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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고발된 연예인 조기복귀를 규탄한다
  • 2018-06-04
  • 2291


[성명] 성폭력 고발된 연예인 조기복귀를 규탄한다



2017년 6월 아이돌 출신 한류스타 박○○에게 유흥업소에서 강간피해를 입었다는 고소장이 제출되었다. 판박이 같은 다른 피해의 기억이 공명되었다. 잇따라 3명의 여성이 고소장을 제출한 것이다. #Me 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이 일어난 과정과 참여자들이 용기를 내는 순간을 떠오르게 한다. 2017년에는 배우 이○○과 엄○○ 등 유명연예인도 피해자들로부터 성폭력 고소되었고, 언론을 통해 가시화되었다. 


유명연예인이 성폭력으로 고소되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배우 이○○은 언론 앞에서 제일 먼저 “무고는 큰 죄입니다”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원치않는 성폭력이었음을 고발했고, 무엇이 성폭력으로 법적 인정되며 가해자가 처벌받는지는 수사, 재판과정에서 다루어진다. 그럼에도 ‘무고죄’로 피해자를 먼저 겨냥하는 것은 가해자들의 전략이 되었다. 2018년 5월, 법무부는 성폭력에 대한 판단이 있기까지 무고죄 수사를 미뤄두겠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실제로 2017년 유명연예인들의 성폭력 사건은 그것이 왜 성폭력으로 고발되었는지보다, 피해자에 대한 무고죄 고소 및 재판, 보도한 언론사에 대한 고소고발이 더 크게 다루어졌다. 유명연예인들은 무고죄로 피해자를 고발함으로써 스스로 피해자가 되는 전략을 취했다. 배우 이○○은 무고죄로 고소된 피해 여성이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이후 2심 재판 진행 도중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연예인에 의한 성폭력 폭로, 고발은 2018년 미투운동에서도 이어졌다. 2018년 공론화된 연예인들 역시 전면부인하거나, 피해자를 무고죄로 고발하는 전략을 취한다. 이 과정을 보면 유명 남성연예인들은 성폭력을 할 리가 없거나, 전혀 하지 않았거나, 모두 억울하고 사실무근인 고발을 겪을 뿐이다. 정말 그러한가? 


연예인 가해자들은 또한 인지도, 이미지, 경제적 손실을 주장하며 '피해자'를 자처했다. 이 과정에서 성폭력 고발인에 대한 음해와 비난은, 해당 연예인의 말에서 시작하여 팬클럽, 언론을 거치며 걷잡을 수 없이 2차 피해로 양산되었다. 성폭력에 대해 충분한 물리적 증거가 없는 사건이 무혐의처분 받거나 불기소가 되면, 해당 연예인은 정의의 사도가 된 것처럼 행동한다. 유명연예인에게 성폭력 피해를 겪는 피해자들은 제대로 된 고소나 고발을 할 수 있는가? 평범하게 살아온 피해자들은 유명한 사람에게 피해가 있은 후 어떤 피해자로서의 권리를 지켜갈 수 있는가? 
 

유명연예인의 성폭력 사건을 다루는 언론은 사회담당 기자보다 연예관련 기자가 훨씬 많다. 이들은 성폭력으로 고발된 연예인들의 고통과 복귀과정을 세세히 다루었다. 박○○의 결혼 관련 보도를 피해 여성의 무고 재판에 맞춰 실시간으로 보도하고, 최근에는 파혼 소식을 비롯하여 6월 4일에 국내 팬미팅을 준비소식 보도를 하였다. 배우 엄○○의 활동과, 배우 이○○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유명연예인에게는 이미지와 관련한 자산이 중요할지 모르지만, 그것을 이용하여 저지르는 성폭력은 대중, 언론, 수사재판과정에 의해 감시되어야 되어야 함에도, 가십성으로 소비되는 기사들은 연예계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문제를 다루고 자정해나갈 능력이 전혀 없음을 드러냈다.


성폭력으로 고발된 연예인들은 왜 자신의 행위가 성폭력으로 고발되었는지 돌아보았는가? 앞으로 성폭력 가해로 고발되는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를 약속할 수 있겠는가? 지금의 복귀는 자기 자신과 타인에게 그것을 약속할 수 있는 시점인가? 대신에 피해자를 음해하고 비난하고 고발하는데 지난 시간을 다 보냈다면, 더불어 앞으로도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불행하게도 이와 같은 사건은 반드시 재발할 것이며, 피해자들은 더 생겨난다. 

성폭력 유명연예인들은 다시는 상대방이 원치 않는 성적인 침해를 하지 않을 것을 약속해야 한다.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진행되는 복귀는 ‘복귀’일 수 없다. 연예계는 당신들의 사유지가 아니며, 대중과 사회적 인식과 관심과 참여속에서 움직이는 공공의 영역이다. 

우리는 사건 초기부터 실시간 보도와 왜곡된 보도를 통한 인신공격 및 무고 수사와 재판 과정을 견디었던 연예인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분들의 목소리를 기억한다. 계속하여 현장에서 성폭력 피해 제기가 사회적인 지지를 얻도록 성폭력 사건 언론보도의 문제를 모니터하며 공정한 법집행을 감시하고 요구할 것이다. 


피해고발자에 대한 사과와 자숙 없는 조기복귀, 성폭력 연예인들의 브레이크없는 행보를 규탄한다. 
유명 연예인들의 성폭력 수사에 대한 가십성 보도를 남발하며 복귀를 정상화하는 언론보도를 중단하라.
성폭력 고발된 연예인의 반성없는 조기복귀 행보에 대한 사회적 규탄을 촉구하는 바이다. 


2018년 6월  4일
유명연예인 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126개소), 전국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22개소), 전국가정폭력상담소협의회(145개소),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여성지원시설전국협의회(30개소),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성매매근절을위한한소리회, (사)경원사회복지회, (사)수원여성의전화, (사)장애여성공감, (사)탁틴내일, (사)평화의샘, (사)한국성폭력상담소, (사)한국여성단체연합, (사)한국여성민우회, (사)한국여성의전화, (사)한국여성장애인연합 (총 348개 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