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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점입가경!
- 문화일보 신정아씨 누드사진 전재에 경악하다
오늘 9월 13일자 문화일보 3면에 신정아씨의 누드 사진이 전재되었다. 문화일보 웹사이트는 방문자 폭주로 사이트가 다운되었다. 어떻게 문화일보가 특종이랍시고 사건과 전혀 무관한 개인의 나체 사진을 게재할 수 있는지 비판하는 기사도 채 올라오기 전에 사진이 합성인지 아닌지, 몸을 살펴보니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의 생존자가 아닌 것 같다는 세심한 분석이 버젓이 올라와 있다.
언론들, 도대체 어디까지 갈 것인가? 도대체 어디까지 가고 싶은가.
학력위조를 권하는 사회풍토에 대한 비판과 자성으로 이어지던 애초의 사건이 청와대 고위 관계자, 그리고 그들의 관계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었다. 학력위조를 권하는 사회가 문제가 아니라 이 사건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이 폭탄이고, 기사거리고, 어마어마한 장사거리가 되었다. 언론의 보도윤리나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은 사라졌다. 이메일 아이디가 공개되고, 이메일 제목이 공개되고, 집의 거리가 계산되고,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시시콜콜 기사화되었다. 사건의 본질을 짚어내는 것과 한참 거리가 먼 사적관계에 대한 추측성 기사가 난무한다. 그리고 오늘, 문화일보 누드사진 전재 기사에 이르렀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고 낙인찍힌 여성에게 사생활이 없다는 건 이미 한국사회에서 상식이 되었다. 특히 돈과 권력이 관련된 사건에서는 여성이 어떻게 그 자원들을 획득할 수 있었는지 믿을 수 없어하며, 성을 매개로 돈과 권력에 접근했다고 결론짓는다. 사회적으로 뉴스가 된, 젊고 미모의, 권력과 부를 쥐었다고 간주되는 여성에 대해 모든 기자와 네티즌들이 판관이 되어 사생활을 분석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파헤치고, 욕설과 비난을 조금의 제한없이 쏟아낸다. 지금 주요 포털사이트 게시판에서 일어나고 있는 댓글 사이버 성폭력을 보라. 이에 경쟁적으로 기사와 자료를 제공하면서 황색 저널리즘의 잔치를 펴고 있는 언론사, 기자들에게 묻고 싶다. 이 인권침해적인 취재 보도 무한경쟁이 정녕 국민의 알권리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오늘의 문화일보 누드 전재 보도 사건을 인권의식의 실종, 여성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 여성 인권에 대한 매우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깊이 제고하기 바라며,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요구한다.
- 문화일보는 해당 기사를 즉각 삭제하고 공식 사과하라
- 문화일보 관련기자와 편집진은 총사퇴하고 문화일보사는 폐간하라
- 언론은 국민의 알권리를 호도하지 말라
- 언론은 불필요한 개인 사생활 취재를 일체 그만두라
- 여성 대상 사이버성폭력과 인권침해적 언어폭력에 대한 언론의 책임을 직시하라
2007년 9월 13일
서울여성의전화․언니네트워크․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한국여성의전화연합
댓글(2)
이 글을 읽으니 속이 조금 시원해집니다. 이 사건을 두고 왈왈대는 인터넷 글들이 답답해서 시원할 글 없나 돌아다니다 겨우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홈페이지에 한줄로 작게 돼있어서 찾기까지 힘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널리 알려주세요.
여성을 대표해 소송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일보는 물론, 이를 게재한 모든 신문을 대상으로...