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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미투가 들불처럼 일어나길. 조재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 그리고 재발방지를 촉구한다!
  • 2019-01-11
  • 1809

[기자회견문]

스포츠 미투가 들불처럼 일어나길.

조재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

그리고 재발방지를 촉구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조재범 코치가 심석희 선수에게 자행한 성폭력 사건으로 큰 충격에 빠져있다. 상습상해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9월,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는 이제 성폭력 혐의를 추가로 받았다. 심석희 선수가 직접 재판에 나와 엄벌을 호소했던 지난 12월 1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조 전 코치를 추가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심 선수는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2014년부터 올림픽 직전까지 4년 간 지속적인 성폭행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돌아보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의 여제자 성추행 사건이 터졌고 바로 그 빈 자리에 조재범 코치가 장비 담당 코치로 선임되었다. 우리는 성추행 사건으로 생긴 빈 자리에 선임된 그가 동일한 범죄를 반복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체육계 성폭력이 조재범이라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그동안 반복적으로 오랜 시간동안 학습된 소위 침묵의 카르텔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16세에 국제대회에서 처음으로 1위를 하고 2014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각종 국제대회에서 21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세계최고 기량의 선수가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맞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극한의 공포에 시달릴 정도로 끔찍한 폭행을 당해도 “폭행 사실을 알리면 선수생활 끝이다.”라는 협박에 국가대표 선수로서 삶에 불이익이 생길까봐 두려워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하고 아무도 심석희 선수를 도와주지 못하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 체육계다.

  지난 해 사회 전 영역에서 미투의 광풍이 몰아칠 때 유독 스포츠 분야는 조용했다. 선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코치와 감독,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차단된 폐쇄적인 합숙소와 훈련장, 그리고 사고가 났을 때 묵인, 방조 심지어 공조하는 침묵의 카르텔까지. 이런 사건이 일어나기에 최적화된 체육계 관행과 성문화가 오히려 이번 사건의 본질이다. 지금까지 스포츠계의 미투에는 무수한 미(Me)만 존재하고 연대하고 지지하는 투(too)가 없었던 까닭이다.  

  어렵게 용기를 낸 심석희 선수의 고발이 스포츠계 미투로 들불처럼 번져 체육계에 더 이상 이러한 성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에는 뿌리 뽑아야 한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단호한 처벌, 그리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한다. 


  하나. 조재범 성폭력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처벌,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독립/외부기관이 주도하고,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스포츠계 성폭력 문제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라!

  하나. 빙상연맹, 대한체육회 등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성폭력 문제를 방관, 방조해 온 기관의 책임자들은 사퇴하라!

  하나. 실효성 없는 감사와 조사, 신고체계를 개혁하라! ‘스포츠비전 2030’에서 밝힌 국무총리 산하 <체육단체공정위원회> 설립, ‘문화비전 2030’에서 밝힌 <스포츠윤리센터> 설립 등을 제대로 추진하라!


우리 체육, 문화시민운동, 여성, 노동, 법률 단체들은 심석희 선수의 용기있는 고발이 체육계의 대표적인 적폐이자 병폐인 성폭력 문제를 뿌리 뽑는, 늦었지만 소중한 출발점이 될 수 있게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19년 1월 10일
심석희 선수의 용기에 다시 한 번 감사와 연대의 뜻을 전하며.


문화연대, 성폭력반대 연극인행동, 스포츠문화연구소, 여성문화예술연합(WACA), 젊은빙상인연대, 
체육시민연대, 체조협회임원 김OO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사)100인의 여성체육인,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민우회,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