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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특집기획-청소년성교육 <청소년 성문화의 현주소>
  • 2005-09-16
  • 4806

이번 달 특집기획 주제는 "청소년 성교육"입니다.
청소년들의 성 문제와 관련한 사건이 언론에 떠들썩하게 보도되고 사회문제로 떠오를 때마다, 근본적인 문제의 진단보다는 호기심과 자극만을 부추기는 포장만 요란했었지요.
올바른 성교육에 대해서도 예전보다 인식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제도권교육 안에서의 걸음은 좀 더딘 것 같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주최하여 지난 8월 13일부터 일주일간 열렸던 "중등교원 대상 성교육 성상담 교사연수"의 자료집 가운데, 로리주희, 변형석, 조중신님의 글을 발췌하여 실었습니다.
연재순서

◆ 청소년 성문화의 현주소.......로리주희

◆ 남성 성문화의 특성......변형석

◆ 상담을 통해 본 청소년 성폭력.....조중신

◆ 청소년의 동반자가 되기 위하여....로리주희


청소년 성문화의 현주소


노주희 (한국성폭력상담소 전 상근자, 성교육/성폭력예방교육 전문강사)


요즘 청소년들의 성문화는 그 파라다임이 아주 다양하다. 10년 전 신문에는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고생이 자살을 하였다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실렸으며, 다른 한 편 신세대 미팅풍속도로 젊은이들이 만나서 바로 손잡고 여관에 드나드는 것이 보도되기도 했었다. 그 10년 전 현상이 지금 새 천년에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연령별격차도 대단히 크지만 같은 연령 대에서도 성적 경험의 차이는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대로 도처에서 충동질하는 성문화 속에서, 우리 청소년들은 제대로 된 성지식을 습득할 통로가 없다. 성교육을 각 학교에서 실시하고는 있지만 지속적인 것이 아니라 일회적이고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어 단편적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제까지 생물학적 교육에 기초했던 성교육은 또래를 통해, 그리고 인터넷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이미 많은 지식을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침투되기 어렵다. 많이 알고 있으나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 이것이 우리 청소년의 성에 대한 현주소가 아닐까 한다.
필자가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상담할 때 많은 청소년으로부터 피임에 대한 잘못된 지식으로 인해 임신을 부정하고 있거나 임신한 사실에 당황하는 사례를 종종 접했다. "오빠가 관계 후에 샤워하면 임신 안 된다고 했는데 두 달째 생리를 안 해요.." "오빠가 관계 후에 콩콩 뛰면 임신 안 한다고 했는데 입덧을 하는 거 같아요." 남학생의 경우 자신의 사정 액의 분량이 정상인지 아닌지, 성기의 크기가 정상인지 아닌지, 발기 유지 시간이 정상인지 아닌지를 묻는 경우도 보았다.
이런 혼란 속에서 지금 청소년들은 이성교제를 하고 있고 그것이 사랑이든 놀이이든 성적 접촉을 하고 있다.

1. 이성교제
이성교제는 이미 초등 학생들이 타 학교와의 미팅을 통해 진행되고 있음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 청소년의 이성교제에 대한 연구는 평균적으로 15세 이후인 청소년 중기부터 이성교제를 시작한다(강태순, 1993)고 보고 있다. 13-19세의 여성 11,433명을 대상으로 한 이찬(1996)의 연구에서는 이성교제 경험이 학생 전체의 39.2%, 전국의 여고생 3,1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김상원 외(1997)의 연구에서는 44.4%, 서울 경기지역 남녀 중고등학생 1,1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성상담소(1997)에서는 45.8%로 보고하고 있다. 이미 1997년 45%를 상회하고 있었다면 요즘 아이들이 흔히 "우리 반 절반정도는 남자친구(혹은 여자친구)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이 사실무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2. 키스, 애무
청소년의 키스나 애무 경험은 김상원 외(1997)의 연구에서 여고생들은 없다는 반응이 72.6%로 가장 많고, 있다는 응답은 26.8%였으며, 김태근(1998)의 연구에서는 조사대상자의 45.8%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매우 높은 수치를 보여주었다.

3. 성관계
십대 청소년의 성교 경험률은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성상담소(1997)는 3.4%, 이찬(1996)은 5.2%, 1997년 서울시내 남녀 중학생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차은석(1999)의 조사에서는 남학생이 5.3%, 여학생은 1.6%였으며 김태근(1998)의 연구에서는 13.2%로 보고하고 있다. 또한 고교생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 중 서울시내 고등학생 916명을 대상으로 한 박현이(2000)의 연구에서는 17.9%, 전국의 6개 지역을 선별하여 인문계, 실업계, 종합고 1,286명을 대상으로 한 노주희(2000)의 연구에서는 34.1%(남학생 37.9%)로 나타났다.
최옥숙(1992)의 10대 여성의 성 경험에 관한 연구에서 10대 여성의 성교 경험 대상자는 주로 이성친구나 연인이 88.5%로 가장 많았고, 이찬(1996)의 연구에서도 성교 경험의 대상자가 이성친구, 연인이 88.5%로 가장 많았으며, 김상원 외(1997)의 연구에서는 여고생의 성 경험 대상자로 남자친구가 63.8%로 가장 많았다. 이는 남자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김상원 외, 1996)에서 성 경험 대상자의 74.7%가 여자 친구였다는 결과와 일치하는 연구 결과를 보여 주었다. 심지어는 여고생 성추행 가해자의 99.3%, 성폭행 가해자의 89%가 남자친구였으며, 성병 경험 경로로 총 7명의 감염자 중 5명이 남자친구를 통하여 감염되었다는 연구(김영희, 1992 ; 홍원호, 1995)도 보고되고 있다(이선경, 2001).

4. 피임
박현이(2000)의 연구에서 피임을 실천하느냐는 질문에 27.9%만이 한다고 대답했다. 피임방법도 실천자중 58.1%가 질외 사정이라는 불완전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콘돔사용은 30.2%에 불과했다. 또한 성지식(임신, 피임)에 대한 정답율이 100점 만점의 49.9점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으며 이는 노주희(2000)의 연구에서 불완전하거나 잘못된 피임법에 50.7%가 신뢰를 보이고 있는 것과 유사한 결과이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콘돔정도의 피임법은 알고 있으나 그 외의 피임법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며, 콘돔피임법에 대해서도 남자 청소년들의 실천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은 즐기기 위한 성적 유희에 쾌락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더 나아가 임신에 대한 책임태도에서는 두 연구에서 모두 다 낙태를 피임의 한 형태로 생각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5. 임신
김상원 외(1997)의 연구에서는 전체 응답자 중에 임신경험이 있는 여고생이 0.4%(14명)이었으나 무응답이 1.8%나 되었다. 무응답에 임신사실을 밝히기 꺼려한 여고생이 있을 것임을 추산한다면 0.4%에 대한 수치는 신뢰하기 어렵다. 김태근(1998)의 연구에서는 임신경험이 있는 학생이 7.4%였는데 남학생이 8.3%, 여학생이 6.1%였다.
대전지역 인문계와 실업계 고등학생 661명을 대상으로 한 김봉순(1999)의 연구에서는 임신경험이 있는 학생이 전체의 1.9%였고, 남학생이 3.2%, 여학생이 0.6%였다. 박영주(1998)의 논문에서는 십대 미혼여성의 임신율을 0.72%로 보고하고 있다. 박현이(2000)의 연구에서는 성경험 있는 남고생중 임신경험이 있는 비율이 15.1%를 차지하고 있으나 이는 사귀는 기간이 짧은 청소년이 사귀는 동안에 임신한 경우를 말한 것이므로 더 많을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한인영(2000)은 84년 한국여성개발원과 96년 서울시 부녀복지연합회에서 미혼모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십대 미혼모의 비율은 거의 2배정도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한 미혼모 시설의 입소자 현황보고자료에서 입소자 중 십대의 비중이 1991년에 19%에서 1999년 56%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십대 미혼모(임신)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밝히고 있다.

6. 인공임신중절
우리나라에서 한해 동안 이루어지는 인공임신중절은 공식적으로 150만건(한국보건사회연구원, 「1991년 전국 출산력과 가족보건 실태조사」), 비공식적으로는 200만건이 넘는다고 한다. 1년에 60여만 명의 아기가 태어난다는 통계가 있으니 태어나는 아기보다 인공임신중절되는 아기는 3배나 더 많은 셈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인공임신중절은 세계 2위를 달린다고 한다(이숙경, 1999).
1997년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실태조사를 통해 보고한 자료에 의하면 연령별 인공임신중절률이 20-24세가 7.9%, 25-29세가 5.1%, 30-34세가 4.9%, 35-39세가 1.6%로 인공임신중절 경험률은 44%였다(보건연감, 1999). 한인영(2000)은 이러한 결과로 보아 우리나라에서는 인공임신중절의 위험성이나 심각성에 대해 전반적인 불감증을 갖고 있는것으로 보았다.
박영주 외(1999)연구에서는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한 경우가 0.5%로 나타났으며 인공임신중절 횟수는 1회가 46.1%, 2회가 15.4%, 3회가 15.4%, 4회이상이 23.1%로 2회 이상 반복된 경우가 53.9%였다.
또한 1996년도에 보고된 인공임신중절 실태에 대한 연구(이홍균 외, 1996)에서는 청소년층인 16-20세에서는 26.5%가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는 전체 조사 대상자 중 4.9%였다. 이들의 이유는 양육이 어려워서(44.9%), 강간(26.5%), 결혼할 수 없어서(22.4%), 기타(6.1%) 순이었다. 또한 인공임신중절시 임신기간은 1개월이 4.8%, 2개월이 11.9%, 3개월이 45.2%, 4개월이 23.8%, 5개월이 14.3%로 4개월이후인 중반기 유산이 38.1%를 차지하고 있었다. 비용에 대해서는 이성친구(62.2%), 부모(13.3%), 친구(13.3%), 기타(11.2%)로 나타났다.
박현이(2000)의 연구에서는 성관계 후 임신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가에 대해 인공임신중절을 선택한 학생이 전체의 78.3%로 나타났다. 비용마련에 대해서는 본인(42.1%), 성관계 상대(26.3%), 친구(15.8%) 순이었다. 노주희(2000)의 연구에서는 임신에 대한 책임의 바람직한 형태에 대한 질문에 26.9%가 인공임신중절을 선택했으며, 10대의 임신과 인공임신중절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느냐는 질문에 92.2%가 그렇다고 답변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여중생들이 "낙태계"를 하여 친구가 임신을 하면 낙태비용을 부담해 주는 일까지 하고 있다(김상원, 1995). 이는 우리사회에서 인공임신중절의 합법적 사례가 많지 않음으로 인해 구체적인 수치로 현황을 드러낼 수는 없지만 그 심각성만큼은 짐작하게 하고 있다.

7. 출산
박영주 외(1999)의 연구에서 출산을 경험한 청소년은 0.1%, 박현이(2000)의 연구에서는 아이를 낳아길렀다 4.3%, 낳아 입양했다 8.7%로 출산한 경우는 전체의 13%였다. 유니세프의 1998년도 국가발전백서에서는 10대 소녀(15-19세)의 출산율을 미국은 6%, 우럽은 2.5%, 한국은 0.4%로 보고하고 있다.
김상원 외(1997)의 연구에서 출산을 경험한 여고생 중 이들이 임신을 인지한 시기는 월경을 한번 거른다음이 14.3%, 월경을 3번이상 거른 다음이 14.3%, 입덧 때문이 42.9%, 모르고 있다가 배가 불러와서 21.4%, 분만진통으로 7.1%로 출산경험자의 42.9%가 임신을 인지한 시기가 늦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10대 출산은 미혼모 문제로 직결된다. 미혼모는 특성상 공식적인 전국통계는 없으나 입양기관을 통해 파악된 미혼모의 수는 점차 증가추세에 있음을 알 수 있다(보건연감, 1999). 최근 우리나라의 미혼모 실태를 보면 10대가 56%를 차지하고 있다(김한경, 1997).

앞에서 여러 문헌과 연구조사들을 바탕으로 살펴 본 결과 다시 한번 청소년들의 성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될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성문화의 현주소는 우리 아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정상적 사회인으로서 생활을 영위하는 것에도 대단한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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