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9일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지방선거 혐오대응 활동보고 및 김문수 국가인권윈회 진정 제출 기자회견>이 진행되었습니다.
지방선거 혐오대응 전국네트워크는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혐오표현을 하는 후보들을 감시·비판하고 평등한 선거 문화를 독려하고자 구성되었습니다. 혐오세력이 후보자에게 동성애 찬반 여부, 낙태 찬반 여부 등을 묻는 혐오선동 질의서를 보내고, 후보자들이 여성, 성소수자, 이주민 등에 대한 혐오표현을 반복하는 오늘날 선거 국면에 문제제기하며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방선거 혐오대응 전국네트워크의 활동 진행경과를 보고하고, 선거기간 중 지속적으로 성소수자, 여성, 세월호 유가족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선동했던 정치인 김문수에 대한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하기 위해 준비되었습니다.
사회자가 지방선거 혐오대응 전국네트워크의 발족 취지, 활동 내용, 경과 보고 등을 설명하며 기자회견을 시작했습니다.
지방선거 혐오대응 전국네트워크는 5월 15일 발족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5월 25일부터 30일까지 제주, 충남, 충북, 울산, 부산, 서울, 경기, 광주, 전북 총 11개 시도에서 <혐오 없는 선거, 평등한 지역 만들기> 전국 릴레이 기자회견을 진행하였고, 온/오프라인으로 <혐오 없는 선거 만들기 시민선언> 캠페인을 진행하며 시민들이 직접 후보자를 감시하고 선거기간 중 혐오와 차별을 기록, 신고, 대응할 수 있도록 참여를 독려하였습니다.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기간 동안에는 <혐오표현 신고 센터>를 운영하였습니다. 전국 후보자들의 혐오표현 및 차별적 공약 등을 제보 받고, 총 4회에 걸쳐 후보자 18명의 후보자의 혐오표현을 구체적으로 정리한 카드뉴스를 배포하였습니다.
<지방선거 혐오표현 신고센터 활동 보고서>
1. 사업배경 및 의미
- 선거 시기 마다 반복되어 온 후보자들의 혐오표현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되어왔지만 별다른 규제가 없었음. 혐오가 존재하는 한 민주주의가 완성될 수 없고, 혐오표현을 방치한다면 선거에서 인권의 가치는 사라질 수밖에 없음.
- 그동안 반복되어 온 혐오표현의 문제점을 사회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전국의 인권시민단체와 풀뿌리모임, 개인 등이 모여 <지방선거 혐오대응 전국네트워크>를 발족하였음. 그리고 5월25일부터 30일까지 전국 총 11개 시도에서 「혐오 없는 선거, 평등한 지역 만들기」 기자회견을 연속적으로 개최함. 그리고 혐오표현 감시자로서 역할을 다 하기 위해 ‘혐오표현 신고센터’를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동안 직접 운영함.
- 혐오표현의 문제를 대응한 전국 단위의 첫 공동행동이었음.
2. 운영시기
- 5월31일 ~ 6월13일 (2주)
3. 제보현황
- 총 61건이 접수됨.
- 현수막, 문자발송, 공보물, 후보자 유세, TV 토론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노출된 후보자들의 혐오표현을 유권자들이 자발적으로 사진을 찍거나 발언내용을 구체적으로 작성해 제보해주었음.
- 신고 접수된 내용 중 총 18명의 후보자들의 혐오표현 주요 내용을 총 4회에 걸쳐 온라인 카드뉴스를 제작해 홍보함.
1) 가장 많이 접수된 후보자
| 출마지역 | 후보자명 | 주요경로 | 건수 | 당선여부 |
1위 | 서울시장 후보 | 김문수 | 후보자유세, TV토론회 | 8건 | 낙선 |
1위 | 서울교육감 후보 | 박선영 | 후보자유세, TV토론회, 공보물 | 8건 | 낙선 |
3위 | 충남교육감 후보 | 명노희 | 공보물, 현수막 | 6건 | 낙선 |
4위 | 대전교육감 후보 | 설동호 | TV토론회 | 3건 | 당선 |
4위 | 경남교육감 후보 | 박성호 | 현수막 | 3건 | 낙선 |
- 총 5명의 후보에 대해 3건 이상의 중복제보가 있었고, 그 외 춘천시장 최동용 후보 (2건), 울산교육감 정찬모 후보(2건), 전라남도 광양시 시의회 장대범 후보(2건), 대전광역시 유성구 시의원후보(온천1,2동 노은 1동) 최봉식(2건)이 중복제보 되었음.
2) 가장 많이 접수된 지역
지역명 | 서울 | 충남 | 경기 | 대전 | 기타 | 합계 |
건수 | 19 | 10 | 5 | 5 | 22 | 61 |
- 서울지역은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와 박선영 서울시교육감 후보에 대한 중복제보로 총 응답자의 31%가 서울로 체크하였고, 선거 전 인권조례 폐지 조례가 가결된 충남지역 역시 이인제 충남도지사 후보와 명노희 충남교육감 후보에 의한 혐오표현이 다수 접수되어 응답자의 16%가 충남으로 체크함. 대전지역은 설동호 대전교육감 후보에 대해 제보한 사례가 3건이 포함되었으며, 경기지역은 의정부시장 천강정 후보, 안산시장 박정오 후보, 경기교육감 임해규 후보 등 다양하게 접수됨.
3) 출마형태
지역명 | 교육감 | 시, 도지사 | 구,시,군의장 | 시도의회 의원 | 기타 | 합계 |
건수 | 28 | 17 | 10 | 5 | 1 | 61 |
- 시도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일부 후보자들이 ‘학생인권 독소조항(동성애 조항)’ 삭제를 공보물에 표현하거나 홍보 현수막에 관련 내용을 게시하는 등 성소수자 혐오표현이 노골적으로 드러났음. (응답자의 46%) 서울, 경기, 대전, 충남, 울산, 부산, 경남, 경북 총 8개 지역의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혐오표현이 있었다고 신고되었음.
4) 혐오표현의 주요 경로(방법)
주요경로 | 현수막 | 공보물 | TV토론회 | 거리유세 | 문자발송 | 기타 | 합계 |
건수 | 7 | 22 | 9 | 9 | 7 | 7 | 61 |
※ 기타 : 언론보도에 난 내용을 인용하거나 선거 전 발언내용을 작성해 줌.
- 공보물이 도착한 후 후보자들이 내건 혐오표현을 직접 사진을 찍어 제보한 사례가 가장 많았고, TV토론회에 출연한 후보자들의 혐오표현 내용을 인용해 접수하기도 함.
5) 주요 혐오표현 대상
혐오표현 대상 | 성소수자 | 여성 | 노동조합 (전교조) | 세월호 유가족 | 장애인 | 기타 | 합계 |
건수 | 49 | 2 | 2 | 2 | 1 | 5 | 61 |
- 전체 응답자의 약 80.3%가 성소수자(동성애)를 대상으로 한 혐오표현이었으며, 그 외 여성, 세월호 유가족, 전교조(노동조합), 장애인 등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과 모욕이 선거과정 중에 있었음.
- 혐오표현 신고센터로 접수되지는 않았지만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신지예 후보의 포스터가 훼손되거나 페미니스트 후보에 대한 온라인상의 악성댓글이 문제되었음. 이는 명백한 여성혐오 사건이라고 규정할 수 있음.
4. 평가 및 과제
- 혐오표현 신고센터 운영을 통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성소수자, 여성, 장애 등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을 조롱하거나 모욕을 주는 혐오표현이 존재했음을 확인함. 특히 성소수자 혐오가 주를 이루고 있었고,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표현됨.
교육감 선거의 경우 학생인권조례 독소조항을 삭제하겠다며 ‘동성애 조장’ 반대를 표현한 후보자들이 다수 있었음. 서울(박선영), 충남(명노희), 부산(김성진) 교육감 후보는 공보물에 싣거나 현수막에 표현하기도 했음. 특히 대전 설동호 교육감 후보는 TV 토론회에 나와 청소년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당선되어 이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함. 학생인권조례 제정은 곧 동성애 지지가 되고, 전교조 인정이 곧 동성애 인정이 되는 구도를 만드는 보수 프레임은 소수자 혐오표현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
더불어민주당의 불분명한 태도도 문제됨. 서울 성북구청장 이승로 당선자는 동성애 문화의 물꼬를 트려는 시도를 막았다고 메일을 보냈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논쟁이 되자 자신이 쓴 글이 아니라는 말로 대신하며 무마하려고 했으며, 김제시장 박준배 당선자는 공보물에 미풍양속을 해치는 동성애 반대를 언급하기도 하는 등 집권여당에서도 혐오표현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음.
- <지방선거 혐오대응 전국네트워크>는 대구, 대전, 서울에서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의견서를 전달하거나 면담을 진행하였고, 국가인권위원회와는 2회 간담회를 진행한 바 있음. 선관위는 후보자들의 혐오표현 문제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고,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선거 기간 동안 혐오표현에 대한 대응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제 역할을 찾지 못했음. 공직선거 후보자들의 혐오표현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사회적 소수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등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선거기간 동안 혐오표현을 규제하기 위한 정책을 고민하고 만들어가야 함.
붙임
- 총 4회에 걸쳐 18명의 후보자의 혐오표현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해 카드뉴스 배포하였음.
혐오발언 열전(6월 1일 발행)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김문수 후보
자유한국당 충남도지사 이인제 후보
자유한국당 아산시장 이상욱 후보
혐오발언 열전(6월 4일 발행)
자유한국당 춘천시장 최동용 후보
대전교육감 설동호 후보
경남교육감 박성호 후보
혐오발언 열전(6월 8일 발행)
경상남도 교육감 김성진 후보
서울시 교육감 박선영 후보
충청남도 교육감 명노희 후보
바른미래당 경기도 의정부시장 천강정 후보
무소속 창원시장 안상수 후보
더불어민주당 김제시장 박준배 후보
바른미래당 안산시장 박주원 후보
자유한국당 경기도의원 고양시 일산동구 제 6선거구(중산동, 고봉동, 풍산동) 후보 최성권 후보
혐오발언 열전(6월 11일 발행)
울산광역시 교육감 정찬모 후보
민주평화당 중구청장 정동일 후보
자유한국당 대전광역시 유성구 제2선거구(온천1,2동 노은1동) 시의원 최봉식 후보
자유한국당 성남시장 박정오 후보
카드뉴스에 담기지는 않았지만 특정 집단을 배제, 차별하거나 모욕하는 행위를 하는 제보도 많았습니다. 지역을 위한 정책과 공약이 아니라 특정 집단(주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 혐오 선동을 통해 표심을 모으려고 한 것입니다. 그중 대부분은 낙선되었지만, 당선된 후보도 있습니다. 혐오와 차별에 동조하는 정치인들이 혐오세력의 선동에 따라 인권조례를 폐지·개악했던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매우 우려되는 사실입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훈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의 명숙님은 후보자의 혐오표현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활동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였고,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의 이종걸님은 '지방선거 이후 혐오규제 과제'에 대하여 발언하였습니다.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의 진숙님은 지역에서 직접 올라와 지역 정치에 대한 전망과 대응에 대하여 발언하였습니다.
대전성소수자모임 솔롱고스에서 보내온 익명의 발언문은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의 심기용님이 대독하였습니다.
"혐오는 평등을 이길 수 없다!"
구호를 외치고 기자회견을 마쳤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훈
이어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정치인 김문수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서울시장 후보였던 김문수는 지방선거 혐오표현 신고센터에서 가장 많은 제보를 받은 후보자였습니다. 후보 출마를 밝힌 이후부터 토론회, 선거 유세와 같은 공적인 자리에서 "동성애는 담배보다 유해하다", "세월호처럼 '죽음의 굿판'을 벌이고 있는 자들은 물러가라" 등 혐오표현을 일삼았습니다.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에 기반한 성차별적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에 대한 비방만 보호하고 후보자에 의해 반복되는 비방과 혐오표현에는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문제의식을 느낀 전국 시민단체와 공동진정인 874명은 국가인권위원회에 김문수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김문수의 발언이 모든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 선거권을 침해하고 헌법 제1조가 규정한 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선거는 끝났지만, 우리의 역할은 투표로 끝나지 않습니다. 선거 이후에도 당선자가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지 않도록 감시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촉구해야 합니다. 다음 선거에서 또 차별과 혐오를 선동하는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도록 정치 문화를 바꾸고, 반복되는 혐오표현에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야 합니다.
<이 글은 성문화운동팀 활동가 앎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