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사회자) : 예, 사전에 저희가 질문을 미리 받았는데요. 거의 비슷한 내용의 질문을 많이 해주셔서 몇 가지만 질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피해자분께서 말씀하시게 된 계기에 대해 많이 질문해주셨어요. 이미 준비하신 발언문에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다시 한번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A (피해자) : 지금 상황에서 본래 선거가 치러지게 된 이유가 많이 묻혔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저의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오히려 저를 상처 주었던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되었을 때, 저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듭니다. 저는 후회가 덜한 쪽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제가 말을 하고 어떤 결과가 생기고, 말을 안 하고 어떤 결과가 생겼을 때 후회의 무게를 더 가벼운 쪽으로 선택을 하게 됐고,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Q (사회자) : 피해 사실을 밝힌 후에 기자님들도 다 알고 계시다시피 무수한 상황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그중에서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여쭤보신 분들이 많습니다. 어떤 부분들이 가장 힘들었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 (피해자) : 첫째는 지금 이 자리에서도 당부의 말씀을 드리겠지만, 제 신상 유출에 관한 내용입니다. 저는 수사기관에서 가명으로 조사를 받았고, 저의 신상이 유출될 염려가 전혀 없었음에도, (가해자) 지지자들의 잔인한 2차 가해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저와 함께 일을 했던 사람들이 2차 가해를 주도하고 있다는 면입니다. 제가 일터에서 제가 저의 소명을 다해서 열심히 일했던 순간, 그러한 순간들이 저의 피해가 없었음을 증명하는 이유로 사유 되는 것에 굉장히 유감스럽습니다.
Q (사회자) : 네. 지금도 저희가 고소해서 진행하고 있는데요. 피해자의 실명, 사진, 여러 가지 개인 정보들을 유출하는 일이 사건 초기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힘든 점을 말씀해주셨고요. 그간 근무를 열심히 했던 것이 오히려 공격의 빌미가 되는 상황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인권위 결과 발표에 대해서도 질문을 많이 해주셨었는데요. 수사기관에서는 아직, 최종적으로 발표하고 있지는 않지만, 법원에서 간접적으로 피해사실을 인정한 바가 있고요. 최근 인권위에서 피해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의의가 크다고 보시는지, 어떤 한계가 있다고 보시는지 사전 질문이 있었습니다.
A (피해자) : 저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7월 이후에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가 종결될 것이라는 모두의 기대와 달리, 실체적 진실을 밝혀냈다고 저는 생각 합니다. 지금 인권위원회에서 판단 받기로 저의 일방적인 주장뿐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증거들 그리고 참고인들이 진술 등에 비추어서 사실을 인정받았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멈추었던 당시에 기대했던 것보다는 더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Q (사회자) :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었는데. 실체적 진실이 완전히 밝혀진 건 아니지만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인권위가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을 인정하면서도, 살아있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점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시다고 여쭈어보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A (피해자) : 이것은 언론에서 꼭 한번 밝혀드리고 싶었던 부분인데요. 제가 지금 방조 사건으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건에 대해서는, 제가 그분들의 행동에 대해서 고소를 했던 게 아니라, 제삼자의 고발에 의해 조사를 시작했던 사건입니다. 저는 그때 당시에도 저의 상사분들이 함께 위력 아래에 놓여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인권위원회 결정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그분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사법기관에서 판단을 받게 되겠지만, 그분들의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인권위의 판단을 다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분들께서 지난한 조사 과정에 계속 참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사회자) : 방조 관련해서는 피해자가 고소한 게 아니라 제삼자에 의해 고발된 사건이었고, 피해자는 그 당시 상사분들도 시장의 위력 아래에 있었다고 보고 계신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이런 질문들이 또 꽤 됐었는데요. 인권위 결정이 있고 나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과했습니다. 사과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는지 여쭈어보신 분들이 있습니다.
A (피해자) : 제가 앞서 발언문에서 준비했던 내용이 용서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낙연 대표님과 박영선 후보님께서도 어떤 것에 대한 사과인지에 대해서 짚어주지 않으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민주당에는 소속 정치인의 중대한 잘못이라는 책임만이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피해호소인 이라는 명칭으로 저의 피해 사실을 축소·은폐하려고 했고, 투표율 23%의 당원 투표로 서울 시장 선거에 결국 후보를 냈습니다. 그리고 지금 선거 캠프에는 저를 상처 주었던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사과를 하기 전에 사실에 대한 인정과 그리고 후속적인 조치가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까지의 사과는 진정성도, 현실성도 없는 사과였다고 생각을 하고요.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질문을 해주시는 기자분들께서는 한번 상대방에게 여쭤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기자님께서도 저에게 조언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제가 사과를 받아들일 수가 있을까요?
Q (사회자) : 진정성 없는 사과였고, 사실 인정과 그에 따른 후속 조치가 없는 사과였기 때문이라는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전에 준비한 질문들이 거의 응답이 되었는데요. 현장에서 궁금한 거 있으시면 한 가지 질문 더 정리하고, 얘기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앞으로 이런 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가 불이익을 두려워하지 않고 목소리 내고 신고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신 기자분이 있었습니다.
A (피해자) : 아까 이수정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는 사실은 사상 초유의 2차 가해를 직면하고 있습니다. 제도적으로는 2차 가해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명확하게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대한 제재 또한 구체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저의 가족들은 저에 대한 근거 없는 저의 신상에 대한 게시물들을 직접 지워나가고 있습니다. 그러한 게시글들을 보는 것뿐만이 아니라 지워나가는 과정에서도 끔찍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사회자 : 지금도 사실은 피해자 신상이 들어가 있는 게시물들을 피해자분께 직접 신고하고 삭제하는 일들을 하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고 이야기해주셨습니다. 현장 질문받아보려고 하는데요. 혹시 질문하실 기자분 있으실까요?
Q (뉴시스) : 인권위 조사 결과가 얼마 전에 나왔는데 이게 대부분의 사실이 밝혀진 것인지 아닌지, 조사 결과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A (사회자) : 네, 잠시 답변 정리할 시간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인권위원회 조사 결과가 대부분 다 밝혀졌냐는 질문 주셨는데요. 피해자분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A (피해자) : 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제가 주장했던 사실과 참고인들의 진술에 비추어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고, 저 상대방이 부재한 입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최대한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성폭력 사건에서는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싶은데요. 저의 이야기가 신빙성을 인정받았다는 것만으로 저는 제 피해사실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인정받았다고 생각합니다.
Q (참세상) : 오늘 기자회견에 나오신 이대호 님 같은 경우에는 소속이 ‘전 비서관’으로 되어 있는데, 혹시 피해자분 관련 진술을 하시다가 소속을 옮겼거나 불이익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이대호, 피해자 전 직장동료, 전 서울특별시 미디어 비서관) : 소속을 옮긴 이유는 이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고요. 시점도 사건 이전입니다. 현재는 평범한 IT 회사를 다니고 있고 다른 사유로 이직했습니다. 불이익을 받았다거나 하는 부분은 시점이 맞지 않습니다. 사건 고소 시점은 제가 이직한 한참 이후입니다.
Q (TV조선) : 서울 시장 선거 캠프 쪽에 피해자분을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한 사람들이 소속되어 있는 점을 이야기해 주셨는데, 추가로 대응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피해자) : 이제 저의 말하기의 시기는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이제 그분들이 조치하고 행동하셔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Q (중앙일보) : 곧 <비극의 탄생>이라는 책이 발간될 예정인데, 이 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피해자) : 저는 아직 그 책을 접하지는 못했으나 그 책에 대한 몇몇 이야기를 지인들에게서 들었습니다. 그 지인들을 통해 들은 바에 따르면, 제가 인권위에서 인정받은 사실들에 대해서 오히려 부정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국가기관에서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에서 인정받은 제 피해 사실과 개인이 저서에 쓴 주장은 힘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분별력 있는 분들께서는 반드시 제대로 된 시선으로 그 책을 평가하실 거로 생각합니다.
Q (국민일보) : 오늘 오전 박영선 후보가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들어보고 답변을 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며, 시장이 되면 두 배로 열심히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당의 상황을 보면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어떻게 어떤 것들이 진정성 있는 사과의 조건인지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A (사회자) : 사과에 대해서 물어보셨는데요. 오늘 오전 박영선 후보의 입장에 대해서는 아직 (피해자 및 지원단체 측이) 확인을 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어쨌든 진정성 있는 사과의 조건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질문하신 것으로 이해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피해자) : 정말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제 신분상 그리고 지금 선거기간에 저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어떤 저의 표현의 자유와 상충하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조심스럽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는 이번 선거가 처음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사과의 방법으로는 민주당에서는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를 피해호소인 이라고 명명했던 그 의원들에 대해서 직접 저에게 사과하도록 박영선 후보님께서 따끔하게 혼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의원들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흔들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지난 1월에도 남인순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그분으로 인한 저의 상처와 사회적 손실은 회복하기 불가능한 지경입니다. 저는 그분께서는 반드시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에서 아무런 징계가 없었습니다. 민주당 차원의 징계를 요청합니다.
Q (이데일리) : 이렇게 직접 나서서 입장을 밝힌 게 오늘이 처음인데. 아까도 말씀해주셨지만, 굉장히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 보궐선거가 위력 성폭력 사건 때문에 치러지게 되었음에도, 국면이 원취지와 달라진 점이 계기가 되셨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오늘 이 자리에 나서게 된 가장 큰 계기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A (사회자) : 아까 그 발언문에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하셔서 다시 답변하지 않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혹시 발언자분들 지금 더 하고 싶은 얘기나 그런 것들이 있으실까요? 없으셔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오늘 말하기 해주신 피해자분께 박수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준비하면서 제일 곱씹었던 질문은 “이대로 괜찮나?”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보궐선거도 그렇고, 본 사건에 대한 현 국면이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에 대한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결론은 괜찮지가 않았고요. 이대로 멈출 수가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신 오늘의 이 “함께 말하기”와 함께 잠시 멈춰 성찰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성평등한 세상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오늘 저희들의 ‘말하기’가 선거 국면이라는 이유로 오독 되거나 퇴색 되지 않도록, 온전하게 널리 퍼져나갈 수 있도록 잘 보도해주시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이후에 또 어떤 피해자에 대한 공격이 이루어질지 저희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피해자에 대한 공격들을 같이 염려해주시고, 같이 힘을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이 자리가 열린다는 소식에, 피해자에게 보내는 연대의 메시지로 오늘의 말하기에 함께 해주신 분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의 메시지로 오늘 “함께 말하기”를 마무리해보려 합니다. “당신의 용기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성평등한 오늘을 만드는 투쟁!”, “선생님의 용기 덕분에 우리는 또 한 걸음 내디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메시지 남겨주신 분 계셨습니다. 7월부터 지금까지 쭉 해주시는 말씀들인데요. “끝까지 연대하고 곁에 있겠습니다.”라는 메시지 남겨주셨습니다.
긴 시간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한 걸음 더 나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