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평등선언 : 광화문에서 국회로 평등으로 가는 길, 여성들이 간다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평등선언
: 광화문에서 국회로 평등으로 가는 길, 여성들이 간다
2007년부터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에 반대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혐오세력들의 적극적인 방해 속에서, 법·정책을 만들고 이행하는 사람들의 소리 없는 반대 속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이 10년 넘게 미뤄지고 있습니다. 그 사이 한국사회의 여성인권과 성평등 주소는 어떻습니까? 여성들은 혐오세력의 주장을 부딪힘 없이 통과했습니까? 아니면 통과할 수 있는 여성과 없는 여성으로 나뉘었습니까?
우리는 여성이자 노동자, 여성이자 청소년, 여성이자 장애인, 여성이자 성소수자이며 교차하는 정체성과 위치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를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라고 자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정책 포럼에서 성소수자 여성의 인권이 ‘나중’으로 미뤄지는 장면을 기억합니다. 성평등 개헌은 ‘성평등 NO 양성평등 YES’라는 반대세력의 주장과 성소수자 혐오 프레임 속에서 난항을 겪었고 결국 좌초되었습니다. 인사청문회에서 ‘동성애를 찬성하냐’는 질문은 공직자 검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으며, 지난 5월 법무부는 낙태죄 폐지와 관련하여 ‘남녀 성교에 따라 이뤄지는 임신에 여성의 책임이 있다’고 말하며 여성의 경험을 지웠습니다. 모두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목소리와 같은 목소리입니다. 다양한 사유의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과 감수성 없이 여성 문제만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었습니다.
2018년 내내 여성들은 뜨겁고 용기있게 성차별과 성폭력을 고발하였습니다. 직장, 학교, 공공장소, 각계각층 바뀌어야 하지 않을 곳이 없었습니다. 수많은 여성들의 싸움에서도 보여졌듯이, 여성이 경험하는 차별과 폭력은 명백하게 판단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닙니다. 일상의 대화속에서부터 법정 앞에서까지 우리가 아는 진실을 관철시키기 위한 투쟁이 있었습니다. 성폭력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행동을 편협하고 단순하게 왜곡하는 성차별적/여성혐오적 시선과 싸워야했고, 성별화된 방식으로 작동하는 위계와 권력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성차별과 성폭력이 정의롭게 해결되기 위해서는, 위계, 권력, 부당함, 불편함 등의 차별에 대한 언어가 여성의 관점에서 더 많이 말해져야 하며 이를 읽어내는 섬세한 눈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언어, 인종, 피부색, 국적,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출신 지역, 용모 등 신체 조건, 혼인 상황,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학력, 출신학교, 경제적 상황, 병력 또는 건강상태, 유전형질,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고용형태 등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어떠한 차별도 없는 세상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존중받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차별금지법은 여성이 경험하는 차별을 ‘차별’이라고 분명하게 규정하는 근거가 될 것입니다. 다양한 여성들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성들은 차별금지법 제정과 평등을 향한 걸음에 함께 할 것입니다.
2018.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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