
듣기 참여자들이 궁금해했던 질문들에 말하기 참여자들이 대답하는 자리도 있었습니다.
참여동기, 스스로를 버티게 한 에너지, 자신의 경험을 타인에게 말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말하기의 준비 기간 동안 어떠하였는지, ‘생존자’로 살아가는 것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등의 질문에 대하여, 말하기 참여자 5분의 가지각색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각자의 답은 모두 달랐지만, 하나하나 설득력 있게 와 닿는 답변들이었습니다. 말하는 사람은 진심을 다하고, 듣는 사람은 진지하게 끄덕이며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회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는 참여자들의 마음이 듬뿍 담긴 굿바이영상이 로비에서 상영되어 돌아가는 발걸음을 더욱 기운차게 했습니다.
올해의 말하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도 '말하기'의 씨앗이 되길 기대하며,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앞으로 새로운 10년을 꿈꾸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공감과 지지의 기운으로 공간을 꽉꽉 채워 주신(240여석의 좌석도 꽉꽉 ^-^) 듣기참여자 분들, 지지무대를 꾸며 주신 4팀의 아티스트 분들,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 쌀쌀한 날씨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애써주신 자원활동가분들,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