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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반전평화여성행동 여성단체 기자회견문
  • 2007-03-08
  • 4427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반전평화여성행동 여성단체 기자회견문


전쟁은 이제 그만!!
우리 아이들에게 전쟁 없는 세상을 물려주자!!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있는 한국군을 즉각 철수하라!!


오늘 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 99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인간답게 살고자 떨쳐 일어났던 그날의 함성이 들리는 듯합니다. 오늘도 세계 각지에서 평화로운 세상과 성평등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는 여성들에게 연대의 인사를 보냅니다.

우리 여성들은 얼마 전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다가 고인으로 돌아온 우리의 젊은이 윤장호 하사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윤하사의 죽음은 우리에게 전쟁 속에서 죽은 많은 이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전쟁 속에서 죽은 모든 이에게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는 오늘도 많은 생명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 순간에도 미군과 점령군, 이슬람전사 사이에 증오와 복수로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끔직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생명의 소중함은 사라지고 자신의 ‘대의’를 위한 보복의 악순환만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미국의 전쟁명분이었던 대량살상무기가 이라크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미군과 한국군이 같이 주둔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기지 내부에서 강간과 폭력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여성과 약자의 인권이 유린되고 있다는 증언을 듣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는 이라크에서 15세 소녀 아비르가 미군들에 성폭행 당한 후 살해당했고 그 가족마저 몰살됐던 사건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죽음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울부짖는 이라크 여성의 통곡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들려오는 찢어지는 고통소리를 들으며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 정부에게 ‘국익’이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정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평화정착과 재건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 군을 파병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파병은 국익을 위해 꼭 선택해야 하는 것이라고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전쟁터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평화와 재건의 깃발이 아니라 살육과 강간이라는 전쟁의 추악한 깃발과 절망만이 나부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군 병사들은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고, 테러 위협으로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정부는 현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솔직히 가감 없이 답변해야 할 것입니다.

또 다른 윤하사가 나오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윤하사의 죽음은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이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지 못하였습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군을 즉각 철수하는 것이 오직 우리의 젊은이들을 살리는 길이며 전장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평화를 살리는 길입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가족과 일상의 평화를 누리며 기뻐하는 어머니의 미소를 보고 싶습니다. 자기 땅에서 자유롭게 삶의 터전을 개발하는 주민들의 노동현장을 보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이 지긋지긋한 전쟁은 이제 그만 끝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목격하는 폭력을 그보다 더한 폭력으로, 전쟁으로 막을 수 없음을 강력히 주장합니다. 우리가 전쟁을 멈추고 평화적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테러’와 ‘전쟁’의 악순환은 여기서 멈출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폭력은 폭력을 불러 옵니다. 평화적 갈등해결만이 우리 젊은이를 살리는 길이며,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어린이, 여성, 약자, 주민들을 살리는 길입니다. 우리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군인을 보내고 무기를 사용해서 평화와 재건을 외치는 게 아니라 그곳의 주민과 함께 대화하고 협력하며 재건을 준비하는 민간평화사절과 물자를 보내기를 촉구합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이 갈구하는 성평등,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노력에 연대할 것을 밝히며 한국군의 즉각 철수를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합니다.


2007. 3. 8.

대전여민회, 수원여성회, 여성환경연대, 통일연대 여성위원회,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