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12/17 권력형 성폭력, 그 피해는 너무 크다. 오거돈을 구속하라!
권력형 성폭력, 그 피해는 너무 크다. 오거돈을 구속하라!
오거돈 성폭력 사건 발생일로부터 8개월이 지난 지금 사건은 아직 기소조차 되지 않고, 피해자는 여전히 시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와 우리는 모든 일이 상식적으로 처리되기만을 바랐다. 그러나 지난 8개월은 하루하루 상식과 정의가 처참히 무너지는 과정이었다.
우리는 오거돈이라는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가 등장했을 때 이 결과를 애초에 예상했어야 했다. 가해자가 인정하기까지 한 강제추행 사건이 이토록 피해자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가해자가 ‘오거돈’ 한 개인이 아니라 그 자체로 거대한 권력이기 때문이다. 사건 발생일부터 피해자의 신상을 알아내어 연락하려는 시도들로 피해자는 불안에 떨어야 했고, 현관 비밀번호를 하루에 두 번씩 바꾸고 전기충격기를 들고 잠들어야 했다. 사퇴 당일부터 시작된 언론과 정치인, 인터넷상의 2차가해는 피해자의 호소를 무시한 채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용기를 내어 복귀했던 시청에서조차 2차가해자와 마주칠 위험에 방치된 피해자는 이제 다시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불안에 고통받고 있다. 피해자 주변의 모든 것들에 여전히 권력형가해자 오거돈의 힘이 미치고 있다. 가해자가 부산시장이었기 때문에 겪었던 피해들은 우리 모두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지난 6월, 법원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단순한 이유로 오거돈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우리는 이 결정에 권력 앞에서는 법조차 정의의 편이 아니라는 현실에 또 한 번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권력자의 지위는 형을 회피할 수 있는 힘이 되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그만큼 더 엄벌에 처해야 하는 책임감 있는 자리임을 보여주리라는 믿음이 무너졌다.
우리는 끈질기게 검찰에 가해자 엄벌을 요구했고, 피해자는 하루 10시간이 넘는 진술을 수회 감내해야 했다. 그 결과 검찰이 오거돈 성폭력 사건에 대해 ‘강제추행 치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8개월간 피해자가 겪고 있는 2차피해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던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정이다.
이제는 법원이 가해자 구속으로 응답할 차례다. 우리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금일 오후부터 릴레이 1인 시위와 본 성명으로 가해자 구속수사를 촉구한다. 법원은 권력형성폭력의 실상이 얼마나 처참한지 알아야만 한다. 오거돈을 구속하고 엄벌에 처해 법의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권력형 성폭력을 뿌리 뽑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권력형가해자가 엄중 처벌되어 피해자가 일상을 되찾을 때까지 쉬지 않고 함께할 것을 다시 한 번 선언한다.
2020. 12. 17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