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의 이해

한국성폭력상담소 2월의 월례포럼이 지난 2월 28일 상담소 교육실에서 열렸습니다. 한국여성 성적소수자 인권운동모임 "끼리끼리"의 활동가 여울님으로부터 "동성애의 이해"라는 제목의 이야기를 듣고 평소에 궁금했던 질문을 하는 자리였습니다. 질문과 답변을 포함해 두시간동안 나누었던 이야기를 기억해내어 짧디 짧은 지면에 담아보았습니다. 나머지 부분은 더 많은 고민과 노력으로 각자 채워보기로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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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정체성에 대한 물음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었는지요? "당연하다고" 믿어의심치 않았던 나의 성 정체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는 것으로부터 "성적 소수자의 이해"라는 낯선 과제를 풀어보는 것은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생각됩니다.

커밍아웃과 아우팅

자신의 정체성을 주변에 숨기거나 사실과 다르게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 어떤 고통을 수반하는 것인지 생각해봅니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를 가장 친밀한 사람들에게조차 말하지 못하는 괴로움에 대해서 말입니다. 동성애에 대한 혐오와 공포로 가득한 사회에서 편견의 벽이 얼마나 높고 견고한지를 매일 확인하다보니 절친한 이들에게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드러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짐작할 만 합니다.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스스로 밝히는 '커밍아웃'과 달리, 타인에 의해 밝혀지는 것을 '아우팅'이라고 합니다. 모 스포츠신문에 실린 나, 레즈비언 - 여자프로농구 용병 4명 충격’기사가 그 예라고 할 수 있지요. 이 신문은 2002 겨울리그에서 뛰고 있는 미국 여자프로농구 소속 선수 중 4명을 이니셜을 사용하여 거론하여 문제가 되었습니다. 당사자들이 겪게 될 사회적, 정서적 불이익에 대한 아무런 고려도 하지 않고 본인의 허락없이 추측보도를 통해 강제 아우팅을 시킨 사례입니다.

강제적 이성애와 가부장제, 레즈비언 페미니즘

동성애자 탄압의 역사를 보았을 때 레즈비언보다 게이에 대한 탄압이 거세었다는 것은 무엇때문일까요? 레즈비언은 가시화되지 않을만큼 중요치 않은 존재로 무시되었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이성애만이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성애의 형태라고 강요되고 제도화되어있는 사회에서, 남성 이성애자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레즈비언일지도 모릅니다. 사회 질서를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할테니까요.

최근에 있었던 사건들 - 여성학회 발표문, 백과사전, 인터넷검열

동성애와 관련된 최근의 이슈들로 우선 여성학회에서 발표된 <레즈비언 여성주의의 비판적 검토>와 이후의 공박을 들 수 있습니다. 논문에서는 레즈비언에 대한 편견을, 논문비판에 대해 "이름을 대고 학회에서 문제제기하라"는 식의 대응에서는 차별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함을 드러내 준 일이었습니다.
모 백과사전은 "성적 도착증 = 성애의 대상에 관한 도착에는 성애의 대상으로 성적으로 성숙한 이성을 고르지 못하고 동성자를 성애의 대상으로 구하는 동성애… 등이 있다”는 혐오와 편견에 가득한 정보를 싣고 있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또하나의 사건으로 동성애 사이트에 대한 검열과 탄압을 들 수 있습니다. 한국 최초의 게이 웹 커뮤니티 ‘엑스죤’을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한 것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이 제기되었는데요, 인터넷 검열의 근거가 되고 있는 청소년보호법이 동성애를 음란하고 퇴폐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반사회 내 성폭력

끼리끼리에서 지난해 "이반여성 커뮤니티내의 성폭력 추방을 위한 캠페인"을 벌인바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성폭력사례들이 있는데, 이들 성폭력의 원인도 육체적 힘, 연령, 재산의 차이, 그리고 커뮤니티 내의 활동 경력과 같은 '권력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반사회에서도 성폭력에 대한 문제의식 결핍, 무책임성과 같은 점들을 고쳐나가야 하고, 모든 폭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동성애관련 상담은

청소년들이 자기 성정체성의 혼란을 호소하는 경우나, 동성애자 자녀를 둔 부모가 상담을 청할 경우, 실제로 동성애자가 매우 많다는 점과 정체성을 숨기는 것이 더 괴롭다는 점 등을 이야기해줍니다. '앞으로 더 고민해보자'는 이야기, 아웃팅 후의 위험성에 대한 이야기도 미리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http://www.kirikir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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