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6일,
작은말하기는 참여자 땅콩님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땅콩님은 자유롭게 이 공간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해보자고 제안해주셨지요.
각자 말하기에 오기까지 겪은 경험을 나누며, 성폭력 경험이 나와 비슷한 조건 속에 있던 또다른 누군가가 겪은 폭력일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위안이 되고, 연결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공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어디서도 털어놓기 힘들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무거운 공기를 함께 마시기도 하였지만 이내 조용하게 서로를 다독이고 응원하면서 일상에서 어려움을 잘 견딜 수 있는 다양한 노하우를 나누기도 한 자리였습니다.
뒤풀이 자리에서는 공소시효가 지나서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 어려울 때 어떻게 하면 가해자에게 책임을 지우고 '처벌' 할 수 있을지, '처벌'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나누고, 아이디어도 공유하면서 머리를 맞대고 작전을 짜니, 실제로 무엇인가 해볼 수 있다는 희망이 싹트기도 했습니다. 이 상황을 생각하니 문득, 용서에 대한 강의를 들었을 때 들었던 한 신부님의 말이 떠오릅니다. ‘용서는 화해가 아니다. 용서는 당사자가 원할 때 할 수 있으며, 용서의 전제조건은 가해자의 유죄판결이다’라고.
이렇듯 치유는 단순히 피해자가 자신의 상처를 돌보고, 자신에 대한 비난과 낙임을 거두는 것만이 아닐 것입니다. 주변사람들이 당신이 잘못이 아님을 공감하고, 무엇보다 가해자가 응당한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지난한 우리의 말하기와 듣기, 또다른 행동들이 계속 되면서 '우리만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아니야?'라는 답답함이 해소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10년 혹은 15년 동안 살아내느라 쏟은 그 헌신 그만큼을 치유에 쏟아부어라.” -도리엔(‘아주특별한 용기’ 중) 라는 구절과 10월 작은말하기 참여자 모두의 후기를 전하며 인사드립니다.
11월 작은말하기에서 뵐게요:)
안녕히 계셔요.
-차차드림
우리의 잘못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은 장애가 있습니다. 한 부분이 아프고 상처가 생겼다고 장애인이라 생각하지 말아요.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한 번 생각해보니 그냥 덮어버린 것이었단 걸 깨달았어요. 그래도 굳이 회복을 완전히 하진 못해도 이렇게 작은 말하기오면서 소소하게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은 거 같아요.
치유는 됩니다. 상처가 깊을 뿐. -하늘
“나를 사랑해야 된다” 부디 아프지 말고 씩씩하게. 내일을 위해 파이팅!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그래도 되! ^-^(요즘 겨울이 다가와서 우울한 것 같아....)
다독이고 힘을 내는 모든 말이 나에게 쏟아지는 다독임 같았다. -마음
오늘 땅콩님의 머리가 너무 예뻐서 기분이 절로 좋아졌어요! 식은 땀이 흘렀는데.. 언제 와도 작은말하기는 처음에 긴장 많이 하는데 항상 끝엔 행복감 같은 게 올라와서 후련한 것 같아요. 찜질한 것처럼. 요새 많이 행복합니다. ^^ -미연
아이고, 고생했다 오늘도 –봄
제가 겪은 여러번의 성폭력은 저의 처신과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자책하는 시간을 갖도록 했던, 상처준 이들에게 이별을 고하고 싶네요. 저의 길만을 묵묵히 헤쳐나갈 수 있도록. 작은말하기가 동지가 되어주세요.
말은 생존자라 칭하고 마음도 그렇다 믿지만 피해의 모습에 머물러 있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도 괜찮다. 난 피해자라고 또 괜찮다 말합니다. -푸른나비
작은말하기는 나의 보물창고에요. 하나같이 그 나름의 색으로 빛나는 모습들을 보면서 나도 어느덧 물들어가고 든든해지네요.♡
***11월 작은말하기 공지 보러가기→ http://www.sisters.or.kr/load.asp?sub_p=board/board&b_code=1&page=1&idx=3675&board_md=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